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이번 연휴는 목금토로 주말과 이어지고, 2일 하루만 쉬면 3일까지 개천절이라 무려 6일간의 휴일을 보낼 수 있다.
오랜만의 긴 연휴인 만큼 내게도 몇 가지의 계획이 있었다. 양가 부모님과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여름에 미처 떠나지 못한 둘만의 휴가도 보내는 계획이었다. 사람의 앞일이라는 것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어서 월, 화요일에 시부모님이 차례로 코로나에 확진되시며 이번 명절에는 찾아뵐 수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갑자기 생긴 이틀의 공백을 어떻게 메꾸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쉬면서 체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평소 궁금했던 메뉴인 탕후루 만들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어렵고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면 나중에 정리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을 채택하기로 하였다.
내가 참고한 레시피는 어른 밥숟가락으로 설탕 8 숟갈, 물 4 숟갈을 넣고 섞지 않은 채로 전자레인지에 4분을 일단 돌리는 것이다. 설탕 상태를 보고 30초씩 끊어서 두 번 더 돌려서 총 5분 동안 돌린다. 집에서 흰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지가 오래라서 색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황설탕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적당히 끓어오르면 설탕물은 아주맑은 상태가 된다. 끓인 설탕을 찬물에 살짝 떨어뜨려 보면, 금세 굳어지고 손으로 딱!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상태가 되면 잘 완성된 거다. 설탕을 끓이기 전 미리 준비한 과일-내 경우에는 선물로 받은 거봉 포도를 사용했다. 거봉 포도를 깨끗이 씻은 후, 한 알씩 물기를 잘 닦아 말린다.
이제 끓인 설탕에 과일을 담글 차례다. 꼬치에 꽂아서 설탕을 묻히면 더 좋겠지만 준비해 둔 꼬치가 없어서 집게를 이용하여 설탕에 한 알씩 굴려 종이포일 위에 따로 두었다. 끓인 설탕은 집게에도 묻어나고, 설탕끈까지 생기기 때문에 데이지 않게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제대로 되었다면 과일을 설탕에 담가 포일 위에 놓자마자 바로 굳기 시작한다. 완벽하게 굳히기 위해서는 잠시 냉동실에 넣어두는 게 좋다. 냉동실에서 충분히 굳은 탕후루를 꺼내어 한 입에 넣고 씹으면, 와그작 하는 소리와 함께 스트레스가 날아가며 과일과 설탕의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어 핫한 곳이라면 몇 군데나 탕후루 가게가 생기고 있는데, 맛있다고 해서 자주 먹으면 안 될 것 같긴 하다. 탕후루를 만들 때 과일을 사용하고, 과잉 섭취했을 때 몸에 안 좋은 설탕이 들어가다 보니 좀 걱정이 되었다.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채널인 닥터 프렌즈에서 마침 탕후루 관련 콘텐츠가 올라왔기에 찾아보았다.
과일과 설탕은 둘 다 단당류로 섭취했을 때 단번에 혈당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경우가 아니면 자주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과도한 당 섭취로 치아 건강에도 매우 나쁘다고 한다.
유행하는 아이템을 체험해 볼 수는 있지만 우리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절할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다. 추석 연휴와 이어지는 휴일까지 다들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