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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Nov 17. 2020

<돈의 세계사>

<돈의 세계사>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中

                                              해헌(海軒)

오늘은 인간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인 돈(화폐)에 대한 세계사적 사건과
역사에 대하여 기술한 흥미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미야자키 마사카츠(1942~)로 도쿄교육대학 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하였고
고교 세계사 교사를 하다가 쓰쿠바대학 강사와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거치며 20년 넘게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 집필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후 퇴임을 한 후 활발한 강의 활동과 역사서의 저술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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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의 돈

돈은 가치를 측정하는 잣대, 교환의 매개로 사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즉 돈은 사회를 원활하게 움직이는 ‘혈액’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했으며,
그 기능은 아주 단순했다. 처음에는 곡물, 가축 등 다양한 상품이 돈의
기능을 나누어 맡다가, 마침내 특별한 소재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5,000년 전에 4대 문명이 탄생하면서 각각의 문명에서는 다양한 돈을
사용하게 되었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어느 문명에서나 돈은 교환의
잣대라는 소박한 기능만 담당했다. 돈도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시대와
더불어 모습을 바꾸어 온 것이다.
각 문명은 서로 이질적이라 ‘문명의 혈액’ 역할을 하는 돈의 모습도,
돈에 대한 사고방식도 제각기 달랐다. 세계사에 등장하는 돈을 크게
나누면, 귀금속이 재료인 금화와 은화처럼 재질 자체가 가치를 지니는
돈과, 동전이나 지폐처럼 재료 자체에는 별다른 값어치가 없는 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대의 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이집트문명에서는 금을 재료로 돈을
만들었다. 원래 이집트에서는 주로 나일강 상류의 누비아 지방(오늘날
수단 북동부)에서 산출되는 금을 귀중하게 여겨 태양신 ‘라’와 그의
아들인 파라오(왕)의 불멸성을 상징하는 재료로 사용했었다.
나일강 유역을 통일한 이집트에서는 거대한 현물 경제가 장기간
이어져 돈의 출현이 더뎠다. 그러다 차츰 교역이 이루어지며 종교적
성격을 띠던 금을 돈의 재료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주변 이민족의 침입이 극심해 예부터 좋든
싫든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란 고원에서 나는 은괴(silver bullion,
가공하지 않은 은)가 돈의 역할을 담당했다.

또 인도 문명에서는 인더스강 유역을 지배했던 아케메네스(페르시아) 제국의
동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문명에서는 초기에는 조개껍데기 등을 돈으로 사용하다가, 진의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며 신의 대리인으로 군림하게 되면서 저렴한 금속인 동에 가치를
부여해 만든 반량전(半兩錢)이란 돈으로 통일되었다. 반량전은 돈 자체가
아니라 황제의 권위가 가치를 결정한 것이다.
저렴하고 풍부한 재료를 사용해 돈을 만드는 중국의 문화는 돈을 대량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가짜 돈을 만들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에
가짜 돈 문화와 병존하게 되었다.

이윽고 세계 각지에서 상업과 원거리 무역이 발전함에 따라 운송이 편리한
환어음, 수표, 지폐가 등장한다. 환금이 보증되는 환어음과 수표도, 돈의
기능을 맡는 종이(지폐)도 모두 변형된 돈이었다.
7세기부터 14세기는 이슬람교도가 이끄는 아랍 유목민, 터키인, 몽골인 등의
중앙아시아 유목민이 유라시아 통일을 이끌었다. 이 시대는 유라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져 환어음과 수표, 지폐가 보급되었다.

아바스 제국 시대에는 인구가 15만 명이던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지중해
바닷길, 실크로드, 초원길이 하나로 연결되어 이란의 호라산 지방의 은,
사하라 이남 서수단의 금이 은화와 금화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유통되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급속히 팽창함에 따라 은 부족 사태가 심각해졌고
상인들이 장거리를 안전하게 이동하려면 돈의 무게를 줄일 필요가 있었기에
환어음이나 수표를 활발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바그다드에서
발행한 환어음을 몽골에서 현금으로 바꾸는 식이었다.

아라비아 숫자와 복식 부기의 기원은 이슬람 세계다. 리스크(risk), 수표(check)
등의 용어가 아라비아어에서 비롯되었듯이 이슬람 세계의 금융 구조는
14-15세기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상인에게까지 전해졌다.
유럽에서 은행(bank)라는 단어의 기원은 이탈리아어의 ‘banco’로
시장에서 상인이 환전할 때 사용하던 ‘책상’이 어원이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시대에 원거리 무역 상인이 ‘비전(飛錢)이라는 외환
제도를 사용했다. 그러다 송나라 시대에 이르러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송의 동전을 쓰게 되어 은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 최초의 지폐,
교자(交子)가 탄생했다. 몽골인이 세운 원 제국은 동전 대신 교초(交鈔)라는
지폐로 돈을 통일하고 전국에 유통시켰다. 중국 사회를 지배했던 몽골인은
필요할 때마다 뚝딱 찍어낼 수 있는 지폐를 소중히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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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일상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돈의 역사에 관한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과거든 현대든 우리 삶에서 인간이 만든 것 중 돈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으며,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존재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돈도 본래는 교환의
도구로 시작을 하였지만, 이제는 인간 삶의 거의 모든 것을 환산할 수 있는
큰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 그 첫번째 시간으로 전반적인 돈의 역사 흐름을 보았는데, 원시시대에는
서로의 물건 등을 교환하는 물물교환이 주를 이루었다가, 4대 문명이 탄생하면서
금, 은 등 재질 자체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돈을 만들어 쓰다가, 나중에는
지폐나 동전처럼 재료 자체는 큰 값어치가 없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특히 진시황의 시대에 저렴한 금속인 동에 가치를 부여한 반량전이라는 돈은
황제의 권위가 가치를 결정한 사례였습니다.

이후 세계 각지를 망라하는 원거리 무역, 상업이 보편화되면서 운송이 가볍고
편리한 환어음, 수표, 지폐 등이 널리 쓰이게 됩니다.  특히 몽골인을 위시하여
중앙아시아 유목민 상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금이나 은의 부족사태 등과
맞물려 환어음이나 수표 등이 많이 사용되었고, 아라비아 숫자, 복식 부기 등을
발전시킨 이슬람의 금융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로 전해져 유럽으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주제로 다시 한번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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