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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Jun 19. 2020

<바디 – 우리몸 안내서>

“사람을 만드는 방법”

<바디 – 우리몸 안내서>
“사람을 만드는 방법”

                                              해 헌 (海 軒)

오늘은 자신의 몸에 의지하며 평생을 살아가지만, 그 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 빌 브라이슨이 우리 몸에 대하여 해박하게 알려
주고 있는 것을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빌 브라이슨(1951~)은 예리한 관찰력과 재기발랄한 문체로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게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로 평가받으며 많은 독자 팬을 보유한 작가라고
합니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
에서 기자이자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화제작을 출간했습니다.
2005년 영국 던럼대학교 학장으로 임명되었으며 과학발전을 위한 RSC협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문학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영제국훈장을 받았습니다.

저서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나를 부르는 숲>,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빌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 등등 많은 책이 있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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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몸의 구성

나는 오래 전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생물학 선생님이 5달러쯤 들고
철물점에 가면 사람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모두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일이 기억난다. 나는 그 때 나 자신이 그렇게 너무나 하찮은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고 줄곧 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2013년 영국 케임브리지 과학축제 때 왕립화학협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협회는 사람을 만들려면 총 59가지 원소가 필요하다고 파악했다.
그중 6가지인 탄소, 산소, 수소, 질소, 칼슘, 인이 99.1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상당수 의외의 원소들이다. 몰리브덴이나 바나듐, 망가니즈, 주석,
구리가 없다면 우리가 불완전할 것이라고 과연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

사람들에게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소로, 우리 몸 공간의 61%를
차지한다. 우리 몸의 2/3가 아무런 냄새도 없는 기체로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풍선처럼 통통 튀지 않는 이유는 산소가 대부분 10%를 차지하는 수소와 결합
하여 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가장 가벼운 축에 드는 산소와 수소
라는 두 원소가 결합하여 가장 무거운 것 중 하나인 물을 이루는 것이 조금은
역설적인 듯이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당신의 본질이다.

우리 자신에 관한 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가 쓰레기 더미에서도 찾아낼 수 있는
것들과 동일한 불활성 성분들을 그냥 그러모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이루는 원소들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우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기적이다.

★ 유전자와 우리 몸

당신을 만드는 데에는 총 70억 X 10억 X 10억 개의 원자가 들어간다.
이것은 당신이 실감하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이다. 전부 풀어
헤치면 당신은 정말로 엄청난 존재이다. 당신의 허파를 펼치면 테니스 코트만
하며, 그 안의 공기 통로들을 모조리 이으면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 갈 것이다.
몸의 혈관을 전부 이으면 지구를 두 바퀴 반 감을 만큼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DNA다. 모든 세포에는 모조리 이으면 1미터쯤
되는 DNA가 빽빽하게 감겨서 들어 있다. 몸에는 세포가 아주 많으므로 몸에 든
DNA를 한 가닥으로 이으면 160억 킬로미터는 된다. 명왕성 너머까지 뻗어나갈
길이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당신 안에는 태양계를 벗어날 만큼 긴 것이
들어 있다고. 당신은 말 그대로 우주적인 존재다.

생명의 기본 단위는 세포다. 그 안에는 분주하게 일하는 것들, 리보솜과 단백질,
DNA, RNA, 미토콘드리아 등으로 가득하지만, 어느 것도 그 자체로는 살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든 하나로 모이면, 당신은 생명을
가지게 된다. 과학은 아직 그 부분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가장 놀라운 점은 세포에 관리자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세포의 각 성분은
다른 성분들로부터 오는 신호에 반응한다. 이 모든 성분들은 마치 아주 많은
범퍼카가 모여 있는 것처럼 서로 부딪히고 엉키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도
이 모든 무작위 운동들로부터 매끄럽고 조화로운 운동이 출현한다.
세포 속에서만이 아니라, 당신 개인의 우주인 몸의 각 부위들에게서도 세포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몸 전체를 조화롭게 움직인다.

DNA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 DNA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DNA는 그저 우리를 만드는 제작 설명서일 뿐이다. DNA는 유명한
나선구조로 되어 있고 대단히 안정적이어서 수만 년 동안 존속할 수 있다.
덕분에 현재 과학자들은 먼 과거의 인류도 연구할 수 있다.

DNA는 정보를 대단히 충실하게 전달한다. 복제되는 문자 10억 개당 약
1개 꼴로 오류가 일어날 뿐이다. 세포 분열이 한 번 일어날 때, 이 오류,
즉 돌연변이는 3개쯤 생긴다. 몸은 이 돌연변이를 대부분 무시할 수 있지만
아주 이따금 지속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 생겨난다. 그것이 바로 ‘진화’다.

