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련
< 르네상스, 빛과 꽃의 세기 >, 민혜련
강 일 송
오늘은 르네상스에 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중세의 긴 암흑기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문명
의 재인식과 재수용을 통한 문예부흥 운동이 “르네상스”입니다.
신(神) 중심의 종교적인 사고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변환되는
이 시기는, 그 발단이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정신을 수호하기 위해
시작된 십자군 전쟁을 통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오리엔트로 진격해 간 그들은, 믿을 수 없이 유연한 사고의 이슬람
세계를 접하고, 그들을 통해서 남아있던 고대 문명의 흔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십자군전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룬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에서 새로운 엘리트 집단이 형성이 되고, 동로마
의 몰락으로 이탈리아반도로 몰려든 비잔틴의 학자들, 아랍세계에서
고대의 학문과 실용과학을 접한 학자와 모험가들, 예술가들이 인간에
대한 자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르네상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피렌체에서는, 상인, 수공업,
금융의 신흥부자들이 부르주아 계층으로 떠오르고, 14세기에 그 유명한
메디치가문이 정권을 잡으며 비약적으로 발전을 하는데, 전 유럽을
직물공업과 은행업으로 석권하며 벌어들인 돈으로 아낌없이 예술에
투자를 하여, 유명의 학자들 예술가를 불러들여 플라톤을 연구하는
“아카데미 플라토니카”를 창설하여 고대 아테네에 있었던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를 부활시킵니다.
조금 다른 방면에서 르네상스를 보자면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한 3대 발명품이, “종이, 화약, 나침반” 인데
놀라운 사실은 이 3가지가 모두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로마가 멸망한 후 서유럽이 신의 세계에 매달려 과학, 기술에 관심이
없었는데, 고대의 자연철학을 물려받은 곳은 오히려 이슬람제국이었
습니다. 아랍인들의 실용정신은 그리스의 자연철학을 과학으로 발전
시키게 되었고, 아랍인들을 통해서 중국의 발명품들이 유럽으로
전해지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는 르네상스를 통해서 많은 역사적 사실과 자료
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뿐 아니라, 현대를 “물신(物神)”이라는
새로운 중세로 가정하고 자본주의에 매몰되어, 인간의 정신과
순수예술의 퇴색이 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중세의 마지막 시대와 유사하다고 보면서, 결국은 둑이 무너
지며 인간정신이 새로운 자각으로 일어났던 르네상스를 이 시대에
재현하는 꿈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역사는 파동과 같아서 올라가고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이 온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물질에 대한 의존은
점점 더 증대하고, 인간의 정신은 나약하고 빈약해져만 가는
이 시대에 이 책은 독자를 한번 조용히 사색하게 해주는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