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불가피

제각각의 미움

by 마자


의도를 가지고 그려낸 듯한 하늘을 만나는 날은 발걸음과 함께 마음도 잠시 멈춘다. 이럴 때면 며칠 동안 묵어 있던 감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며 물어온다.

"이제는 괜찮니?"

"아니. 아직 소화가 덜 된 것 같아."

흘려보내지 못하는 감정이 명치에 걸리고 아랫배에 머물려 미움과 원망, 후회와 불안을 만든다.


한 사람이 온전히 좋을 수만은 없듯이 모든 면이 밉기만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좋을 때는 미운면이 보여도 이해가 되는데 미울 때는 도통 좋은 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다 밉기만 하다. 다정하고 따뜻해 서로 위로가 되던 '우리'였다. 어떤 계기로 서로의 이해가 달라지고 '각자'의 불가피가 생기면서 선을 그어두고 더 이상 마음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각자'가 되는 일은 세상사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마음이 차갑게 식어 아린다. 적응이 되는 일일지 의문이다. 노력으로 되는 것이라면 애써보고 싶기도 하다. 이내 애쓰는 마음에 치사함과 욕심이 더해져 미움이 더 커지기도 하니 각자의 선을 더 진하게 긋는 게 최선일까 쓰디쓴 다짐도 해본다.


“미워하지 않아도 이미 그는 미운 사람이야. “

작은 마음이 속삭여온다.


“너의 미워하는 마음이 너를 더 미운 사람로 만들어! 자신을 위해 멈춰보자!”

마음이 조금 자랐다.


“그에게는 미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잖아. 그의 삶의

다른 장면에서는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보자. “

마음이 조금 더 커져 나를 다독인다.

차갑게 식어 아린 마음에 온기가 다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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