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속의 게 한 마리

by Peach못한

나는 호불호가 갈린다.


나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도 눈물도 없겠다며 피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게

나는

저녁 식탁 위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짭조름한 밥도둑간장게장이다


"가 보기에 쟤는"


그들은 나의 본질을 해하려 하지 않는다

참기름으로

깨소금으로

때론 인생의 매운맛을 보이겠다며 청양고추로

재채기가 날 만큼 버무려

제법 먹기 좋게 바꾸어 버린다


나라는 존재 한 마리로 인해

식탁 위 체류 시간은 늘어 가고

인생의 무게는 한 공기 두 공기 늘어 간다


"쟤가 뭐 생각이 있어야 말이지"


그들은 단단한 껍질을 쪼개어

힘없이 드러나는 흐물한 멘털을

수저로 박박 긁어댄다


모두가 자리에서 떠난 후

나는 어두운 곳에 홀로 덩그러니 놓고 만다


겉으로는 단단하지만

알고 보면 연약한 나는

아는 사람은 를 막고 피한다

아는 사람은 나만 찾아다닌다

비려서 영 못마땅한데

돌아서면 막상 또 생각이 난다나


회색의 바위틈에 얌전히 숨어 있는 나를 포획하여

생채기를 낸 후

그 틈으로 짜디짠 간장을 콸콸 붓는다


뽀그르르

숨이 죽어 가는 나를 보며

맛깔나겠다며 군침을 삼키는 자들은

내게서 풍기는 비린내마저 향긋해할 것이다


하지만 뒤에서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게장? 그거 징그러워서 어떻게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