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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7. 2016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현대 자본주의의 대안을 숲에서 만나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모타니 고스케
-- 현대 자본주의의 대안을 숲에서 만나다.

                                                   강 일 송

오늘은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보완할 대체 수단으로서의 새로운
자본주의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시골마을 산촌에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친환경 산촌자본주의를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40만 부의 베스트셀러이고, 일본 신서대상(新書大賞)을 받았으며
도쿄대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 합니다.

저자인 모타니 고스케(1964~)는 동경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개발
은행에 입사하였으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학을 하였습니다.
주로 지역 진흥과 관련된 분야에서 연구,저작,강연을 하고 있으며, 정부의
공직을 다수 역임했다고 합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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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경제는 “자잘하게 절약하지 마라.  계속해서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해라.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을 올리면 된다. 규모를 키울수록
이익은 늘어난다. 그것이 바로 ‘풍요로움’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생활
방식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이 약 100년 전에 시작한 이러한 “상식”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침투했고, 그 뒤에는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어 갔다.
하지만 전 세계가 동일한 상식을 바탕으로 동일한 풍요로움을 추구하게
된 그 순간, 선진국이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경제상황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발상의 전환”이다.
결코 편리한 도시 생활을 버리고 시골생활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 100년 상식을 깨는 이야기를 스토리식으로 한 번 설명해 보겠다.

⚫ 열혈 사원으로 도시에서 근무하던 청년,  실은 회사도 맹렬한 경쟁을
겪고 있었다. 라이벌은 최근 매출을 늘리고 있는 신흥국의 기업이다.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시장에 내어 놓는다.
경쟁력의 비밀은 신흥국의 저렴한 임금이다.
그는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했다.

실의에 빠진 그는 시골로 돌아왔다.  괜찮은 일자리도 없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로 100% 무첨가 유기농 잼을 만드는 잼 공장에서 일하기로
했다. 월급은 이전의 10분의 1,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 잼 공장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이었다.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내고 있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여기서는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나무가 얼마든지 자라고 있어. 그런데 멀리 아랍에 있는 나라
에서 사온 석유나 천연가스 그리고 그것으로 만든 전기가 없으면 살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 말도 안 돼.“

청년은 아저씨들이 가르쳐 준대로 석유 드럼통을 개조한 “친환경 스토브”라는
것을 만들어 거기에 솥과 냄비를 올려 식사준비를 했다.  뒷산에서 주워온
잡목 5개로 하루치의 밥을 지을 수 있다. 광열비는 확실히 줄었다.
근처 할머니가 놀리고 있는 밭을 빌려서 채소농사도 시작했다.  채소는 거의
사지 않아도 외었다.

지갑에서 빠져 나가는 돈이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음식이 놀랄 정도로 맛있어졌다. 게다가 삶이 즐겁고 인간다워졌다.
도시에서 맹렬히 일하던 시절에는 직장을 제외하면 대화를 하는 사람은
편의점 직원 정도였다.   확실히 풍요로워졌다.
글로번 경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다”라고 포기했던 지출을
다시 검토하고 줄여 나간다면 “풍요로움”을 되찾을 수 있다.
이것이 “경제 100년의 상식”을 깨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초우량 국가
2009년 10월, 그리스에서 거액의 재정적자가 발각된 것을 계기로 유로 위기,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불똥이 튀며 유럽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다.
돈의 태풍이 휘몰아친 유럽의 한복판에서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오스트리아이다.
오스트리아 하면 모차르트나 슈베르트를 낳은 나라, 정도로 알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오스트리아는 실로 안정적인 초우량 국가이다.

그렇다면 인구 1,000만도 되지 않은 작은 나라인 오스트리아의 경제가
어떻게 이 정도까지 안정적일 수 있는 것일까? 그 비결은 바로 “산촌자본주의”
이다,  오스트리아는 나무의 철저한 활용을 통해서 경제 자립을 손에 넣으려는
시도를 국가차원에서 하고 있다.
국토는 홋카이도 정도의 크기로 산림면적은 일본의 약 15%에 지나지 않지만,
일본 전국에서 1년간 생산하는 양보다도 많은 양의 통나무를 생산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산림 선진국인 것이다.

4년에 한 번, 전 세계에서 온 시찰단이 오스트리아의 산촌을 방문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임업기계 전시회인 “오스트로포머”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산을 통째로 전시장으로 이용한다.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나무
자원을 활용하는 최첨단 기술들이 전시된다.
오스트리아도 불과 10년 전까지는 가스나 석유가 주력 에너지였다.

⚫ 산촌자본주의는 안전보장과 지역경제의 자립을 불러온다.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오스트리아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보장과 지역경제의
자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헌법에 “탈원전”을 명시한 드문 국가이다.
처음부터 원자력 발전소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1972년 오스트리아의
북동부 도시 츠벤텐도르프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했지만, 원전 반대
운동으로 한 번도 가동을 못하였다.
이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나서, 아예 헌법으로 금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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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의 경제체제로 밀접하게 살고 있는 자본주의의 또 다른 대안으로
서의 “산촌자본주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일본에서 초대형 베스트셀러이고 상도 많이 받은 책이군요.

지난 번 소개해 드린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한 현대 문명의 몰락에 대한
내용에서,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그로 인해 자연의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결국 인간들의 터전이 무너진다고 하였었지요.
오늘 말씀드린 “산촌자본주의”는 여기에 대한 해답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지었지만 한 번도 가동 못하고, 결국 헌법에서까지 원전을
금지해버린 작은 강대국 오스트리아와, 일본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가 갈수록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고, 그 주범이 경유
자동차에서 나온다고 하지요.  폭스바겐 자동차의 배출가스 조작과 그 이후
연일 기사에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기준 이상 높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만난 “산촌자본주의”에서 현재의 이러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그리고
끝없는 자본주의의 욕망에 대한 해결책을 어느 정도 발견한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서 열심히 일하고 삶의 모든 것을 바쳤던 청년이, 정리해고 된 후
산촌으로 들어가 그 곳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하고 풍요로움을 찾는다는
예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굳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호수” 통나무집
생활을 현대에서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마음가짐은 늘 가지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연을 극한으로 사용하고, 분에 넘치게 먹고 마시고,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생활양식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하고, 미래의
후손을 위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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