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포도주를 물로 변하게 한 사건은 어린 시절 주일학교 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말씀이다. 어릴 때는 포도주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이 뭐 그렇게 대단한 사건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심지어 예수님이 원하신 것도 아니고 어머니의 요청에 의해 원치 않는 기적을 행해야 했다는 점도 내게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고, 하인들이 일을 다했음에도 정작 연회장이 칭찬한 것은 준비성 없던 신랑이었다. 진짜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과 하인들의 수고는 모두 묻힌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내게 이 말씀은 항상 뻔하고 불편한 것이라고 느껴졌었다.
자라면서 나의 삶에서 나는 원했던 것들을 대부분 얻지 못했다. 부모님의 사랑이나 좋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 자꾸만 늦어지는 결혼, 아무리 기다리고 노력해도 찾아와 주지 않는 아이. 남들에게는 쉬워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내게는 하나같이 다 어렵고 힘겨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아직 준비되지 못해서, 내 신앙이 미숙해서 그런 것들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인가? 그런 생각만으로도 삶이 힘들고 버거웠다. 하나님은 내 편이라고 했는데, 하나님이 나만 빼고 모든 이들의 편이 되어주시는 것 같은 마음에 늘 외롭고 서운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격을 갖추고, 준비가 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계속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하나님께 따지듯 물었다. 나를 왜 사랑하시냐고. 나조차 내가 싫고 못마땅한데 하나님은 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시냐고. 그게 진심이 맞냐고.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내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질문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스스로 거부했다. 말씀하시는 사랑을 내게 줄 리가 없다고 믿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그 말이 진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 나를 하나님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 나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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