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빅픽처
<저성장 시대의 생존 경제학> 선대인의 빅픽처
강 일 송
오늘은 경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현대는 바야흐로 “경제” 최우선 주의의 시대입니다. 모든 영역이 마치 경제
를 위해 존재하는 듯이, 그리고 모든 사람이 경제가 우선시 된 후 다음을
생각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고도성장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저성장의 시대를 지나고 있고 향후 더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이 더한
문제입니다. 금리도 예전에는 은행에만 넣어두어도 이자가 쑥쑥 늘어났지만
이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점차 제로 금리로 근접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를 마치고 귀국하여 서울시
정책전문관으로 활동하였고 현재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소장으로 있습니다.
지금의 내리막 경제시대에도 큰 그림(빅픽처)를 그릴 줄 알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
지금까지 우리는 한 번도 저금리 저성장 시대를 살아본 적이 없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금리가 최소 10%가 넘는 고금리 시대였고,
성장률 역시 오랫동안 10%대를 넘나들었다.
어떤 사업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고, 어디에 투자하든 크게 버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이후 5% 전후 수준을 보이던 금리는 이제 1.5%까지 떨어졌다.
경제성장률도 낮아졌고, 좋은 일자리 역시 사라졌으며, 소득은 거의 늘지 않았다.
복지는 여전히 취약한데 평균수명은 빠르게 늘고 있고, 오래 살아야 하는데
노후 준비는 잘 되어 있지 않다.
이 불안한 시대에 사람들은 정확한 현실 진단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직한
정보에 목말라 했고, 그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하지만 나는 재테크 요령을 알려주거나 투자상담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경제의 큰 그림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였고, 공공정책을 공부하였기에
경제 문제도 공공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일수록 경제의 큰 그림을 읽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대가들과 전문 기관들은 경제의 큰 흐름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금융선진국일수록 거시경제의 큰 흐름을 살펴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많다.
다들 알겠지만 국내 증권사에서 내놓는 리포트에는 매도 의견이 거의 없다.
경제의 큰 흐름을 이해하면, 세계 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어떻게 연동되어
움직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즉 각 산업의 연결고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러면 경제 예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달러와 유가의 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유가와 달러 가치는 연동해 움직이는데
그 이유는 뭘까.
원유는 기본적으로 달러로 거래된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가 올라
가는 것처럼, 달러가 많이 풀리면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 역시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달러가 강세면 달러로 표시되는 유가는 떨어진다.
같은 현상을 원유 공급자인 중동 산유국 입장에서 설명해 볼 수도 있다.
중동 산유국 입장에서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를 조금
낮춰도 이익이 난다.
반면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유가를 올려야 이익을 맞출 수 있다.
항공사의 주가도 유가에 영향을 받는데, 대한항공 주가는 대체로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오르고, 국제 유가가 올라가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인다.
유가는 국제 건설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떨어지고 마진율이 줄어들면서 중동은 과거처럼 돈이 풍족하지 않다.
사실 유가가 떨어지고 셰일오일 등으로 원유 생산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은
중동의 에너지 패권이 끝나가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어 우리 건설업계가 따내는 해외 수주 역시 빠르게 줄고 있다.
건설업계는 2000년대 중반까지 엄청난 수익을 내다가 2008년 금융위기가
오면서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지는 바람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수도권시장의 침체로 건설업계는 지방을 순회하며 분양시장을 끌어
올리고 해외 건설 수주로 버텨오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외 건설 수주의 대부분은 적자를 보기 쉬운 저가 수주여서 실제
완공 시점이 다가오면 건설업계 실적이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조금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지금, 이때다 싶은 업계는
사상 최대의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라도 분양해서 국내 주택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고는 무리한 해외 건설 수주로 인한 자금
난을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사상 최대의 분양 물량을 쏟아내며 겉으로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설업계의 실적과 주가가 그다지 상승하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권의 흐름까지 이해하는 게
필수사항이다. 금리, 환율, 유가 등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어려워 할 필요가 없다. 크게 4대 경제권의 큰 흐름만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4대 경제권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이다.
먼저 미국을 보자.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유동성이 증가
했다. 이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는 얘기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것처럼 돈을 마구
찍어내 그 돈으로 미국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 채권 가격은 올라갔다.
채권금리 역시 떨어지고 이와 연결된 각종 시장금리도 떨어지자 사람들은
이자 부담을 적게 지고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양적완화를 통해 늘어난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주택가격을 떠받쳤다.
그런데 이제 양적완화가 종료됐다. 아직은 그동안 풀었던 돈을 회수하지
않고 유지하는 단계지만 곧 돈을 회수할 흐름, 즉 미국이 금리를 조금씩
올리는 단계로 돌아설 것이다.
많은 이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지만, 사실은 이점도 있다.
