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에서 피어난 철학의 향연
<동양 철학 에세이> 김교빈, 이현구
- 혼란 속에서 피어난 철학의 향연
강 일 송
오늘은 동양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동양 철학이란
넓게는 중국, 한국, 일본의 철학을 말하고, 좁은 의미로는 중국의 철학
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김교빈(1953~) 교수와 이현구(1957~) 교수인데, 김교수는 성균관
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호서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현구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부 초빙교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전임 연구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철학의 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설명과 각 사상가들,
공자부터 묵자, 노자 등 각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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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철학이란
공자를 알면 공자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과 그가 바라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노자나 장자, 한비자나 묵자를 알면 또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기원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길었습니다. 550년에 걸친 긴 혼란기를 온
몸으로 겪으면서 그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때의
사상가들의 모습을 ‘제자백가’ 혹은 ‘백가쟁명’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사상 속에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논리와 함께 강한
실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춘추전국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우면서도 사상적으로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입니다.
오늘 우리는 문화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서구 문화를
보더라도 기독교 문화의 주변부로 밀려 있던 북유럽 켈트의 문화가 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반지의 제왕>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 자신도 서구 중심의 문화에 대한 반성을 동양문화에 대한 주목으로 이어
가고 있고, 그동안 관심 밖에 있던 이슬람 문화나 인도 문화에 눈길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지역의 문화란 그 지역의 종교와 사상이 겉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따라서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질이 되는 사상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성인(聖人)이란 무엇일까요? 성인은 동양의 이상적 인간형입니다. 하지만
결코 현실을 벗어난 존재는 아닙니다. 성(聖)은 귀 이(耳)와 입 구(口)와 임금
왕(王)을 합친 글자입니다. 글자 그대로 입과 귀를 가진 사람이 임금 노릇을
한다는 뜻입니다. 정말 귀다운 귀와 입다운 입을 가진 사람은 남을 지도하고
다스릴 만합니다. 동양 고대의 성인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동양에는 철학이란 용어가 없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철학이라고 번역한
필로소피(philosophy)는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동양의 사유들은 도를
깨닫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철학이 아니라 도학
이라고 했어야 합니다. 동양에서 도를 깨치는 데 필요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수양을 통한 덕(德)이었습니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보다 어진 사람을 높였던
것입니다.
◉ 현대인은 철부지
우리 선조들은 24절기를 모르면 ‘철부지’라고 했습니다.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모른다는 말입니다.
씨를 뿌려야 할 때인지 추수를 해야 할 때인지, 채소밭을 갈아야 할 때인지,
김장을 담가야 할 때인지를 모른다는 말입니다.
‘철을 모른다’는 말은 때를 모른다는 의미에서 때와 장소를 모른다는 의미로
확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털옷을 입거나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으면
철부지가 되고, 말을 조심해야 할 자리에서 함부로 지껄이면 철부지 소리를
듣습니다. 아이들은 여름에 겨울 파카를 입으려고 하거나 겨울에 얇은 옷을
입고 나가려고 해서 부모랑 실랑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철부지라고 합니다.
이야기하다보니 우리들 중에도 철부지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쌀밥을
먹으면서도 벼를 만져 볼 기회가 적습니다. 지금 농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지금이 어느 철인지 생각할 필요도 별로 느끼지 않습니다.
요즘은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습니다. 난방 장치가 잘 된 차로 이동하고
난방이 잘 된 사무실에서 일하기 때문이지요. 여름엔 반대입니다. 냉방이
너무 잘 되어 오히려 긴팔을 입어야 할 때도 있지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우리가 하는 일에는 특별한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는 분명 옛사람들과 다르게 살고 있습니다.
이른바 ‘현대’에 살고 있습니다.
◉ 문화 전통이라는 것
지금 우리가 쓰는 달력은 ‘그레고리력’입니다. 이것은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 때 실제 천체와 10일이나 차이가 나는 기존의 ‘율리우스력’
이 갖고 있던 문제점을 고치면서 새로운 윤년법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 새로운 윤년법으로 달력은 앞으로 몇천 년을 써도 계절과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해졌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본다면 불합리하고 부정확
한 면이 있습니다.
