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나는 경기도 소재의 대학교를 졸업했다. 취업도 잘 되지 않는 문과계열 그것도 복수전공도 없이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것은 나의 선택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 내내 나는 작가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래서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하면 작가라는 직업의 언저리에 언젠가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서성거렸다.
첫 직장은 음식점을 취재하는 잡지 기자였는데, 야근과 주말 출근이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아서 2개월 만에 뛰쳐나와버렸다. 그리고 8개월간은 게임 관련 주간지 기자로 있었는데, 게임의 '게'자도 몰랐던 나는 앞으로도 게임산업은 내 관심사 밖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와버렸다. 1년을 일하면 퇴직금이 나온다는 걸 늦게 알았다. 그만큼 사회생활에 대한 어떤 지식과 정보를 일러준 누군가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적어도 1년은 한 직장에서 일해야 하지 싶었는데 그 이후에 막무가내로 취업하고 퇴사하고를 반복했다. 당시 학자금 대출이라는 것이 나에게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게 조급했다. 30대에 이르서야 학자금대출을 다 갚고, 한 직장에 1년 이상 일했고, 어떤 직장에서는 계약직이었지만 4년을 일했다.
그렇게 나는 기자, 보도자료 작성자, 잡지 기획자 및 교열·교정자, 에디터, 신문사 사원, 블로그 작성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일했다. 업무는 조금씩 달랐지만, 크게 보면 글 쓰는 직업에 속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글 쓰는 직업이 조용히 밀려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AI의 등장 이후였다. 당장 나도 업무를 하거나 글을 쓸 때 AI의 도움을 받고 있는 마당에 점차 글 쓰는 일자리까지 사라져 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러면 나는 다음에는 어떤 일자리로 건너가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복잡스러워졌다. 직업에서 글쓰기는 이미 기본이 되었고 영상편집 기술이라던지 포토샵이던지 플러스 알파로 받쳐줘야 취업이 조금이나마 가능해져 보였다. 취업에서 나이도 중요한 요인인데 나는 벌써 40대가 되었다.
글쓰기가 더 이상 나를 먹여 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점점 분명해졌다. 그럼에도 나에게 글쓰기란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즉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간에 내가 좋아하는 거의 유일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순 속에서 나는 다음 선택을 고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