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으로 이해하는 나다움
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여행 D+67
질문
자신을 바라볼 때 떠오르는 상징이나 비유적인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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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하다가
처음으로 나의 태몽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다.
예전에도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들은 건 처음이었다.
꿈에서 엄마는 바닷가에 있었고, 바다 빛깔이 유난히 맑고 깨끗해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하시면서 그 바닷물 속에서 유난히 크고 단단해 보이는 소라 하나가 보였고, 그 소라가 밖을 빼꼼히 내다보는 것 같아서 그걸 주워왔다고 했다.
주변에 이야기했더니 “딸을 가지는 태몽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셨다.
아, 그래서였을까.
나는 오래전부터
물이라는 성질에 유독 끌려왔다.
그저 물이 좋다.
샤워할 때도 물이 주는 정화의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특히 물은 어디에 담겨 있어도 그 그릇의 모양을 닮는 유연성도 좋다
환경에 따라 부드럽게 변하지만
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성질.
다른 나라를 다니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며
내가 적응해 온 방식과 닮아 있다.
겉모습은 달라져도
나는 늘 나인 것처럼
그리고 나는 바람을 좋아한다.
형태는 없지만 존재는 분명한 것.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것.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는 게 좋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자유로운 영혼 같다고 말할 때마다
이 바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영화 A Walk to Remember에서
남자 주인공이 사별한 연인을 그리워하며 그녀와 같었던 장소에 가서 했던 대사가 있다.
“I cannot see you, but I can feel you.”
나는 이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바람 같은 존재.
그리고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은 자유.
어쩌면 내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에너지도
이와 닮아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나의 원형을 느끼며 그린 그림들에는
늘 소용돌이가 등장했다.
중심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형태.
에너지가 모이고, 축적되고, 깊어지는 움직임.
겉으로 퍼지기보다
안으로 깊어지는 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글을 쓸 때도,
나는 늘 사람을 바깥이 아니라
자기 안으로 데려가고 싶어 한다.
“내면세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이유도 아마 이 소용돌이의 성질과 닮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 바람, 그리고 소용돌이.
그리고 태몽 속 맑은 바다와 그 안의 단단한 소라.
이 상징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것들이 전부 나를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유연하게 적응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고, 자유롭게 흐르지만 존재감이 분명한 사람이며,
겉보다 안으로 깊어지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내가 끌리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자연의 모습들,
내가 반복해서 그려온 이미지들 안에는
이미 내가 있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끌리는 것,
마음이 오래 머무는 장면들 속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힌트가 들어 있다.
나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는 어떤 것에 끌리는 사람인가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