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근데 이불속은 더 위험해

by Peach못한
priscilla-du-preez--R2uNyGmeM4-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Priscilla Du Preez ��

자려고 누우면

생각이 나 버린다.

나의 찬란한 흑역사.


요럴 때 내뱉는 전용 멘트도 있다.

"아오, 그때 내가 왜 그랬지?"


고관절과 무릎 관절이 멀쩡한 것을 테스트하고 난 뒤에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가 옴폭한지 느다.

그다음 척추 체크하느라 기립.

두피에 머리카락이 잘 붙어 있는가 좌우로 탈탈.


신체는 건강하다.

다시 풀썩 누워 본다.


차분한 이불 아래

떠오르는 생각은 유치하기 그지없고

기분은 그지 같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하지만

나는 가끔

이불속이 더 위험한 것 같다.


이런 날 밤이면 하필 잠도 안 온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놀자판을 펼친다.

대뇌 운동도 활발하다.

피가 잘 돌고 있군, 오케이.


나의 기억력이 쇠퇴하길 바라며

억지로 눈을 감아 본다.


아.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재생된다.

관객이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다.


그니까 팝콘은 저리 치라고,

나 그거 안 볼 거라고.



아 화면 끄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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