1954년 7월,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연합 경제사회 이사회에는 새로운
‘세계력’에 대한 60개국 정부의 의견을 받아 보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세계력 안은 20세기 초에 독일인 폰 츠하르트가 제출했고, 1930년에 뉴욕의
엘리자베스 아켈리스라는 여성이 세계적인 운동으로 전개했습니다. 이 안은
고레고리력의 불리한 점을 개선한 것이었습니다.
매달 노동 일수가 일정하여 작업능률과 경비 계산이 간단해지고, 매년 매
계절의 요인이 일정해지는 편리함이 있었습니다.
이 안이 표결에 부쳐지자, 반대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서독 등
20개국, 조건부 찬성이 일본, 이탈리아 등 10개국, 무조건 찬성이 소련,
인도, 태국 등 10개국, 무응답 20개국 이었습니다.
동양 측은 거의 찬성이었지만 이 안은 결국 부결되었습니다.
반대한 나라들의 가장 큰 이유는 주(週)제도의 파괴였습니다. 유대교에서는
토요일을 안식일로 정하였고 일요일은 그리스도교의 주일이며, 금요일은
이슬람교의 집회일이어서 주 제도가 이미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력 운동은 요일의 질서를 중시하는 문화 전통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 동양 철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보통 동양이라는 말을 한국, 중국, 일본처럼 근대화 이전에 중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 문화와 다른 전통을 가진 인도를 동양에 포함시키는 데에
대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랍지역은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반대로 서구인들은 ‘동양(오리엔트)’이라고 할 때, 맨 먼저 아랍을 떠올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서를 나눈 기준이 지중해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동양은 정신적이고 서양은 물질적이다. 동양은 종합적이고,
서양은 분석적이다. 동양은 실천적이고 서양은 이론적이다. 동양은 윤리적
이고 서양은 주지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열거하면 할수록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는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구분 자체가 이분법적으로 제대로 된 실체를 규명하는 데
혼란을 줍니다.
철학은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현실을
인식하고 그 토대 위에서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문제
삼는 것은 동양철학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 공부를 통하여 우리의
정신을 단련합니다.
우리는 동양철학을 과거의 철학이나 골동품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또한
과거의 철학에 이 시대의 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오늘 이 책을 통해 동양 철학을 올바른 시각으로 만날 수 있고 이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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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동양 철학 에세이” 라는 책에서 각 사상가를 소개하는 각론보다는
전체적인 동양 철학의 의미와 그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총론적인 개념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동양 철학하면 왠지 좀 고리타분하다고 느끼거나 오래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기에 2500년전의 춘추전국시대가 현대의 상황
과 오버랩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춘추전국시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혼란스럽고 드라마틱한 시기
였습니다. 수많은 호걸영웅들이 명멸하였고 뛰어난 사상가들이 등장했습니다.
아마 평화롭고 무난한 시절이었으면 이처럼 뛰어난 사상들이 발전하지를
못하였을 겁니다.
서양은 철학자들을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하여 삶의 모범으로 삼았고,
동양은 성인군자라 하여 어진 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삶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철부지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습니다. 철을 모르는 사람은 자연의 이치를 모르고
때를 모르는 사람이였다 하지요. 하지만 현대인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모두가
철부지에 가깝습니다. 저만 해도 농산물의 씨뿌리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 등에
대한 깜깜 무식이거든요.
그레고리력을 세계력으로 바꾸려는 국제적인 운동이 무산된 것은 문화적인
변화의 거부때문이었네요. 각 종교에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유지하려는
문화는 어떤 편의성이나 간단성만을 가지고는 변화하기가 앞으로도 계속
힘들것으로 보입니다.
철학이 우리 인생의 중요한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는 학문이라면, 동양 철학도
그와 같은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철학은 용어가 어렵고 일반인들이 접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만, 마른
오징어처럼 처음에는 딱딱하지만 자꾸 씹을수록 진한 액이 배어나오는 감칠
맛이 있는 학문이라고도 할 것 같습니다.
동양철학에 대한 기본 개념과 정리가 잘 되어있는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