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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사회 변화의 욕망을 끓이다.>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 中

by 해헌 서재

<커피, 사회 변화의 욕망을 끓이다.> 아사프 바르-투라
---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 中

강 일 송

오늘은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 책의 내용을 연이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 번 편에서는 커피와의 관계된 철학 중, 중용의 덕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
보았었습니다.

오늘은 사회 변화의 토론의 장, 공론이 일어나는 곳으로서의 커피하우스에 대한
내용을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시카고 로욜라 대학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하였으며, 그의 주 관심영역은
기술철학, 정치철학, 공공영역이라 합니다.

한 번 내용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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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이 커피하우스에 오는 까닭은 둘 중 하나다.
(관광객이라면) 화장실을 찾는 것이거나, (관광객이 아니라면) 와이파이를 찾는
것이다. 원래 커피하우스는 수백 년 전 정치적 저항과 토론의 장소로 시작했다.
보스턴 차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이 영국 정부에 저항하기 위해 모인 곳도
커피하우스였다. 지적 비판의 중심지로서 활발한 토론의 보금자리였던 것이다.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12년 런던에 생겼다고 한다. 파리에 커피하우스가
등장한 것은 20년 뒤였다. 이런 최초의 시작은 하버마스가 “커피하우스의 황금
시대“라고 일컬은 것, 곧 1680년에서 1730년 사이에 프랑스와 영국에서 일었던
현상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커피 열풍은 전염병처럼 퍼졌다. 18세기의 첫 10년 동안 런던에는 3천
개가 넘는 커피하우스가 새로 생겨났다. 이곳은 상류 계급과 신흥 부르주아 상인
과 지식인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는 장소가 되었다. 또한 장인과 소매상인들을
비롯한 중류 계급도 폭넓게 드나들면서 공개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던 사회적
공간이었다.
문학과 예술작품들로 촉발된 비판적 논쟁은 순식간에 각종 경제와 정치 문제로
확대되었다. 이런 현상이 널리 퍼져나가자, 1670년대 영국 정부는 커피하우스의
토론이 “끓여낸” 위험에 맞서는 공식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이런 영국 정부의 성명 중 하나를 인용한다.

“사람들은 자유를 함부로 휘두르면서, 커피하우스에서뿐만 아니라 공적이든
사적이든 온갖 모임에서,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비방하고, 국왕폐하와
선량한 온 백성의 마음속에 시기와 불만이 싹트고 자라도록 선동하면서, 국가의
운영 방식을 감시하고 모욕해왔다.“

1675년 12월 29일, 찰스 2세는 커피하우스들이 왕실을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미
는 장소라고 주장하며 <커피하우스 금지 포고문>을 공포하기에 이르렀다.

“공론장(public sphere)”이란 예전에는 국가의 인가를 받아 설치되는 곳이었으나
커피하우스는 개인들이 함께 모여서 공중(公衆)을 형성하는 곳이 되었다.
이렇게 새롭게 창출된 공간은 카페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든 사회적 신분을
동일시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그 공간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은
가장 훌륭한 주장을 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커피의 맛이 얼마나 좋은지 보다는 사회가 얼마나 공정한지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

오늘날 미국인의 50% 이상이 날마다 커피를 마시며,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4억 잔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임이
틀림없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옛날에 차를 소금물에 타서 마시는 이상한
습관이 있어서 차 맛을 잃었다고 한다. 이것은 1773년 영국에 반대하던 운동가
수십 명이 홍차가 가득 담긴 상자 수백 개를 보스턴 항의 바닷물 속으로 던져
버린 그 유명한 보스턴 차 사건 이후이다.

영국이 식민지 미국에 부당한 홍차 세금을 부과하는 처벌 조치를 취하려고 하자,
커피는 이제 단순한 선호 음료를 넘어 애국 음료가 되었다.
실제로 대륙회의(미국 독립 전후하여 북미 각 주 대표자들의 회의)는 영국의
홍차 과세에 항의하기 위해 커피를 “국가 음료”로 선언했다.

