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시소 위의 대결

공정하다는 착각

by Pearl K

스트리트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 준결승 K-pop 미션 무대를 보며 마음이 씁쓸했다. 자신의 크루가 이기기 위해 상대방 크루와 교환하는 트레이드 안무를 줄 때 변칙을 쓰는 게 좋지 않게 보여서다.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하기 힘든 기술을 넣거나, 정해진 곡과는 전혀 다른 리듬의 안무를 짜거나 아예 막춤 같아 보이는 구성도 디테일도 없는 안무를 주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마스터들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냥 장난이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방이 숨죽여 울고 있는데 그걸 장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부터가 폭력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데.-미안해 스이카"



스걸파가 우려스러운 부분은 경쟁을 위해 상대를 깎아내리고 일부러 괴롭히는 듯한 행동들이 '필요악'으로 여겨진다는 것에 있다. 사회인지학습이론의 창시자인 반두라에 의하면 특히 어린아이는 미디어를 통하여 공격행동을 학습하고, 습득된 공격행동은 자기의 과시나 사회적 보수를 통하여 강화되고 유지된다고 했다.

폭력이란 신체적인 공격행위나 물리적인 강제력 외에도 고의로 한다는 의도성과 상대방이 싫어할 것이라는 예측성의 2가지 인지적 요소가 포함되는 것을 말한다. 즉 물리적인 것과 인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것은 모두 폭력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방송되는 채널을 생각할 때, 악의적으로 편집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해당 내용을 전체 방송 맥락이 아닌 짧은 짤로만 접할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지 우려스럽다. 문제는 이렇게 행동했던 크루들 중 파이널 무대에 올라간 크루들이 꽤 있었다는 거다.

자칫 잘못하면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것을 보여주고 정직하게 노력하는 것보다, 변칙적인 방법과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다행이라는 메시지를 심어주게 될까 봐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우리가 사는 사회는 승자 혹은 가진 자들의 메시지가 주류가 되어 있다. 못 가진 자가 되는 순간 이미 인생의 실패자가 될 때가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서 지켜왔던 부분들은 연기처럼 그저 사라지는 것 같아 보일 때있다.

서울대생이 올해 가장 많이 읽은 도서 1위라는 마이클 샌델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도 그런 시대상을 반영하여 이미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영향을 주는 가운데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다. 모든 사람은 똑같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타인을 내 삶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다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함으로 나의 행동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삶을 지켜갈 수 있기 위해 고민하고 애쓴다면 잘못된 사회구조의 각도도 조금쯤은 덜 기울어질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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