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쿠바 가고싶어.” “그래! 가자!”
나의 여행 메이트 세돌이
처음이라는 것은 어느 단어 앞에 붙어도 설레는 단어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행 앞에 붙어 더욱 설 렘을 극대화한다. 나의 첫 여행. 그것은 23살 겨울 세돌이와 함께한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이었다. 첫 여행이 소중하듯 첫 여행 메이트 역시 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함께 할 친구를 꼽으라고 하면 1초의 고민도 없이 나의 첫 여행을 함께한 나의 첫 여행 메이트 세돌이를 떠올린다.
사실 세돌이와의 관계가 좀 재밌는 건 우린 여행으로 친해진 사이라는 거다. 우리는 10년을 넘게 알고 지낸 친구는 맞지만 둘이서는 만나지 않는 친구였다. 왜 늘 셋은 만나지만 둘은 잘 만나지 않게 되는 그런 친구 말이다.
“우리 유럽 여행 갈래?”
“그래!”
그런 우리가 신기하게도 대학 시절 단둘이서 약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을 떠났다. 지금 생각해도 어쩌다 우리 둘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지 가물가물하다. 그냥 술기운에 세돌이가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고 때마침 나는 휴학생이었다. ‘친한 친구일수록 함부로 여행 가는 거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모른 채 다녀와서 였을까 한 달간의 여행을 끝낼 때쯤 ‘이 정도면 우리 꽤 잘 맞는 편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 다른 친구들과 몇 번의 여행을 더 다니며 ‘이토록 잘 맞는 친구는 찾기 힘들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의 1번 여행 친구 세돌이지만 사실 첫 번째 여행 이후 각자의 일본 여행에서 짧게 만나 식사를 한 정도 외엔 이렇다 할 여행을 함께하지 못했다. 직장인이 된 우리는 각자의 스케줄에 치여 휴가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을 함께 가자 약 속했지만 나의 갑작스러운 이직과 장담할 수 없는 스케줄로 인해 결국 우리는 함께 가기로 한 포르투갈을 각자 따로 다녀와야 했다.
그러던 중 드디어 내가 자유인이 되었다.
“쿠바에 가자!”
“그래!”
6년 전 그날처럼 왜 쿠바에 가고 싶은지 어떠한 이유도 묻지 않았다. 가자고 했고 함께 하겠다 했다. 우리는 드디어 6년 만에 다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20대 초반의 서투른 여행자였던 우리가 20대의 끝자락 조금 능숙해진 여행자로 만나 여행을 떠날 생각에 신기하고 설레였다. 혹여나 서 툴렀던 우리에겐 있지 않았던 자신만의 여행 철칙이 생기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6년 전 유럽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때의 그날처럼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한 채 공항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새벽부터 올라온 세돌이는 우리의 첫 여행과 같은 핑크색 캐리어를 끌며 다가왔다.
우리 가 함께하는 두 번째 여행이 시작됐다.
첫 번째는 유럽으로 그리고 두 번째는 아-메리카 그중에서 도 쿠바.
데굴데굴 땅콩트립 | 쿠바편 독립출판을 위해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중입니다.
매주 짧은 분량으로 미리보기가 블로그와 브런치에 업로드 됩니다 : )
펀딩 후원 링크 : https://www.tumblbug.com/peanuttripcu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