유전체의 모든 성분들은 오직 단 한 가지 목적을 가진다. 당신의 혈통을
계속 잇는 것이다. 당신이 지닌 유전자들이 엄청나게 오래되었으며 아마도
영속할 가능성이 있다. 당신은 죽어서 사라지겠지만, 당신의 유전자는
당신의 자손들이 계속 대를 이어가는 한 존속할 것이다. 그리고 생명이
시작된 이래로 30억 년 동안 당신에게로 이어진 혈통이 단 한번도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기 그지없다. 성공으로 이어진 사슬이었다.

유전학의 역설은 우리 모두가 서로 전혀 다르면서도 유전적으로는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DNA의 99.9%가 같지만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똑같지 않다. 나의 DNA와 당신의 DNA는 약 300만~400만 곳이 다를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한 비율이지만 우리를 다르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또 당신은 약 100개의 개인적인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당신에게 유전자를 물려준 부모에게는 없고 당신에게만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다.
이 모든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대체로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사람의 유전체 중 단백질의 암호를 가진 것은 2%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단 2%만이 확실히 드러나면서 명백하게 실질적인 일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기 존재의 영광을 어떻게 찬미하고 있을까? 대다수는
운동을 최소로 하고 최대한 많이 먹음으로써 찬미한다. 당신이 온갖 정크푸드를
목으로 집어넣으면서 인생의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빛을 내는 화면 앞에서 거의
식물인간 상태로 축 늘어져서 보내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러나 어떤 친절하면서
기적적인 방식으로 우리 몸은 우리를 돌보고,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영양소를
추출하고, 수십 년 동안 일반적으로 꽤 높은 수준으로 어떻게든 계속 몸을
유지한다. 생활습관을 이용한 자살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 몸은 거의 줄곧 다소 완벽하게 조화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37.2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우주이다. 두통, 배앓이, 멍이나 뾰루지는 모두 우리가
불완전함을 선언하는 정상적인 과정들이다. 우리를 죽일 수 있는 것들은
수천 가지이다. WHO가 집대성한 국제 질병 사인 분류에 따르면 약 8,000
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하나하나를 전부 피하다가 한 가지에
걸릴 뿐이다. 우리 대다수에게는 그리 나쁜 장사가 아니다.

인간 삶의 기적은 우리가 어떤 약점들을 타고난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신의 유전자는 심지어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 인간이 아니었던 먼 조상들로부터 온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30억 년에 걸친 진화적 비틀고 다듬기의 산물이다.
그동안의 수많은 일들은 하나의 기나긴 흥미로운 사건이었지만, 꽤 영광스러운
사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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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게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로 이름 난 빌 브라이슨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그의 글들을 보면 쉽게 쓰면서도 흥미가 넘치고 내용도 알차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오늘은 아주 특이한 제목인 “바디, 우리 몸 안내서”의 책이었는데,
우리는 우리 몸을 가지고 먹고 마시고 자고 뛰고 하지만 사실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오늘 저자는 흥미롭게 우리 몸을 파헤치고 있는데 그 첫 번째 시간
으로 우리 몸의 구성 요소를 원자 단위부터 보았고, 이후에는 우리 몸의 제작
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 DNA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우리 몸은 수십 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혈관을 이으면 지구를 두 바퀴
반을 돌고 DNA 가닥들을 모으면 명왕성을 넘어선다고 하지요.
말 그대로 우주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에 속하는
산소와 수소가 만나 가장 무거운 축에 드는 물이 되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저자의 글은 역설로 가득한데, 유전학의 역설로 우리 인간들은 99.9%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주 일부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새로운 형질을 만들고 이를 후대에 전합니다.
또한 우리는 최대한 덜 움직이고 많이 먹는 경향이 농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은 그럭저럭 잘 돌아갑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수십 년을 운동과는 담을 쌓고 마음대로 인스턴트 음식을 먹던 사람도 1년 정도
운동하고 음식 조절을 하면 어느 정도 몸이 좋아지고 회복이 됩니다.
우리 몸에 감사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죽음도 역설적인 사고로 하고 있는데, 수천 가지가 넘는
질병으로 인간이 죽을 수 있지만 그 하나하나를 잘 피하다가 단 한 가지에
걸릴 뿐이고, 인간 대다수를 본다면 그리 나쁜 장사가 아니라는 말에 저자의
기지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현재 내가 이 땅에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현재를 부정적,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살아있음을 기적으로 여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면 저자의 말대로 이 인생은
그리 나쁜 장사가 아닐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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