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유죄를 인정하는 이유

분명한 그녀

by Pearl K


-증인은 무죄에서 유죄로 인정하고 싶다고 하셨죠?

-네. 그래요


-중요한 질문을 해야겠습니다. 루프스 맥케인의 살인혐의를 인정하십니까?

-유죄로 인정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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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미니홈피가 유행하던 시절, 사람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내 인생의 영화 Best 5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내가 꼽았던 내 인생의 영화 Best 5 중 가장 아끼는 영화는 바로 오늘 소개할 <일급살인>이다. 사람들은 제목만 듣고는 그런 영화가 왜 Best에 포함되는 거냐며 의아해 했다.


<일급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어린시절 동생을 위해 단돈 5달러를 훔쳤던 헨리 영은 알카트래즈 교도소의 지하독방에 수감된다. 3년간 인간이하의 삶을 살던 그는 그곳에서 나온 뒤 200명의 목격자들이 보는 앞에서 한 남자를 살해하여 일급살인죄로 기소된다.


감옥에 갇혀 있던 헨리 영(케빈 베이컨)의 변호를 위해 배정된 건 스물네살의 젊은 관선변호사 제임스 스탬필(크리스찬 슬레이터)이다. 그는 헨리 영이 지난 3년간 지하독방에서 비인간적이며 짐승과 같은 생활을 한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제임스는 헨리 영을 지하독방에 가둔 이 모든 것이 알카트래즈의 부소장 글렌(게리 올드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초짜 관선변호사가 일급살인 범죄자를 통해 연방정부와 알카트래즈 감옥을 상대로 승소할 수 있을까?


영화를 처음 볼 때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단순 절도에 불과한 죄를 극악무도한 죄수들만 가두는 섬에 마련된 감옥으로 보낸 것도 이해가 안 갔다.


심지어 그곳에서 3년간 지하독방에 가둔다. 헨리 영에게는 3년간 단 30분의 운동시간만 허락되었다. 헨리 영을 점점 미치게 만든 글렌부소장의 비열함도 치 떨리게 싫었다.


능력없어 보이던 초짜 관선변호사 제임스가 진심으로 헨리 영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헨리 영이 유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 두려움 가득한 눈빛이 너무도 가슴 아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 우리를 속이더라도, 우리가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는 것인가. 진정한 승리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등의 많은 생각들과 고민들을 하게 되었었다.


아직 이 영화를 잘 모르시는 분이라면 꼭 볼만한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연기로는 범접할 수 없는 명배우들의 파릇파릇한 시절을 볼 수 있다. 특히 헨리 영 역을 맡은 케빈 베이컨 배우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다시 봐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게 하는 이 영화 <일급살인>을 진심을 담아 추천한다.

"승리의 의미는 경기나 싸움에 성공하는 것이다. 승리로 끝나는 약속. 헨리는 내게 승리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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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급살인의 명장면 대사를 소개합니다. 스포가 싫다면 돌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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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스 맥케인의 살인혐의를 인정하십니까?

-유죄로 인정받고 싶어요.


-내 질문은 그게 아니라 유죄냐고 물어본 겁니다. 아무리 길어도 10년형을 받게 될 거라고 했죠. 유죄를 인정하면 사형입니다. 죽게 된다고!

-그래서 그게 뭐가 어쨌다고! 돌아가는 것보단 죽는 게 나아!


-뭐라고 했죠?

-돌아가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했어.


-왜요? 왜 죽고 싶어 하는거죠?

-무서우니까. 돌아가는 게. 두렵지만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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