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대체 무슨 잘못을 했던 걸까

수학문제를 보다가 든 뻘생각

by Peach못한

* 이번 글은 약간의 개소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수학 머리가 영 없는 나는

고 1 때 열심히 풀어냈던 수학을 4점 받은 적도 있지만,

의외로 아직까지 수학 문제 구경하는 것을 즐긴다.

푸는 것 말고... 구경하는 것만.


오늘 마음에 꽂힌 두 개의 문제가 있었으니 -

바로 상의 없이 현관 비번을 바꾸어 버리고

현관 앞에 떡하니 전체공개를 해 놓은 두 부모님의 예시가 되시겠다.


보다 똑똑한 이들은

아마 이 문제를 뚝딱 풀고 들어가 쉬겠지.

그런데 나는 이 문제가 굉장히 찜찜하게 다가왔다.


왜 부모님이 비번을 바꾼 뒤 통보를 했을까?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들어올 수 있겠지?'에서 딸들의 나이를 유추할 수 있다.

아직 수학문제를 어쩔 수 없이 접해야만 하는, 중고생 사춘기 아이들.

이 친구들이야 뭐...

친구에게 전화를 하든 혼자의 힘으로 풀든 선생님께 묻든, 어떻게든 들어갈 방법은 있다.

정 못 풀겠으면 수리공 불러서 따고 들어가든.


맘에 걸리는 것은,

나이 든 부모님이 이 문제를 직접 머리 싸매고 만드셨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수십 년은 되었을,

공식을 대다수 까먹었을 것이 분명한 분들이,

기억 속 저 어디선가 발굴해 낸 인수분해로 문제를 만드셨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아이들이 눈치 없이 답을 찾고 좋아하는 걸로 끝낼 일이 아닌 것 같다.


미래야,

그리고 누군지 모를 아이야.

대체 너흰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니.


너희는 아직 미성년자야.

성인이 될 때까지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야.

그러니 문제 풀고 들어가면,

일단 무조건 부모님께 잘못했다고 사과부터 하렴.


그리고

요즘 세상이 많이 흉흉하니까,

앞으로 비번 바꾼 후에는 문제지를 반드시 카톡으로 전송해 달라고 당부 말씀 드리렴,

현관문 앞에 전체공개로 붙이지 마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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