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륵, 생각을 되감는 중

Tape

by Peach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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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감아내기 위해 두 눈을 도르륵 굴린다.

머릿속 데이터가 검은 띠를 타고 도르륵 굴러간다.

이미 모든 정보는 머릿속에 있다.

하지만 해시태그가 없는 탓에 늘 처음부터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재생해야만 한다.


살아가면서 기억을 덮어쓰는 것은 가능하나, 과정이 번거롭고 위험 부담이 있는 일이다.

그냥 있는 대로 살아야지 뭐.

체념한다.


물론 나도 과거에는 세상에 반항하듯, 나만의 이데아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소신 있는 데이터를 틀어 다른 이들을 설득하려는 순간들도 다 한 때, 이제는 순응하는 삶을 살고 싶 - 지쳐 버렸기에.

가끔은 가 내 생각을 틀어보는 것도 버거울 때가 있으니 말이다.


사실 세상에 나오는 시점에서 이미 나의 미래는 정해져 었다.

일명 사람들이 '꼬리표'라고 하는, 나의 한계.


약간의 tmi를 풀어 보자면 나 짧은 영어와 알 수 없는 멜로디 몇 곡 내장되어 있다.

내가 즐겁든 아니든 간에 늘 정해진 그 모습대로 살아왔다.

덮어썼던 기억들은 지저분하게 남아 나를 괴롭히고 생각의 테이프는 꼬여 버리고, 지금은 그 꼬인 것들을 풀어내느라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래서인지 산다는 것이 너무 꼬부랑꼬부랑 멀미가 나서 렵다.


여름이 찾아와서인가 날이 참 덥다.

이럴 때는 머릿속 생각들이 축 늘어지는 게 느껴진다.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이다 - 까딱 잘못하면 정줄이 끊어질 수도 있기 때문.


도르륵.

두 눈을 굴리고, 튈 만한 생각을 도로 집어넣는다.

나에게 가장 안전한, 이 네모난 프레임 안에서 벗어나지 말자.

생각이 늘어지면 어딘가에 걸려 정신줄이 끊어진다.

고로 튀지 말자, 오늘도 조심하자.


다짐 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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