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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3. 2016

<만들어진 전통>

에릭 홉스봄(1917~2012)

<만들어진 전통, The invention of Tradition>
                         에릭 홉스봄(1917~2012)
                                                                                       강 일 송

이번에는 우리의 상식적인 사고가 얼마나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책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저자는 에릭 홉스봄인데, 케임브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런던대학교에서
사회경제사 교수를 지낸 학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의 허구에 대해서
이 책에서 파헤치고 있습니다.

영국왕실에서 여왕의 화려한 마차행렬을 보면 마치 “천년의 전통”이 재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부분의 왕실행사는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사실을 알면 허망할 것입니다.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각양각색의 천으로 만든 킬트가 태곳적부터 입던 옷이
아니라 18,19세기에 “만들어진”것이라는 사실도 놀라웁지요.

홉수봄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새로운 국경일, 의례, 영웅이나 상징물이
대량으로 만들어진 “전통의 창조”가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게 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전통들이 역사적 사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정치적 의도에 의해 조작되고 통제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19세기말, 20세기 초인가 한다면, 이 시기는 유럽이 산업경제
로 바뀌고, 도시화가 되며, 국민국가가 등장하는 급변하는 사회였다는 점을 놓치면
안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안정을 필요로 하였고, 그것이 전통이 창조되어야
할 이유였다는 것입니다.   
또 이 시기는 선거민주주의가 확산되고 대중정치가 출현을 하여, 국가는 국민의
복종과 충성심을 확보하고 유지해야하며, 그들의 눈에 어떻게 하면 정당하게 비칠
것인가 고민해야 했고, 그 결과 대중과 연결하는 의례나 상징물을 필요로 하게 
되어, 전통의 창조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홉스봄 교수는 신생국이건 오랜 국가건 모두 오래된 과거를 요구하게 마련인데,
1870년 이후 유럽 각국은 몇 가지에 의해 충족하게 됩니다.

첫째, 초등교육의 발전으로 선진유럽국가들이 초등의무교육제를 도입하고, 자국의
역사와 국민적 전통을 아동들에게 주입을 합니다.
둘째, 공식의례의 발명입니다. 프랑스에서는 1880년 바스티유의 날이 국경일로
지정이 되었으며 <라 마르세예즈>가 국가로 지정됩니다.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50주년 행사가 거창하게 거행됩니다.
셋째는, 공공 기념물의 대량 생산으로, 수많은 유럽의 대도시를 장식하고 있는 동상과
건축물이 그 결과라고 합니다.

1870년과 1914년 사이에 태어난 “신생국”들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은 대체로
영국식 모델에 기초해서 국가의 수도를 정하고, 국기, 국가, 국경일 등을 제정하였고
영국은 1740년에 만들어진 영국의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
가 세계 최초의 국가(國歌)이기 때문입니다.
국기는 1789년의 프랑스 혁명 당시 나타난 삼색기가 선례가 되었다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하면, 국민국가 형성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전통의 창조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차이점들을 극복하고 
“상상된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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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현상이나 사물도 한번 뒤집거나 되짚어
보면 진실은 현실과 상당히 괴리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우리의 상식이, 국가나 권력에 의해서 조작되고 통제될 수도 있음을 알게되고
특히 초등 의무교육 등에 의해 주입된 지식은 엄청난 영향력이 있음도 보게
됩니다.
학문이란, 다시 바라보고, 물음표를 던지며, 나의 알고 있음을 회의함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우리 주위에도 이런 만들어진 전통이
나와 우리 주변을 지배해 온 것이 있을 터이고, 여기에 대해서 한번씩
고민하고 되짚어 보는 재미를 가져봤으면 하는 바램을 이 시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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