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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Dec 23. 2020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어떻게 인생의 중심을 지킬 것인가”

                                          해헌(海軒)

오늘은 니체 철학의 대표 철학자인 이진우 교수의 새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이진우교수(1956~)는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 및
동 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한국니체학회 회장, 한국철학학회 회장,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현재는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저서로는 <니체의 인생강의>,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한나 아렌트의 철학
강의>, <의심의 철학>, <니체, 실험적 사유와 극단의 사상>, <지상으로 내려온 철학>
등 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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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말하지 않는 시대

내가 철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항상 선택을 강요했다. 서구 사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를 단시일에
압축적으로 실현한 우리는 민주화 역시 압축적으로 일궈냈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압축적이었던 만큼 우리 사회는 극단화되었다.
좌파와 우파, 고도성장과 민주화, 평등과 자유 사이에 대화와 타협을 추진할 교량이
아닌 오히려 갈등과 적대감을 부추길 깊은 강이 놓여 있었다.

중도보다는 극단이 훨씬 매력적인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가? 우리는 이처럼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집단과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삶에 대한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하고, 또 삶 속에서 균형을 찾게 하는 것은
바로 ‘철학’이다.
철학을 한다는 것, 그것은 사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철학은 생각하는 것,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삶으로부터 특별히 바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부, 재산,
건강, 같은 삶의 수단만을 고민한다.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듯이 부와 재산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한계를 모른다.
‘더 많이’는 현대인들의 삶은 지배하는 핵심 원리다. 이처럼 한계를 모르는
무한한 욕망을 ‘극단’이라고 한다.

★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절묘한 거리 - ‘균형’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 균형을 이룬다. 우주의 외딴 아름다운
행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도 균형의 힘 덕택인데, 우리는 이런 자연의 신비를
잊고 산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만일 지금보다 태양에 가까웠다면 어땠을까?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인 지구의 온도가 너무 높아져 물이 전부 기체로
변했을 것이다. 반면 태양에서 조금 더 멀어진다면 온도가 너무 낮아 지구상의 물이
모두 얼어버릴 것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 딱 지금의 위치에 있기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 수 있었다.

이처럼 균형은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절묘한 거리’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가 우리를 살게 한다. 그래서 균형은 ‘삶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별을 좇지 않는 ‘마지막 인간’

가장 최근에 밤하늘을 올려다본 때는 언제인가? 현대인들은 너무 바빠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19세기의 허무주의 철학자 니체는 이처럼 이상과 희망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을 ‘마지막 인간’이라고 불렀다.
현대인들은 가슴에 그 어떤 별도 품고 있지 않다. 하늘의 별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자연의 신비 또한 느끼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목표와 계획들로 꽉 차 있다.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성실하게 일한다. 삶을 지배하는
일상의 목표들은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살아있다고 해서 모두 ‘잘 사는 것’
은 아니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처럼 좋은 물질적 조건에서 살아남는다고 해서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삶의 목적’이 필요하다.

★ 삶의 목적

그렇다면 삶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성취한 위대한 업적만이
우리의 삶을 빛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처음 글자를 깨쳤을 때의 기쁨, 두려움을
이겨내고 혼자 여행을 시작했을 때의 뿌듯함,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열심히 공부해
간절히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을 때의 희열 등 우리가 경험한 다양한 일들을 하나로
묶어 일관성 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결국 죽음의 순간에
되돌아보며 그런대로 잘 살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삶의 목적은 내가 존재해야 할 이유이자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방황하고 휘청거릴 때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 삶은 자신의 예술작품

우리가 매일매일 부딪치는 삶의 문제들 속에서 궁극적인 목적을 찾아내는 것이
예술이며, 다른 한편으로 수많은 난관과 문제를 만나도 삶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는 예술, 즉 ‘실존의 예술, art vivendi’이다.

2500년 전의 고대 그리스 사회와 첨단 과학 기술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현대사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에는
큰 차이가 없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성과 감성 사이를 오가며 판단하고,
평화와 전쟁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으며,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의무
간의 갈등은 여지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니체는 말했다.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
니체의 이 말처럼,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자신만의 ‘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어떻게’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삶의 방법’과 ‘실존의 예술’은 자신만의 삶의 목적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삶의 여러 분야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균형을 찾는다. 조화로운 삶의 과정은 그 자체가 균형이다.
목적에 대한 성찰과 목적을 실현하는 방법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잘 살고 있다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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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니체 철학의 한국 대표 철학자인 이진우교수님의 글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전에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책에서 2번 정도 이교수님의 글을 소개한 적이
있어 낯설지 않긴 합니다.

저자는 현 시대뿐 아니라 과거 2500년 전의 그리스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지금과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팡지팡
하고 전쟁과 평화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의무 간의 갈등도
계속된다고 합니다.
아마 2500년 전이 아니라 2만 5천년 전, 아니 25만 년 전의 우리 선조들도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코로나 19라는 희대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패닉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허무하게 코로나에 무너지고 있고, 겨우 백신이 개발되어 희망의 빛이 살짝
비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인간의 욕망의 끝은 보이지 않고 현대에는 ‘더 많이’를 외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좌파, 우파로 나뉘어 갈등의 골은 더 깊어만 가고 있지요.

이러한 세태에 저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지금의 자신과 현실에 대한 철학적 사고
라고 강조합니다. 삶이란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니체는 ‘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낸다.’라고 했다 하지요.
단순히 나혼자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삶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저자는 삶이라는 것은 각 개인의 고유한 예술작품이라고 합니다.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목적과 삶의 형식을 보이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고유한 자신만의 궤적을 가지고 살아온 인생이기에 그 인생은 비로소 예술이
되는 것이지요.

지구가 태양과 너무 가까웠으면 물이 다 말라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고,
너무 멀었어도 물이 다 얼어서 생명체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인간의 삶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데,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균형감각이 반드시 삶에는 필요하다고 하고, 이는 올바른 삶의 목적, 올바른
삶의 철학이 뒷받침 될 때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고 그 사이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념이든 사상이든 어떤 인생사의 일들도 한쪽으로 치우친 극단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자연도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듯 삶도 균형을 찾는 것이 가장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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