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가격의 블루투스 이어폰
오래전에 블루투스 헤드폰 혹은 이어폰을 사려면 큰 돈을 주어야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배터리, 음질, 지연 그리고 가격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접했던 블루투스 이어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제품은 HBH-980이라는 제품입니다. 그 당시 08년도에 15만 원 정도 한 제품이니, 물가를 감안한다면 꽤나 고가인 제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질은 5만 원짜리 이어폰 수준에 실망스러운 배터리, 꽤나 큰 지연 등 때문에 실망이 커서 결국 환불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 저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구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예전 블루투스들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요즘 기기들에서는 많이 해결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Bluetooth LE(저전력)라던지 apt-x 등의 기술이 도입된 이후 음질이나 배터리는 예전보다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는 것이죠. 아이폰은 apt-x가 지원되진 않지만 AAC 코덱으로 어느 정도 음질 향상이 있습니다. 덤으로 250ms를 넘나드는 지연속도도 개선되었다고 하죠.
AS600BT도 저런 최신 기술들을 상당 부분 지원합니다. 비록 Bluetooth 4.0과 apt-x는 지원하지 않지만 Bluetooth 3.0을 지원하며 AAC 코덱을 사용할 수 있고, 최신기기답게 멀티페어링 또한 잘 지원합니다. 또한 운동하면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활방수도 지원하며, 등급으로는 IPX4등급을 획득하였다고 합니다. IPX4 정도면 수영을 하면서 쓰지 않는 이상 웬만한 환경에서는 다 사용 가능한 것이지요.
소니의 NFC사랑은 아주 유별난데, 이 제품도 예외는 아닙니다. NFC가 지원이 돼서, NFC가 지원되는 기기는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아이폰은 해당이 없는 기능이죠. (쿡아저씨 NFC API는 언제 열어주는 거죠?)
디자인또한독특합니다.아크지지대라고불리는부분이있습니다. 이것을귓바퀴에고정시키는형태로착용하게되는데굉장히안정감 있게고정되어격한운동에도쉽게떨어지지않습니다.
배터리 또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8시간 30분 연속 재생이라고 광고하고 있는데, 실제 사용해본 결과 한 번 충전으로 2~3일 정도는 너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사용빈도나 방법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등하교시에 주로 들었으며, 통화는 그리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 충전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편의성과 스포츠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 하더라도 이어폰의 기본은 '소리'이겠지요. 음질을 평가하자면 9.9만 원의 값을 제대로 하지는 못 합니다. 5만 원짜리 유선 이어폰들이 음질은 더 좋습니다. 특히 이 제품은 APXT-X가 지원되지 않고 AAC만 지원되기에 AAC마저 되지 않는 기기의 경우 좋은 음질을 기대하기는 힘들며, 특히 저음부가 꽤나 빈약합니다. 동급의 오디오테크니카 제품과 비교하면 사실상 저음이 없는 수준입니다. 사실 이런 조그만 유닛에 저음을 기대하는 게 무리인 것은 사실이나, 동급의 제품들과 비교해도 밀리는 수준이라 아쉽습니다. 하지만 고음부는 나름 잘 잡아내는 편입니다. 저는 클래식곡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쉬운 대로 들어줄만한 음질을 냅니다.
음질만 자체를 놓고 평가하자면 그리 좋은 제품은 아니지만 용도를 생각한다면(운동 시에 쓰거나 야외에서 사용) 그렇게 문제 될 정도의 음질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MDR이라는 이름은 소니의 하이엔드 제품들에만 붙는 네이밍입니다. Music Deserve Respect라는 슬로건에 무색한 음질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AS600 BT를 사용하며 DS980 때 겪었던 불편은 전혀 겪지 못 했습니다. 배터리도 훌륭했고, 음질은 나름 쓸만한 수준까지는 올라왔으며, 빠른 동영상을 보지 않는 이상 지연 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제품이 기존의 유선 제품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인가, 혹은 MDR이라는 네이밍에 걸맞은 제품인가라는 질문에는 의문점이 남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장점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있는 제품이지만 9만 원대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제품입니다.
장점
- 적당한 가격 (9~10만 원 선)
- NFC
- 배터리
- 디자인
- 착용감
단점
- 음질 (특히 저음이 없음. 그냥 아예 없음)
- apt-x 미지원(어차피 아이폰은 해당 없지만...)
점수
7.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