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 <월든>을 샀다. 이 책은 예전에 한 친구가 읽고 있는 것을 보고 따라서 헌책방에서 산 것이다. 친구는 이 책이 재미가 없다고 했다. 끝까지 읽지도 못했다고 했다. 꽤 유명한 책인데 정말 그럴까 싶었다.
그렇게 한동안 책장에만 둔 책인데 2월에서야 꺼냈다. 책 <월든>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숲 속의 작은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지은 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표지에는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고전'이란 글귀가 쓰여 있었다.
내가 <월든>을 꺼낸 이유이자, 몇 번씩 가방 속에만 넣어두고 읽지 않은 이유는 왠지 만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잘 모르지만 내 예상으로는 소로우는 사회에서 많은 일을 겪은 뒤 그것들을 잠시 내려놓기 위해 숲 속의 작은 집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실험하지 않았을까. 덜 가지며 살아보는 삶, 굳이 바쁘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소로우가 숲 속으로 들어갔다면 나는 집의 내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집에 머무르고, 지출을 줄이고, 하루를 단순화하고, 책과 음악으로 하루를 놀면서 버티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얼마나 가져야 충분할까.
<월든>은 이번 나의 겨울나기의 중요한 준비물이었다. 이 책 한 권과 노트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 대신 언젠가 이 책을 읽게 될 나를 위해, 나만의 겨울을 조금 더 살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