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째_퐁신퐁신 빵 같았던 날

by Peach못한

구름이 폭신 폭신.

셀프 볼륨 매직에 실패해 뻗친 채로 폴폴 날아다니는 머리카락은 포실 포실.


베이글 가게에 갔다.

볼일을 보고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는데, 밥을 못 먹어서...

- 라기보다는 쫀쫀한 베이글이 생각나서 갔다.

솔직해집시다, 나여.


뭐, 물론 밥을 못 먹은 것도 맞고 기운 없던 것도 맞다.


탕종 베이글이라는데.

베이글은 원래 단단하고 질깃함의 극치가 기본값 아니었던가.

이곳은 내가 알고 있던 베이글의 기준을 마구 뒤집어엎으셨다.

다른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치즈맛 베이글이 몇 개 더 있는 것 같길래 다음에 한번 더 찾아가 볼 예정이다.


상담 과정에서, 스스로를 얕보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래도 상관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타격이 없을 거라 믿었으니까.

나는 늘 모든 상처들을 잘 흡수하는 폭신 폭신한 스펀지 같은 인간이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밀가루는 발효를 거치면 퐁신해 진다.

구우면 맛있는 빵이 된다.


나도 발효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 생각했는데

나에게는 효모가 아닌, 좀 더 지독한 것이 찾아왔는가 보다.

음쓰가 되기 전에 정화를 해야겠다.


퐁신한 맛있는 빵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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