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 살아요.
외로울 땐 거실에 빨래를 널고 싶다.
평소 대부분의 빨래는 건조기를 돌린다.
건조기에서 막 나온 수건과 이불이 주는 감촉과 냄새에 안정감을 느끼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습관이다.
일요일 저녁 말끔하게 청소된 거실을 보는 데 이상하게도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비어 있음이 참을 수 없게 느껴졌다.
그때 세탁이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이 울렸고
나는 거실에 건조대를 세우고 빨래를 널었다.
홀린 듯한 행동이다.
건조대에 빨래들이
'여기 사람 살아요.'하고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토요일 저녁.
빨래는 나의 일주일을 말해주는 것 같다.
매일의 낮을 함께하는 양말들
매일의 밤을 지켜주는 수면양말들
매일의 위로가 되어주는 손수건들
매일매일 사라지지 않고 잘 살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외로울 땐 거실에 빨래를 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