“그린 드래건 인 태번 앤드 커피하우스, Green Dragon Inn, Tavern and
coffeehouse)“가 보스턴 차 사건을 모의한 사람들의 정기적인 모임 장소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커피하우스에서 영국을 타도할 계획을 세우는 것 말고
미국인의 애국심을 표현할 더 좋은 방법이 과연 무엇이었겠는가!

물론 커피하우스가 급진적인 정치와 혁명의 중심이 된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었다.
커피는 유럽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급속히 퍼져나가는
이 현상에 반대하는 사람들, 특히 가톨릭 교회 사람들은 커피를 “악마의 음료”
라고 불렀다. 커피가 이슬람 국가들을 거쳐 유럽에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커피 논란이 너무 커지자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중재 요청을 받고 커피를 맛본 뒤
이것을 마셔도 된다고 승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몰몬교 신도들은
커피를 삼간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같은 유럽 나라의 대도시
에서는 커피하우스가 빠르게 사회 활동과 의사소통의 중심지가 되기 시작했다.
파리의 경우에는 많은 지식인들과 계몽 운동의 후예들이 이 흥미진진한 새
시설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이 도시가 카페 사회로 알려지게 되었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하루에 커피를 50잔에서 100잔까지 마셨다고 한다.
파리의 명소는 열띤 토론이 벌어졌던 카페 드 푸아(Cafe de Foy)였다.
1789년 7월 14일, 이 커피하우스에서 나온 일단의 프랑스 혁명가들이 바스티유
감옥으로 돌진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커피하우스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사회와 정치 활동의 중심이 아닌
듯하다. 카페 업계는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커피는 거대 사업
이며,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상품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엄청나다.
많은 사람들에게 카페는 그저 제품을 사서 나가는 상점이다. 커피를 담는 우아한
용기는 종이컵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이전의 “상호작용의 장소”에서 “공동 고립의 장소”가 되었다.
함께 있지만 혼자인 공간, 세속을 떠난 자신의 작은 열반의 세계를 누군가 침입
하는 상황에 대비해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가상 공간을 응시하며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
이것을 집(커피하우스)이라 해야 할까, 가게(커피숍)라고 해야 할까?
이것은 공론장일까, 사적 영역일까?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가 공과 사의 구분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커피숍의 소파에 기대어 무선 인터넷과 전화가 편리하게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자기 집 또는 직장에 있는 듯 편안함을 느낀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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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론장으로서의 커피하우스 이야기를 한 번 보았습니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다양한 교류와 토론, 의견 교환이
일어나기 마련일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독립운동, 프랑스 혁명 등이 커피하우스란 공간에서 잉태를 하였고
영국도 국왕의 명령에 의해 커피하우스 금지 포고문이 내려진 것을 보면 사회비판
, 정부비판의 장으로서 역할이 아주 컸던 모양입니다.

커피하우스를 통해, 신흥부르주아와 중류계급들이 사회 참여의 길을 얻게 되었고,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인해 커피가 미국의 국민음료가 된 것은 흥미롭습니다.
공론장에서는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주장을 전개한 사람이라
는 것과 커피가 얼마나 맛있는 지보다, 얼마나 사회가 공정한 가에 관심이 많았
다는 것은 단순히 커피하우스가 커피만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오늘날 그 시대의 커피하우스의 역할은 어느덧 인터넷 가상공간의 SNS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종교개혁이 성공한 것도 인쇄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 핵심이었다면, 현대의 모든 공론과 논의, 여론의 형성은
SNS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형상입니다.

저자의 말 중 “현대의 커피하우스는 ‘공동 고립의 장소’가 되었다. 함께 있지만
혼자인 공간, 세속을 떠난 자신의 작은 열반의 세계를 누군가 침입하는 상황에
대비해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가상공간을 응시하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

지금 현대의 가장 핫플레이스인 스타벅스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저자는 이곳을 <공동 고립의 장소>라고 에지있게 분석하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에 있어서 <커피>는 참 대단한 존재이고, 어디서나 영향을 주는 불가분의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향긋한 커피 한 잔 드시면서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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