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 여행 D+41
질문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받거나 배신당했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면, 그 사건을 통해 당신은 자신과 자신의 경계에 대해 무엇을 배우게 되었나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던 시기,
나는 가장 친했던 친구 두 명과도 멀어졌다.
우정을 쌓은 시간은 오래였지만,
무너지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도 한순간이었다.
두 사람 모두 여행을 함께 하며 멀어지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우리는 친한 친구라고 말했지만
지낸 세월에 비해 서로를 깊이 알지는 못했다.
한 번도 여러 날을 함께 살아본 적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긴 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습관과 방식이 거칠게 부딪혔다.
그 충돌이 결국 여행 이후
돌아서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나는
갈등이 생기고 싸우는 동안,
친구가 밉게만 보였고
그 지점이 점점 확대되어
그 감정 속에 완전히 함몰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불같던 감정이 가라앉자,
그들의 사랑이 오히려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늘 내 삶에 바쁘다는 핑계를 대도
그들은 조용히 나를 기다려 주던 사람들이었고,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신호를
내가 잊지 않도록 계속 상기시켜 주던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이제 와 돌아보면,
내가 그들에게서 정말 많은 배려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선명해진다.
그런데 그때의 나는
너무 이기적이었고,
마음이 많이 좁았다.
얼마 전,
그 친구 중 한 명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어머니에게서 전해 들었다.
어머니들끼리는 여전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고등학생 때
서로의 결혼식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자고
약속하던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비록 나는 뉴욕에 있었지만,
그래도 축하의 마음만은 전하고 싶어
축의금을 보내고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행동은 어쩌면
나의 마음만 앞선
일방적인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친구는 아직
그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이미 상처받은 마음과
그 사이 흘러버린 시간의 간격을
나는 너무 쉽게
다시 건너가려 했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며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조용히 돌아보고,
미숙했던 친구였음을 인정하며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이 경험은
나에게 아주 분명한 경계를 가르쳐 주었다.
가까울수록 더 예의를 지키고,
더 존중하며,
더 아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나는 친하니까라는 핑계로
그들이 나를 더 이해해 주길 바라는 방식으로
상대를 대했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이제는 정직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사랑을 나눌 수 있을 때,
아낌없이, 조건 없이,
그때그때 원 없이 하자는 것.
사랑은 미루다 보면
어느새 닿지 못하는 시간이 되어 버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