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지 않아
한 때 잠깐,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적이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왼쪽으로 꼬아 올린 오른발을 까닥거리며
'돈은 시간을 벌어주는구나.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직접 하지 않아도 되니.'
생각했다. 오만과 흡족함이 내 안에 촉촉하게 스며들었다.
돈이 생기니 시간도 생겼던 그 시절은 나의 자율과 안전을 내어준 대가였다.
주체성을 찾기 위해 다시 찾은 자율과 안전은 변동성에 의한 불안도 함께 주었다.
뭐든 공짜는 없다. 진리다 진리! 불변의 진리!
한 때는 그렇게 지나가고 최근 몇 년 돈과 시간의 반비례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시간을 갈아 넣으니 그나마의 돈은 생기는데,
돈이 부족해지니 시간이 남아돈다.
두려움을 잔뜩 머금은 한 숨을 내뱉으며
가슴팍의 울렁임을 진정시킨다.
"나는 지금 돈 대신 시간을 벌고 있다.
이 시간이 쌓여 돈이 되어 돌아올 그날을 위해 읽고 걷고 쓰고 그리자."
굽어진 길에 끝이 보이지 않아 망설여지고 걸어도 걸어도 같은 길인 것 같은 요즘.
2년 만에 받은 위내시경에서 '심각'판정을 받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3시간 읽고, 2시간 운동하고, 2시간 쓰고 그리는 일.
7시간을 자려고 하고 술과 커피를 줄이며, 공들여 한 끼를 먹는 일.
그리고 하루 5분.... 그대로 머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