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과 반복 학습의 힘: 끝까지 해내는 경험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마무리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떤 아이는 새로운 교재가 주어지면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해내려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쉽게 포기하거나, 여러 권의 교재를 건드리다 결국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의 힘’을 더욱 강조하게 됩니다.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두 가지는 ‘완독’과 ‘반복 학습’입니다. 시작한 책과 교재는 반드시 끝까지 마무리하고, 한 번 배운 것은 제대로 이해할 때까지 반복하는 것. 처음에는 이 두 가지가 무슨 큰 차이를 만들어낼까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얼마 전, 기억에 남는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성실하고 착한 친구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모든 것을 암기로 해결하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수업 중 문장을 읽으면 의미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단어 하나하나를 해석해 한국어로 번역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문장의 본래 의미는 흐려지곤 했습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노력한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아 속상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반면, 또 다른 학생은 어릴 때부터 영어책을 꾸준히 읽으며 자연스럽게 언어에 익숙해진 친구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아이는 문법 공부나 단어 암기에 크게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자신이 읽는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한 권을 끝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덕분에 수능 지문을 접했을 때도 큰 어려움 없이 술술 읽어 내려갔고, 새로운 단어가 나와도 문맥을 통해 추측하며 이해해 나갔습니다.
이 두 학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차이가 바로 ‘완독’과 ‘반복 학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학생은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열정은 있었지만, 한 권의 책이나 교재를 끝까지 해내는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중도에 포기하고, 새 교재를 시작하면서 또다시 같은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학생은 한 권을 끝까지 읽어내는 과정에서 문장 구조와 단어, 문맥을 자연스럽게 체득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재나 책을 완독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조금씩 넓혀가고, 어려운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물론 완독만큼 중요한 것은 ‘반복’입니다. 한 번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히기 마련입니다. 반복 학습을 통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지식만이 진짜 자신의 것이 됩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반복 학습을 지루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반복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처음에는 몰랐던 것들을 깨닫는 순간,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결국, 학습은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완독과 반복이라는 두 발로 꾸준히 내딛는 걸음이 언젠가 큰 성취로 돌아오게 됩니다.
저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처음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하고, 한 번 배운 것은 완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해.” 이 두 가지 습관만 몸에 익히면, 아이들은 언젠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넓은 세상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