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 여행 D+25
질문
D+25. 내가 예술가라면, 내가 경험한 어떤 감정을 작품으로 만들고 그것은 어떤 형태가 될까요?
내가 예술가라면, 나는 수치심을 작품으로 만들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 중,
가장 깊고, 가장 은밀하며, 가장 존재의 핵을 흔드는 감정이 있다.
바로 수치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보다도, 분노보다도, 슬픔보다도
더 직면하기 어려운 감정이 수치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앞에서 뒷걸음질 친다.
덮고, 감추고, 외면한다.
마치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 존재 전체가 무너질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종종 죄책감과 혼동되지만, 둘은 전혀 다르다.
죄책감은
“나는 잘못된 행동을 했다(I did something wrong).”
수치심은 “
나는 잘못된 존재다(I am wrong).”
이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감정의 성질 전체를 바꿔버린다.
죄책감은 행동을 향하지만,
수치심은 존재의 뿌리를 향한다.
그래서 수치심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고,
자기표현을 가로막고,
가능성을 반쯤 접은 채 살아가게 만든다.
그렇기에 나는 예술가라면 반드시 이 감정을 다루고 싶다.
왜냐하면
수치심은 어둠 속에서 자라지만, 예술은 그 어둠에 빛을 비추기 때문이다.
빛 앞에 선 감정은 괴물이 아니라
하나의 색채가 되고, 목소리가 되고, 움직임이 된다.
나는 이 감정을
그림으로 시각화하고,
시로 언어를 부여하고,
음악으로 감각을 열어주는 예술로 표현하고 싶다.
이 모든 작업의 중심에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다.
“수치심을 통과한 자리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그 자리에
빛이 있다고 믿는다.
온전함, 귀함, 생명력.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었지만 잊어버린 것들.
예술은 그 자리를 다시 기억하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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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그림이다.
나는 과거, 수치심 작업을 할 때
내가 본 내 안의 감정과 본질의 에너지를 그림 두 장으로 표현해 두었다.
외부의 시선이 쏟아지고, 그 시선에 의해 왜곡된 내 자아가 흔들리고, 내가 내 존재를 불량품처럼 느끼던 시절의 나를 담고 있다.
그 모든 왜곡을 지나,
내 본질이 다시 깨어나는 찰나의 빛을 그렸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에너지,
살아 있는 생기,
타인과 연결되는 따뜻함이 동그랗게 회전하며
내 안에서 되살아나는 모습을 담았다.
그림이 말한다.
“수치심 속에서도 너의 본질은 단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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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문학, 시로 나누고 싶다.
나는 오래도록
나 자신을 불량품인 양 믿었다.
몸의 그림자 하나에도 죄를 느꼈고,
숨을 쉬는 것조차 과한 일처럼 여겨졌다.
누군가의 시선만 스쳐도
가슴이 쪼그라들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존재 전체가 무너지는 듯했다.
나는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존재라 여겼다.
그 왜곡된 인식이
내 삶 전체를 조용히 파괴하고 있었다.
스스로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문장.
“내가 가치 없는 존재라면 어떻게 하지…?”
그 문장을 품은 채
수십 번 무너지고,
수백 번 가슴을 끌어안으며
밤마다 나를 서서히 지우려 했다.
그러나,
완전히 무너진 어느 날,
나는 바닥에서
아주 작은 빛 하나를 보았다.
빛은 화려하거나 뜨겁지 않았다.
숨처럼 작고,
체온처럼 미약했지만,
분명히 살아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정말 내가 잘못된 존재였다면,
그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수치심이 나를 짓누르는 동안에도
꺼지지 않고 남아 있던
이 미약한 빛은 무엇이었을까.
그 빛은 조용히 속삭였다.
“너는 불량품이 아니었다.
상처가 너를 오해하게 만든 것일 뿐이다.”
수치심을 꺼내놓은 날,
나는 오래 울었다.
무너져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내 존재를 거부하는 감정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나의 진짜 모습을 갈망해 왔는지
내 본질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오랫동안 숨겨둔 것을 드러내자,
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빛은 여전히 작았지만
그 빛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완벽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더 이상 숨지 않는다.
수치심을 통과한 사람만이
자기 존재의 진짜 무게를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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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음악, 내가 작곡과 작사를 할 재주는 현재 없어서 수치심에서 본질로 돌아가는 여정에 어울리는 곡 3가지를 소개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위로받았던 가사들을 함께 나누면 다음과 같다.
1) India Arie – I Am Light
“나는 상처가 아니라 빛이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본질적으로 온전하다.”
2) Florence + The Machine – Shake It Out
“가장 어두운 순간이 빛으로 가는 문이라는 걸 안다.
이제 난 수치심을 털어낸다.”
3) BTS – Epiphany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이 나의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