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을 걸라고, 비번을
그간 살아오면서
내가 무언가로 인해 힘들어하는 시점이 오면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줄게' 라며 차분히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디 한번 이야기 좀 해 봐라" 라며
판을 깔고 흥미롭게 내뱉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아니 사실은,
나는 굉장히 잘 지내고 있던 시점에도
굳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은 것도
꺼내도록 조종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어두운 면을 발견하고 나면
'아싸', '이겼다'라는 눈빛을 띠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부드러운 말투와 입꼬리의 미소로는
싸한 눈빛을 감출 수 없음을 그들도 알 텐데.
"힘들었겠다, 왜 진작 나한테 말 안 했어?"
"그런데 너도 참 별 거 아니구나, 너도 사람이었어."
"아니 그냥 귀엽네, 겨우 그런 걸로 고민해?"
이런 말을 굳이 내 앞에서 한다.
나의 슬픔을 공감하기보다는
잘 포장하여 배포하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제는 내가 원할 때만 말하련다.
나의 힘든 일이 전체공개가 되어
지인들의 간장게장이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가족 포함,
이런 나의 모습을
애초에 타인에게 납득시켜야 할 필요가 없다.
그 자들이 나를 납득해야만
내가 구원받는 게 아니지 않은가.
제삼자의 이야기는 힌트일 뿐, 내 인생의 정답이 아니다.
무리하게 그들의 의견을 내 삶에 동기화하지 말자.
(최적화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려)
하지만 주변에는
자신이 절댓값인 것처럼 말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그동안 그들이 내뱉는 한 마디의 칭찬을 위해
구구절절 나의 데이터에 주석을 다는 행위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쏟았다 - 자그마치 몇십 년 간을.
그냥 이제는
뭐가 되었든 내 뜻대로 해 보고 싶다.
그들이 말하는 "쟤 인생은 말아먹었어."가 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