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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수업> 문기영

by 해헌 서재

<홍차 수업> 문기영

강 일 송

오늘은 그동안 주제와는 좀 다르게 홍차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홍차 하면 영국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차의 원산지는 중국이지요.
전 세계적인 소비량도 엄청나서 물 다음으로 커피와 함께 많이 마시는
음료라고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홍차하면 고급이고 가까이 하기 어려운 음료라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입니다.

근래 들어서 근사한 홍차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커피숖에서도 차의 메뉴
가 빠지지 않아서 훨씬 예전보다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한 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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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나무 품종
1) 카멜리아 시넨시스 시넨시스 - 중국 소엽종
2) 카멜리아 시넨시스 아사미카 - 아삼 대엽종
3) 카멜리아 시넨시스 캄보디에니스

차의 종류는 녹차, 황차, 청차(우롱차), 백차, 홍차, 흑차(보이차)의
여섯 종류로 나누는 것이 중국에서 시작된 고전적인 분류법이다.
이 차들은 기본적으로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종명을 가진 차나무의
싹과 잎으로 만들어진다. (시넨시스는 라틴어로 중국을 뜻한다)

녹차나무가 따로 있고 홍차나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은 차를 마시기 시작한 지 거의 200년이
지나 1850년까지 녹차용 차나무와 홍차용 차나무가 따로 있는 줄로
오해했다.

단일 종의 차나무 잎으로 만들지만 여섯 종류의 다른 차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찻잎을 완성된 찻잎으로 변화시키는 가공 과정이 다르기 때문
이다. 찻잎의 어느 부분을 채엽하는가, 언제 채엽하는가, 산화 과정은
있는가 등등

우리나라 보성이나 하동에서 볼 수 있는 차나무는 거의 모두 소엽종
이다. 하동에도 수령이 약 1000년으로 추정되는 차나무가 있는데 그
키가 4미터가 넘는다.

일반적으로 아삼종으로는 홍차를, 중국종으로는 녹차를 만들었을 때
맛과 향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요즘은 아삼종과 중국종의 교배종을 비롯
하여 수많은 하위 품종이 존재한다.

⚫ 산화(oxidation)
여러 가지 가공법 중 가장 두드러긴 차이는 산화 정도에 있다.
여섯 종류의 차의 구분은 본질적으로 산화의 차이에 의한다.
즉 비산화차인 녹차를 시작으로 백차, 황차, 그리고 부분산화차(혹은 반
산화차)인 청차 순으로 산화도가 높아져 완전 산화차인 홍차에 이른다.

발효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발효가 아닌 산화가 맞다.
포도나 포도즙에 미생물이 개입해 화학적 변화를 통해 포도주로 변하는 것이
발효이며, 산화는 산화효소가 산소와 접촉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사과를 깎아놓았을 때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산화다.

찻잎에 있는 산화효소가 일정한 작용에 의해 산소에 노출됨으로써 역시
찻잎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을 산화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친 결과
차가 만들어진다. 다만 보이차는 예외로 발효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는 살청(fixation)을 거친다. 새로 딴 찻잎을 뜨거운 증기를 쏘이거나
뜨거운 솥에서 덖거나 하여 찻잎 속에 있는 폴리페놀 산화효소를 불활성
화 시키는 것, 즉 죽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흘러도 찻잎의
녹색이 변함없이 유지된다.

⚫ 차의 기원
역사가 기록되기 전, 차나무는 인도북동부 아삼, 중국 운남성,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의 경계의 산악지에 자라고 소비되었을 거라 추정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오랫동안 토착 차나무의 발생지로 여겨져 왔고,
운남성 북쪽 쓰촨성이 최초의 다원의 탄생지인 것은 사실로 되어있다.

처음 차는 불교와 같이 확산이 되었다고 한다. 스님들이 차나무를 재배
했고 절의 살림살이를 위해서도 차를 팔았다.
당나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차는 이제 약재 목적외에도 독립된 음료로서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예술과 문화가 꽃피웠던 시기이고 복식과 생활용품에도 사치
스러움이 추구되었다. 차음용도 상류사회의 소비와 여유로움의 방편
이었다고 한다.
당나라 시대에는 차를 끓였고, 송나라 시대에는 차를 휘저어 마셨다.
명나라때부터는 오늘날 익숙한 차 우리는 법이 유행을 했다.
차 형태도 잎차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전해졌다.

