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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Dec 15. 2022

한계 너머로의 확장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생각을 바꾼 대로 실천하는 일인 것 같다. 예전에 나는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편협하고 갇혀 있는 사람이었다. 가족에게서 또 학교와 교회에서 배우고 자라온 가치를 중시했기에 그 가치에 벗어나는 생각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배척했었다.


   때로는 내 판단과 가치를 흔드는 것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잔뜩 가시를 세우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좁은 우물 안에 갇혀 넓은 들판의 세상을 쉽게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벽들을 만나면서였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기도였다.


   이 답답하고 막막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기도, 좁디좁은 나의 마음에 여유를 달라는 기도. 감사하게도 지금 나는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결국은 그 모든 기도들이 나를 한계 너머로 확장시켜 달라는 기도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신께서는 나의 기도에 제대로 된 응답을 해주셨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지어버린 울타리를 부수고, 미처 알지도 깨닫지도 못했던 영역으로 나아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무수히 많은 시도와 그 이상의 실패를 통해서 삶의 고통이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하나하나의 사소한 경험과 사건들이 쌓여 내 안에서 조금씩 생각이 변화되기 시작했고, 나도 몰랐던 사이 넓어지고 확장된 인식들을 느끼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확장되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시간들이 낯설지만 좋았다.

   

   어느 순간 갇혀있던 좁은 우물에서 빠져나온 인식들은 생각의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뀐 만큼 행동도 변화해야 한다고, 그저 생각만으로 머물러 있지 말라고. 지금까지 깨닫게 된 것들이 모두의 삶 속에서 일상적인 가치가 되도록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보니 그동안 내게 일어난 사건으로 시작된 인식의 변화가, 생각을 성장시키고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하게 하는 근본이 되었음에 새삼 고맙다. 여기에서 멈추어 있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흘러가고 싶다. 지금은 작은 물길이지만 큰 바다가 될 때까지.

   

   언제나 인간이란 인식하고 성찰하고 생각하고 발전하는 존재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지금의 한계를 넘어 더 나아갈 테니까. 주어진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멈추어 있지 않고 하루만큼씩 나아지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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