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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

<클래식 여행> 금난새

by 해헌 서재

<클래식 여행> 금난새


강 일 송


오늘은 음악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이 있지만 그중

에서도 “클래식”음악인데요, 클래식 음악하면 어렵다, 특별한 사람들이 듣는 음악

이다, 지루하다 등등의 반응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저자 금난새씨는 아주 편안하고 친근하게 독자들을 클래식

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금난새(1947~)씨는 서울대 음대 작곡가를 졸업하고 베를린 음대에 유학을 하였고

라벤슈타인에게서 사사를 받습니다. 1977년 세계 최고 명성의 카라얀 콩쿨에서

입상하였고, KBS교향악단, 수원시향의 지휘를 맡아 활약을 하였습니다.

연주회 때마다 파격적인 진행으로 클래식 음악회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대중과 친화적인 음악가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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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래 전부터 클래식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 애써왔습니다.

기존의 연주회처럼 음악만 연주하지 않고 작곡가와 음악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도 들려주고 연주에 앞서 곡의 일부를 들려주면서 “이런 부분은 이렇게

상상해 보세요” 라고 해설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클래식에 관해 갖고 있는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클래식에 대해서 몇 가지 편견이 있는데요, 이를테면 클래식 음악은

고급이고 대중음악은 질이 낮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교양 있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으면 교양 없는 사람이다. 클래식 음악은 비싸고 좋은 오디오로 들어야

한다.는 식의 근거 없는 소문입니다.


◉ 클래식 음악은 서양음악을 뜻한다?

우리는 흔히 대중음악과 구분하는 뜻으로 클래식 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클래식은 고대 로마의 계급을 나타내던 라틴어에서 비롯된 말로 ‘잘 정돈된,

품위 있는, 영구적이며 모범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 로마시민은 6계급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그 최상급을 ‘클라시쿠스(Classicus)’

라고 하였고, 그 말을 따라서 예술상의 최고 걸작을 ‘고전(classic)’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원래 음악에서는 대략 바흐가 사망한 1750년부터 베토벤이 사망한 1827년까지의

기간 동안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등의 음악가들이 만든 음악을 뜻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클래식이란 말은 조금 다르게 의미하는데, 원래의 고전파 음악을

포함한 더 넓은 의미, 즉 17세기부터 19세기 말까지의 음악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고전파 음악이 이후의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인데,

고전파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낭만파, 국민악파 등 19세기 말까지의 서양

음악을 통틀어 고전 음악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 클래식은 어렵다?

클래식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너무 어렵다, 노래 가사

가 없는데다가 곡이 너무 길어 지루하고 제목도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클래식은 결코 어려운 음악도 아니고, 아무나 들을 수 없는 음악은 더더욱

아닙니다. 약간의 준비만 갖춘다면 누구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음악인 것입니다.

가요나 팝송은 그냥 들으면 되는데, 클래식은 준비가 필요한 이유는 클래식 음악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백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취향이나 유행이 많이 바뀌었지요.

거기다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음악이기 때문에 클래식

을 즐기기 위해서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 시대의 분위기나 작곡가들의 사회적 지위, 생활, 악기나 음악의 발달 정도를

알아둔다면 한층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고전음악이 만들어질 시기에는 음악의 형식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으므로

그런 형식들을 이해하는 것은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클래식은 룰을 알고 즐기는 야구 게임과도 같다”

야구는 게임의 룰을 알고 보면 흥미진진한 재미있는 스포츠입니다.

클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공부하고 들으면 음악이 주는 환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겁니다.


◉ 클래식만이 고급 음악이다?

클래식은 고급이고 다른 음악은 저급한 음악일까요?

아닙니다. 클래식 음악은 수많은 음악 중의 한 종류일 뿐입니다.

원시 시대 사냥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부르던 노래, 아프리카

원주민의 북소리, 최첨단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까지 수많은 음악이 존재하고 사라

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음악에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요? 음악은 그 시대 그 나라에서

가장 알맞은 음악으로 발전한 것이기에 누구도 점수를 매길 수 없습니다.

클래식 음악이나 대중음악이나 국악 등, 서로의 우열을 가리려하기 보다는 나름의

개성과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충분히 즐기려는 태도가 더 바람직하고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클래식을 권하는 이유

클래식 음악이 특별히 고급스러운 것도 아니고, 현대인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것도 아니라면 왜 모두들 클래식 음악을 중요하게 여기는 걸까요?

왜 수백 년 전의 음악이 오늘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연주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그 몇 세기 동안 만들어진 음악의 성격 때문일 것입니다.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있은 시기입니다.

음악에서도 종교 음악의 시대가 끝나고 인간을 위한 음악의 시대가 열렸고

여기에 악기의 발명, 화성법의 발달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되고,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 천재 음악가들까지 줄줄이 탄생함으로써 그 어느 시대

보다 완성도 높은 음악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시대를 일컬어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미의 최대치를 실현한

시대라고도 합니다. 형식미와 내용이 균형을 이루고 좀 더 조화로운 음악에

도달한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시대의 음악은 시대와 민족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

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피라미드나 스핑크스같은 문화재와 같이 인류의 위대한 천재들이 만들어낸

인류의 유산인 것이지요.

따라서 클래식을 즐기는 것은 소중한 선조들의 유산을 지키고 계승하는 것이라고

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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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악 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에 대한 금난새씨의 알기 쉽고 자상한 해설

을 들어 보았습니다.

막연히 어렵기만 하고, 길고 지루하기도 하며, 이름도 복잡하고 뭔가 가까이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클래식 음악.

하지만 저자는 마치 옆에 앉아서 조곤조곤 설명하듯이 우리에게 왜 클래식 음악

이 중요하고 역사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말해줍니다.


클래식 음악은 고급스러운 음악이 아니라 조금만 준비를 하고 공부를 하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음악의 한 분야라고 설명합니다.

클래식의 어원도 말해주고, 인류문화 유산의 한 분야로서 의미도 이야기합니다.

대중 음악과 마찬가지로, 룰을 알고 보는 야구게임처럼 편안하게 즐기라고

조언합니다.


알면 보이게 됩니다. 음악회도 한 번씩 일부러 찾아가고, 음반도 하나 사서

보면 더 좋겠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에 가면 얼마든지 좋은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클래식 음악을 좀 더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겸 지휘자인 앙드레류(Andre Rieu, 1949~)의 연주실황을

하나 보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쇼스타코비치의 Second Waltz입니다. 연주자나 청중이나 하나가 되어 음악을

진정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지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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