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관계를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일은 이제 그만

by 하늘빛

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 여행 D+44


질문

나는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고요한 상태에서 답하기 위해 눈을 감고 숨을 쉰다.

나는 나를 제삼자의 눈으로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 불편한 느낌이 올라온다. 이 불편함은 뭐지?
관찰을 위해 노트와 펜을 꺼낸다.


적어 내려가는 동안 친절하지 않은 나를 만난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에는
늘 다그치는 톤이 섞여 있었고,
조급함과 압박이 기본값처럼 깔려 있었다.


특히 12월 말, 치앙마이에 온 이후
또 이룬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나는 나를 가장 혹독하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 무렵, 지인의 소개로 참여한 명상 수업에서
그 상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내가 나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어왔는지가
몸과 마음으로 한꺼번에 올라왔다.


미안함이 밀려와
참고 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 이후부터 몸이 먼저 반응했다.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그런데도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편히 쉬면서 일도 안 하는데 넌 대체 왜 아파?"

몸이 아픈데도 운동을 해야 하고,

또 하기로 한 것은 해야 하고,

내가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
그렇게 나를 몰아붙였다.


쉬지 못하게 만드는 오래된 몸에 베여버린 습관은
아주 자동으로 작동했다.

지독하게 열심히,
그런데 방향 없이
무언가를 들쑤시며 스스로를 소모하는 방식으로.

속에서는 이런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래, 네가 그러면 그렇지.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행은 못 하고,
또 두려움 패턴에 걸려 허송세월한 거야?"


애쓰는 삶이 기본값이고,
거기에 늘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붙어 있다 보니
나와의 관계는 늘 채찍질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이 패턴을 잠시 멈춰 세웠다.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종이와 펜을 들고
내면 관찰을 하며 써 내려간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내 마음에게 물었다.

지금 이 상태에서
내가 나에게 해줘야 할 말은 뭐지.


그때 처음으로
이 말이 나왔다.


"괜찮아. 조금 쉬어도 되잖아.

항상 쓸모 있으려고, 필요한 존재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그 문장을 적는 순간
숨이 깊어졌고,
어깨가 내려왔고,
몸이 먼저 풀렸다.


나는 나에게 하는 말을
조금씩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자주 흔들리고,
여전히 나를 몰아붙이고,
때로는 예전 습관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나는 아직 연습 중이고,
아직 서툴고,
아직도 잘 안 될 때가 많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런 나를
도망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달라졌다고 증명하지 않아도,
이 과정의 나와도 함께 살아주고 있다는 것.


그게 지금 내가 나와 맺고 있는 관계다.


나를 가장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이
나의 삶을 가장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 되기까지,

나는 이 길을 멈추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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