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화요일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제20대 대선의 후보는 무려 열네 명이나 된다.
각 후보의 이름을 단 트럭 수십 대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후보별로 선정한 음악과 구호에 맞추어 사람들 밀집지역인 지하철 앞이나 번화가 광장에서 크게 음악을 틀고 대선후보의 번호와 이름을 외친다. 선거운동인지 소음공해인지 분간이 안 간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에코이스트라고도 불리는 MZ 세대의 특징에 대해 보았다. 다섯 가지의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남에게 폐 끼치는 걸 싫어한다는 거였다. 공공장소에서는 최대한 조용히 하고 큰 소리를 내는 것은 금물이다.
이러한 특징은 남한테 피해를 주지도 않고 나도 피해 입지 않으려는 성향에서 오는 것이란다. 고로 요즘 MZ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인물은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큰 목소리로 떠들어 대는 아저씨들이라고 했다.
반면에 MZ 세대는 타인과의 갈등이 생기면 피하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말을 해도 해결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다. 술 취해서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리는 일명 개저씨를 보면 직접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 조용히 지하철 칸을 옮기거나 목적지가 얼마 안 남았을 때는 두 세 정류장 전에 내리는 식으로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는 것이다.
갑자기 MZ 세대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 선거운동의 방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얘길 하고 싶어서다. 각자의 일과 삶에 바쁘고 분주한 이들에게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 앞에서 길을 막고 나누어주는 명함도, 거슬리는 수준의 소음으로 측정되는 데시벨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쩌렁쩌렁한 음악 가득한 선거 홍보용 트럭도 모두 공해일 뿐이다. 이번에야말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고안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가 남발되고, 개인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한 선거나 후보자 등록은 지양되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맞닿은 제대로 된 정책과 공약을 세우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면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구가 있다면 더 좋겠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고 국민은 백성이 아니다. 대통령의 역할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가기에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에 있다.
대한민국 헌법의 제1조 1항과 2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적혀 있다. 대통령이 무엇을 위한 자리인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그 시작점에 있는 선거기간에서부터 국민들의 평범한 삶을 방해하지 않는 상식적이고 적절한 선거운동을 해 주기를 절실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