⚫ 홍차, 유럽에 전해지다
아시아와의 무역을 처음으로 열은 것은 포르투갈이었다. 희망봉을 돌아
대항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시아에서 비싼 향신료를 베네치아나
오스만 투르크를 통해 들여오는 것보다 직접 대항해를 통해 싸게 구입
하려는 욕구에서였다.

이후 네덜란드가 1596년 인도네시아 반탐에 무역기지를 세우고, 일본까지
진출을 한다. 이 과정에서 차를 알게 되었고 1610년 차가 처음으로 유럽에
수출된다.

영국에서의 홍차에 대한 기록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641년 이후 음용이
된 듯하다. 영국은 네덜란드를 통해 차를 들여왔는데, 영국에서 차는
엄청난 사치품이었다.
이후 점차 수입이 늘면서 18세기 말경에는 아주 가난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국민이 식사 시간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품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영국인 모두가 즐겁게 부담없는 가격으로 차를 마시게 된 것은
영국인이 인도에서 직접 홍차를 생산하게 되는 아삼의 시대가 열리면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애프터눈 티”라는 문화가 생겨났다.


◉ 홍차의 역사를 쓴 브랜드들

★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포트넘 앤 메이슨은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홍차브랜드이다. 왕실에 납품할
정도로 최고 품질의 홍차를 만들고 있다. 즉 “여왕의 홍차”인 것이다.
1707년 대여업을 하던 휴 메이슨과 궁전에서 근무하던 윌리엄 포트넘이 함께
식료품과 차를 취급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회사는 탄생했다.

그 당시 너무나 비싸고 귀한 홍차라 위조차와 밀수차가 범람했는데, 포트념 앤
메이슨은 이런 환경에서도 훌륭한 품질의 순수한 차를 공급을 하였고, 이런
신용으로 최고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영국 왕실과의 거래를 지속했다.

★ 해러즈(Harrods)
해러즈 홍차는 영국 최고의 백화점인 해러즈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 백화점 설립자인 찰스 해러즈 자신이 차상인이었다.
전 세계의 훌륭한 다원들은 해러즈에게 차를 공급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여
해러즈는 오랜 명성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
특히 해러즈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는 출시된지 50년이 넘는 최고의 홍차다.

★ 트와이닝(Twinings)
트와이닝은 포트넘 앤 메이슨이나 해러즈와는 달리 대중을 상대로 한 판매
전략을 사용한다. 런던의 차 판매상이었던 젊은 토머스 트와이닝은 1717년
차 전문점, 골든 라이언을 만듭니다.
이 골든 라이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처음으로 여성들이 직접 와서
차를 고를 수 있는 매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커피하우스는 여성들이 출입 금지지역이었기에, 남자들은 브랜디와 커피를 주로
바깥에서 마시고 여성들은 집에서 차를 마셨다합니다.

★ 마리아쥬 프레르(Mariage Freres)
마리아쥬 프레르는 마르코 폴로, 웨딩 임페리얼, 얼 그레이 프렌치 블루 등
멋진 이름의 가향차로 유명하다.
원래 홍차의 나라는 영국이지만, 프랑스는 1600년대에 영국보다 홍차를 먼저
알았었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이후 귀족의 기호라는 이유로 차는 프랑스에서
주류 음료가 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파리를 홍차의 도시로 격상시킨 것은 1980년대부터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 마리아쥬 프레르의 공헌이 크다.
600개가 넘는 홍차의 리스트에는 다양함과 화려함, 이국적인 분위기로
수많은 홍차 애호가들을 매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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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홍차에 대한 글만 보아도 홍차의 향이 글에서 배여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홍차는 녹차와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문화는 동양에서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다도
와 일본다도가 형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럽으로 가서는 영국에서 홍차문화를 꽃피웠지요.

녹차와 홍차의 뚜렷한 구별점인 산화에 대한 이야기도 보았습니다.
차를 배에 싣고 유럽으로 가는 중에 홍차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이미 중국에서 홍차를 만들어 갔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주로 녹차문화인데, 지금도 지리산에서 개인적으로 다원을 운영하는
분들은 덖는 방식으로 픽세이션(살청)을 합니다.
우리나라 하동지역의 지리산일대에는 야생녹차가 존재였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의 차문화는 당나라를 통해 유입이 되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차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포트넘 앤 메이슨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와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 폴로를 좋아하는데요, 여러분도 서촌이나 북촌의 운치 있는
홍차 전문점에서 향기로운 홍차 한잔 하는 여유를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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