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포세》의 소설
<3부작>, <아침 그리고 저녁>, <보트하우스>
<3부작>
1부, <잠 못 드는 사람들> - 글을 따라 펼쳐지는 불면의 밤을 공유한다. 타인의 경계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마음이 가는 길을 따라간 결과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이 온전한 자신의 몫이 된다. 그 온전한 몫의 파장을 미리 예측하며 선택지를 줄여나간다. 모든 의미는 사후적이기에 선택에서 배제된 것들에 대한 후회나 특별한 의미부여 또한 무용할 뿐이다. 이 이야기에는 그 무용한 푸념이 담겨있지 않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기에 현실도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2부, <올라브의 꿈> - 왠지 그랬을 것 같은, 그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이야기 전개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텍스트를 읽는다. 그 불안한 예감은 상상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3부, <해질 무렵> -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가 서서히 펼쳐진다. 반복의 여정에서 늘 같은 듯 다른 시작점이 허무함이 내재된 익숙함이 되어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여운을 남기고, 그 여운이 기억에서 감각으로, 내 서사로 이어진다.
<아침 그리고 저녁>
존재의 탄생...
없음에서 있음으로 다시, 없음으로…
기억의 가장 큰 흔적인 있음이라는 사건…
사건의 서사…
없음과 있음의 사이…
확연한 있음과 그 누구도 파괴할 수 없는 있음이 되기 위해 모래성을 쌓고,
없음과 있음의 사이에 쌓은 성을 하나씩 돌아보며 기억의 흔적을 따라 없음으로 스러져가는…
탄생의 의미는 수많은 '오늘'들이 모여 형성한 모래성의 사후적인 해석일 뿐...
<보트하우스>
시작과
"나는 서른 살을 넘겼고, 내 삶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이곳에서 어머니와 같이 산다.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바로 지난여름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아무것도 쓴 적이 없다. 문득, 내가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무엇이든 해야 했고, 그 불안은 너무나 거대했다. (…)이 불안감은 해질 무렵이면 계속해서 엄습해 온다. 하루 중 가장 좋은 때였지만, 이제 해질 무렵은 아주 불안하다. (…) 어쩔 수없이 무언가 할 일을 찾아야 했고,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사이...
그리고 끝
"어머니는 내 뺨을 쓰다듬으며 내려올 것을 부탁했다. 네가 여기 앉아 글을 쓰고만 있을 수는 없잖니.라고 그녀가 말했다. 어머니는 그냥 안으로 들어왔다. 넌 내려와야 한단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모르겠다. 이 불안감을 견딜 수가 없다. 나의 어머니, 나는 계단을 내려가는 그녀의 발소리를 들었다. 어머니는 그리 나이가 드시진 않았다. 이제 이 불안감을 견딜 수가 없다. 따라서 나는 내 글쓰기를 끝낸다."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흐릿한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무용한 시도가 닿은 곳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