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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0. 2016

<도시의 탄생> P.D.스미스

<도시의 탄생> P.D.스미스
 
                              강 일 송
 
 
오늘은 도시에 대한 책을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산다고 합니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도시 거주자는 세계 인구의 3%에 불과했다고 하구요.
 
저자에 의하면, 인류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며 살아가고 도시를 건설하는 존재,
즉 “호모 우르바누스 Homo Urbanus" 이며, 도시는 인간이 상상하고 꿈꾸는
세계를 벽돌, 강철, 콘크리드, 유리로 구체화한 가장 위대한 창조물이라 합니다.
 
P.D 스미스는 유니버스티 칼리지 런던의 교수이자 유명 칼럼니스트인데, 그는
이 책을 도시에 관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교양서로 집필했다 합니다.
 
한번 내용을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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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라는 종의 입장에서 인간은 자연이 주는 것에 완전히 만족한 적이 없다.
스스로 환경을 만들며 살아왔다.
 
최초로 도시를 건설한 수메르인들은 메소포타미아 남쪽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비옥한 땅에서 살았다. 7000년전 최초의 도시 “에리두”가 건설되
었고 신화에 의하면 “마르두크”라는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들은 모든 꿈이 실현되는 곳이 도시라고 믿었다.
기원전 2000년경에는 이미 수메르인들의 90%는 우르(Ur)같은 도시에서 살았다.
 
그들은 최초로 도시건설이라는 실험에 착수하면서 흙벽돌로 완전히 새로운 인공
환경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은 바로 그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도시에서 가히 혁명적인 사회 및 도덕 질서를 만들어냈고 비로소 종족 내지 씨족
이라는 비도시적 구조에서 해방되었다. 도시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였다.
F.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닉 캐러웨이는 ‘세상의 온갖
미스터리와 아름다움이 담긴‘ 맨해튼 중심가의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 이제 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
 
지난 수천 년간 도시에 발을 처음 디딘 사람들은 그와 같은 기분을 느껴왔다.
고대 이집트 수도 “멤피스”에서나, 기원후 3세기경 “난징(南京)”의 성문을 통과하던
중국인이나, 1000년전 사람들로 북적이든 바그다드의 이슬람 순례자이거나, 20세기
초 뉴욕에 배로 도착하던 유럽의 이민자들 모두다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2500년전 그리스의 시인 “알카이오스”는 도시를 “기회와 비전이 있고 꿈이 이루어
지고 욕망이 충족되는 곳“이라며 찬양했다.
도시는 인류사의 풍요로운 보고이다. 심지어 새로 만들어지는 도시에서도 초기 도시
의 구조와 함께 “언덕위의 찬란한 도시”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엿볼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여전히 뿌리 깊은 연속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초창기 도시들은 진흙벽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집이 허물어져 평평해지면 다시
그 위에 새 집을 지었다. 수백년간 계속 거주하다보니, 도시의 지대가 점점 높아졌는
데 이는 도시의 나이와 중요성을 가늠하게 해 주었다.
1940년 고고학자들은 이라크의 텔 아부 샤흐라인을 발굴하면서 겹겹이 18층을 파고
들어가 비로소 모래언덕이 나왔고 그 위에 오두막과 같은 건축물을 발견했다.
이 건축물은 햇볕에 구워 만든 벽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6800년 정도 되어보였다.
고고학자들은 그 건물이 최초로 만들어진 도시 에리두의 가장 신성한 신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메르인들은 기원전 5500년전부터 3500년까지 2000년 이상 도시들을 발전시켰고
사실 도시의 뿌리는 더 거슬러 올라가 신석기 시대까지 간다는 것을 고고학자들이
밝혀냈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식량생산이 늘어나 전문적인 장인들이 먹고살 수 있을만큼
잉여 농산물이 비축되면서 마을은 점차 새로운 유형의 사회로 발전해갔다.
 
요르단강 계곡의 오아시스 도시 “예리코”에는 1만1100년 전쯤부터 계절에 따라 사람
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기원전 8500년부터 6000년 사이에 사람들이 그
곳에 영구적으로 거주하면서 도랑과 3.6미터의 석벽이 방어용으로 건설되었다.
<구약성서> 여호수아 편에 따르면, 여호수아와 그를 따르는 이스라엘인들이 예리코
의 석벽을 파괴했다고 추정된다.
이러한 신석기 시대 도시는 터키의 “차탈회위크”에서도 발견이 된다.
 
이처럼 신석기 시대에 여린 도시 싹들이 자라나 결국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 도시
혁명으로 꽃피우게 되었다. 기원전 3500년 이후 메소포타미아 기후는 좀 더 서늘
해졌고 건조해졌다. 남부에서는 비옥한 땅으로부터 밀, 보리, 대추 같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하고 여러차례 수확으로 식량이 풍부해졌다.
기원전 3200년에 이르러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농업지대가 되
었고 바로 그런 조건 덕에 타지역보다 먼저 도시가 생겨났다.
 
문자도 기원전 3500년경 “우르크”에서 발명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
“길가메시”가 이 시기에 우르크를 통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후가 점점 더 건조해지면서 수메르의 농부들은 관개시설을 통해
물을 확보해야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지역 땅은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염분이 축적되었고 처음엔 염분에 강한 보리를 재배했으나 그조차 곧 시들어
죽어버렸다.
도시문명의 발상지는 최초로 맞이한 환경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현재 태양이 작열하는 이곳에는 고대 건축물 잔해가 쌓여
생긴 흙먼지 언덕만 흩어져 한때 위대했던 도시문명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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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도시의 탄생 역사에 대한 글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그 말만 들어도 역동적이고 세련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장소라는 느낌이 밀려옵니다.
 
예전에 도시는 성벽으로 요새화되어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였는데,
화포가 등장한 이후 성벽은 속절없이 무너졌지요.
지난 번 언급한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도 1000년 이상 철옹성이었지만
오스만투르크의 요새파괴용 대포로 그 생명이 다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도시도 여타 모든 만물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고 일부의 대도시들은 1000년이상 유지되어 오기도 합니다.
 
최초의 도시들이 사막화되어 가는 환경의 변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것을
보면서, 현대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반복됨을 유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점차 물부족이 현실화되어 갈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는데, 미국의
캘리포니아가 심각한 물부족을 겪고 있고, 우리나라도 충청도가 최근 가뭄의 고통
을 당하고 있지요.
 
또한 앞으로도 더욱 도시로의 인구집중화는 세계적으로 더 진행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더 두드러져서 앞으로 현재 중국 인구의 절반이 도시로 향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중국 전체 인구의 70%와 아프리카 인도 인구의 반 가까이가
도시거주자가 된다고 하네요.
 
도시인구내에서의 빈부격차, 환경문제 등이 현대 도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데,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도시가 이러한 난제를 잘 극복하고 미래 인류의
행복과 복지의 굳건한 토대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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