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의 미움
의도를 가지고 그려낸 듯한 하늘을 만나는 날은 발걸음과 함께 마음도 잠시 멈춘다. 이럴 때면 며칠 동안 묵어 있던 감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며 물어온다.
"이제는 괜찮니?"
"아니. 아직 소화가 덜 된 것 같아."
흘려보내지 못하는 감정이 명치에 걸리고 아랫배에 머물려 미움과 원망, 후회와 불안을 만든다.
한 사람이 온전히 좋을 수만은 없듯이 모든 면이 밉기만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좋을 때는 미운면이 보여도 이해가 되는데 미울 때는 도통 좋은 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다 밉기만 하다. 다정하고 따뜻해 서로 위로가 되던 '우리'였다. 어떤 계기로 서로의 이해가 달라지고 '각자'의 불가피가 생기면서 선을 그어두고 더 이상 마음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각자'가 되는 일은 세상사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마음이 차갑게 식어 아린다. 적응이 되는 일일지 의문이다. 노력으로 되는 것이라면 애써보고 싶기도 하다. 이내 애쓰는 마음에 치사함과 욕심이 더해져 미움이 더 커지기도 하니 각자의 선을 더 진하게 긋는 게 최선일까 쓰디쓴 다짐도 해본다.
“미워하지 않아도 이미 그는 미운 사람이야. “
작은 마음이 속삭여온다.
“너의 미워하는 마음이 너를 더 미운 사람로 만들어! 자신을 위해 멈춰보자!”
마음이 조금 자랐다.
“그에게는 미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잖아. 그의 삶의
다른 장면에서는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보자. “
마음이 조금 더 커져 나를 다독인다.
차갑게 식어 아린 마음에 온기가 다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