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기와 박력

한여름, 오후 5시의 발견

by 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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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거스르려면

목숨 정도는 내어놓아야 하는군.


한 여름 볕아래서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괜한 객기 같지만 태양에 맞서면 괜히 마음에 박력이 생기는 것 같아 힘이 난다.

그 덕에 여름만 되면 두 팔이 새까매진다.

내 눈엔 퍽 섹시하다.


주말 오후 볕에 맞서다, 그늘에 숨어 걷다를 반복하며 만보를 다 채워갈 때쯤 집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 나도 모르게 그늘막이 드리워준 그늘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아! 저 그늘에 들어서려면 목숨을 내어놓아야는 구나.

인간이 도구를 요리조리 잘 사용해도 오후 5시의 볕 앞에선 무용지물이구나.


그날 볕아래 내 욕심이 말랑하게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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