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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7. 2016

<나쁜 사마리아인들>1.

신자유주의와 한국

<나쁜 사마리아인들>1.  장하준
-- 신자유주의와 한국


                     강 일 송

오늘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제학자 “장하준”교수의 책을 한 번 보겠
습니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나온 지 10년 가까이 된 책이라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인 장하준(1963~)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3년에 뮈르달 상을, 2005년에는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에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
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서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장하준교수는 규제철폐와 민영화, 그리고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개방
을 화두로 삼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 책에서 통렬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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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끝난 지 8년 뒤인 1961년 한국의 연간 1인당 소득은 82달러로
당시 가나의 179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전쟁 당시 제조업
시설의 절반과 철도의 75%가 파괴되는 손실을 겪어야 했다.
1950년 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내부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밑 빠진 독”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이런 한국이 40년 후에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수출국가가 되었고, 부자
나라들의 모임인 OECD에 가입하였으며, 미국 특허청이 승인하는 특허의
수에 있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창의력이 풍부한” 나라가 되었다. 
또한 수명 관련 지표에서 본다면 한국은 아이티가 스위스가 된 것만큼의
진보를 이루어냈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한국이 “자유 시장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은 안정된 통화 가치와 작은 정부를 갖추고 민영 기업과 자유 무역을
토대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18세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와 그의 추종자들의 자유 경제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것으로 흔히 <신자유주의 경제학>으로 알려져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1960년대에 처음 출현하여 1980년 이후 
경제학의 지배적인 견해가 되었다.  18세기와 19세기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자유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의 능률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정부 개입은 수입제한을 통해서든, 독점의 형성을 통해서든 잠재적인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하여 경쟁의 압력을 감소시킨다는 이유에서 해로운 것으로
보았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과거의 자유주의자들이 지지하지 않던 일부 정책과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특정한 형태의 “독점”과
“정치적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자유시장에 대한 열광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다. “규제 철폐”와 “민영화” 그리고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개방“이라는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아젠다는 1980년대 이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관련한 신자유주의 행동 방침은 미국이 주도하는 부자 나라 
정부들의 협력체에 의해 추진되고, 주로 그들에 의해 통제되는 “사악한 삼총사”
를 이루는 국제 경제 기구들 - IMF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 에 의해
중재되어 왔다. 

부자 나라 정부들은 원조 예산과 자국의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당근으로 
내세우며 개발도상국들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때로 특정 기업들에게 이익을 주는 목적도 있지만 대개는 관련 개발도상국
들 내에 외국 상품과 외국인 투자 일반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IMF와 세계은행은 차관을 얻으려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한다는 조건을 부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WTO는 농업이나 섬유와
같이 부자 나라들이 취약한 분야가 아니라 부자 나라들이 우위를 점하는 
분야에 자유 무역의 원칙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한국의 경제기적을, 신자유주의적 경제 발전 전략을 추구하여
이룩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한국 정부는 민간 부문과의 협의 아래 특정한 새로운 산업을 선택하고, 보호 관세
나 보조금을 비롯해, 여러 가지 형태의 정부 지원을 통해 그 산업이 국제 경쟁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성숙”할 수 있도록 육성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실질적으로 모든 은행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의 
생명줄인 대출까지 관리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제 기적은 “시장 인센티브”와 “국가 관리”의 교묘하고도 실용적인 
조합이 빚어낸 결과이다. 
오늘날의 선진국들은 거의 대부분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배치되는 정책 처방을
토대로 부자 나라가 되었다.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의 본거지라고 여겨지고
있는 영국과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보호 관세와 보조금을 사용
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했다. 

그럼에도 왜 부자 나라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자기 나라에서 실제로 시행해
성공한 전략을 사용하라고 권하지 않는 걸까? 왜 엉뚱한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는 것일까?

1841년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영국이 자신들은 높은 관세와
광범위한 보조금을 통해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해 놓고서 정작 다른 나라들
에게는 자유 무역을 권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적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 고 비난하였다.

오늘날 부자 나라 사람들 중 가난한 나라의 시장을 장악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경쟁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설교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은 “우리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라“며 <나쁜 사마리아인”처럼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 
(* 이 책의 제목의 사마리아인은 성경에 나오는 사마리아인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무정한 사람들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더 걱정스러운 것은, 요즘에는 아예 자신들이 권장하는 정책이 개발
도상국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나쁜 사마리아
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역사는 완전히 다시 쓰여졌다.
때문에 부유한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을 권장하는 것이 “역사적 위선”이라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품은 의도가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는 중요
하지 않다. 어떻게 해야 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가난한 나라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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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있어서 “신자유주의 경제학”만큼 다양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주제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들이 많습니다.
오늘 본 이 책의 저자인 장하준교수는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입장의 학자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신의 조국인 한국을 예를 들어서, 신자유주의 학자들은 한국이 자유무역과 
외국인 투자 개방 등 신자유주의 원칙을 충실히 시행하여 부자 나라가 되었다고
판단하지만, 저자는 이에 반기를 듭니다.
한국 정부는 보호무역, 관세, 보조금 지급, 실질적인 은행 소유자인 정부가 대출
장려 한 덕분으로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미 선진국이 된 미국, 영국 등도 다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진국이 되고는 
후발 개발도상국들에겐 자기들과 다른 잣대를 들이댑니다. 저자가 말하는 
사악한 삼총사 “IMF", "WTO" ”세계은행“들을 앞세워서요.

이 책의 제목인 ‘나쁜 사마리아인’인 기득권의 선진국들은 후발국들이 오를
사다리를 걷어차 버립니다.
더욱 문제는 자기들이 개발도상국에 강권하는 정책이 그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최강대국 미국이 “기후협약”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참여를 하지 않아도
국제사회에서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3대 기구에서 신자유주의를 주창하여도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시장에서 이를 거부할 방법도 없습니다.

다양한 논의를 거쳐, 양심적인 학자들이 끊임없이 약소국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선진국들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도록 그들의
“위선”을 일깨워야 하겠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칼자루와 열쇠를 함께 쥔 그들이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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