미국의 실물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시장은 커지게 되어 있고 국내 수출 기업
에게는 분명한 플러스 요인다. 물론 그것만으로 과거 실적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겠지만 말이다.
어쨌건 미국은 양적완화라는 통화정책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금, 원유 등의 글로벌 가격이 하락하고, 신흥국의 높은 금리로 흘러
들어갔던 돈은 미국으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국을 보자.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세계의 실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한국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 경제에서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으며, 긍융시장이
발달한 다른 선진국처럼 실물경제 흐름과 연관성이 높지는 않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과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은행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주식투자 숫자도 전체 인구의 6.6%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인구 중 주식 투자 인구 비중이 낮은 한국(2014년 기준 약 10.1%)
보다도 더 낮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경제는 주식시장과 같은
자산시장 영역보다는 실물경제 영역에서 한국과 전 세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실물경제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지표인 노동자 임금
수준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떨어져도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가계 가처분
소득 및 소비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중국은 한국의 일방적인 수출대상국에서 벗어나 대등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제 중국사람들은 갤럭시가 아닌 화웨이나 샤오미폰을
사용한다. 또 현대, 기아차가 아닌 토종 SUV를 타기 시작했다.
철강,조선,해운 등은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상당한 품질 수준을 확보한
중국의 공세가 점점 더 세질 전망이다.
세 번째로 일본을 보자.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는 일본판 양적완화와 막대한 재정지출, 산업
구조개혁을 세 개의 축으로 하고 있다. 그 3대 축 가운데 양적완화가
일본의 경기부양에 가장 큰 효과를 미치고 있다.
일본이 돈을 엄청나게 푼 결과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환율은 상승했는데
이것이 바로 엔저현상이다. 이러니 수출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이 한국
보다 훨씬 유리해졌다.
일본의 기업들도 환율 상승만으로도 실적이 많이 좋아졌다. 몇 년 전 우리
대기업들이 누렸던 환율효과를 지금 일본 기업들이 더 많이 누리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엔화 환산 실적이 양적완화 직후 몇 분기 만에
60%나 상승했다.
반대로 한국 수출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미국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 3사와 일본의 도요타
혼다 등과의 경쟁에서 현대,기아차가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연합을 보자.
2015년 초부터 EU판 양적완화가 실시되어 유럽연합을 이끌어가는 기관차인
독일의 닥스지수가 엄청나게 뛰었다. 유동성장세가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 위기가 터지며 양적완화의 효과는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더해 ‘차이나 쇼크’와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충격에
독일 역시 휘둘렸다. 현재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당분간 금방 회복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EU는 우리에게 중국, 미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우리의 수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다시 한번 그리스 사태가 불거지면 EU권에서 국내에 들어온 투자자금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국투자자금이 빠져 나간다는 것은 원화를 파는 행위이므로 결국 원화가
약세를 띠어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또 자금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가격도 하락한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결국 시장금리도 상승한다.
----------------------------------------------
오늘은 경제의 큰 흐름을 살펴보는 책을 보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빅 픽처(Big Picture)'는 중의적(重意的)의미로 사용이 되었
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큰 그림을 뜻하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열 가지 키워드의
머리글자라고 합니다.
B - Bio, Health care 바이오 헬스케어
I - Interest Rate 금리
G - Green 녹색산업
P - Petroleum 석유
I - India 인도
C - China 중국
T - Tech Companies 기술기업
U - USA 미국
R - Risk 리스크
E - Exchange Rate 환율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조합의 글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처음부터
틀을 만들어 놓고 짜 맞춘 듯해서 이지요.
예를 들어 SMART 운동하면, Smile(스마일), Manner(예절), Admiration
(칭찬), Responsibility(책임), Together(공동체) 이런 식 말입니다.
삼성이 차세대 산업으로 바이오를 선정해서 제약과 의료기기 등에 최근 집중
하는 것을 보면 바이오헬스가 뜨긴 뜰 모양입니다. 갤럭시 노트5에 산소포화도
가 측정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고가의 의료장비가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구현이 되는 세상이니깐요.
여러분들도 위의 10가지 키워드는 한 번 가슴에 담아 두시기 바랍니다.
저성장기를 당분간 살아가야하는 이 시점에서 고성장기를 살아오면서 가졌던
여러 방식들과 마음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함을 책 읽는 내내 가졌습니다.
지난번 소개했던 “인구절벽이 온다”에서 나온 것처럼, 최고 출생수의 해이후
46년 뒤가 경제위기가 온다고 하는 내용을 떠올려 보면 2018년부터 우리나라는
눈에 띄게 경기하락이 지속될 전망이지요. 어디까지나 학자들의 통계학적인
예측일수도 있지만 앞으로 70-80년대와 같은 고성장의 시기는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여러 경제현상들에 대한 쉬운 설명을 곁들인 괜찮은 책으로 판단됩니다.
일독을 권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