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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7. 2016

<나쁜 사마리아인들>2.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장하준
-- “나쁜 사마리아인들” 中, 
   ⚫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강 일 송

오늘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내용 중 지난번에 이어서 연속으로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으른 일본인,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정반대의 언급이지 않습니까?
부지런하고 정직하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해 할 세계 1등 국민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과 독일이 이런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한 번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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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한 경영 컨설턴트가 어떤 개발도상국에 가서 여러
공장들을 둘러본 뒤 그 나라의 관리들에게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직업
윤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시간을 함부로 쓰는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그래서 가난하다고 말하였다. 
이 나라의 소득 수준은 오스트레일리아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이 나라는 바로 1915년의 당시의 일본이었다. 
100년 전의 일본인들은 대부분의 서구인들 눈에 게으른 사람들로 비쳤다.

이 때의 서구인들의 진술과 현대의 아프리카에 대한 진술이 얼마나 비슷한
지를 보면 놀라울 정도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선조의 문화에 단단히
묶여 있고, 과거가 반복된다는 신념이 강하여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이러니 계획도 없고, 예측도 없고 노력도 없다.”

영국의 유명한 사회주의 지도자 비어트리스 웨브는 1911-1912년 아시아를
여행하고 난 뒤 일본인을 “지나치게 여가를 즐기고, 도통 생각하는 것을
모른다.“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는 더욱 가혹하게 말하였다.
“한국인들은 더러운 진흙집에 살면서 불편하고 더러운 흰 옷을 입은 채
이리저리 배회하는 불결하고 비천하고 게으르고, 신앙심이 없는 미개인
1,200만 명이다.“
한국인을 이렇게 최하로 보았기에 한국의 야만 상태를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인일 것 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인들은 독일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19세기 중반에 독일이
경제적인 도약을 하기 전까지 영국인들에게 독일인들은 “둔하고 굼뜬 
사람들” 이었다. ‘게으름’은 독일 민족의 특성으로 자주 언급되는 단어였다.
영국인들은 또한 독일인들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서로 협조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간주되었
으며 부정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일본인들과 독일인들은 이렇게 “나쁜” 문화를
가지고 부자가 되었으며, 당시의 일본인 및 독일인들은 오늘날의 일본인
및 독일인과 어째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1970년대가 넘어서면서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이 일어나자, 유교문화가
이 지역의 경제적 성공을 가져온 원인이라는 주장이 널리 퍼졌다.
유교 문화는 근면, 교육, 검약, 협동, 권위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기적이 있기 전까지는 이 지역의
발전 지체를 유교 탓이라고 하였었다.  유교 문화는 농민, 상민, 장인을
사회 하층 계층으로 취급하고 실용적인 직업을 멸시하였기 때문이라고.

문화에 근거해 경제 발전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자본주의 초기 시절
경제 발전에 성공한 국가들의 대부분이 신교였기 때문에 신교가 특히
경제발전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카톨릭 문화권인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남부 독일이 급속히 발전하자 신교 뿐
아니라 기독교 전체가 신통한 문화로 취급되었다.

일본이 부자나라가 되기 전까지는 동아시아가 유교 때문에 발전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있다가, 일본이 번영한 뒤에는 중국과 한국의 유교가
개인의 계발을 중시하는 데 반해 일본의 유교는 협동을 강조하기 때문에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는 주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이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유교야말로 근면과 검약, 교육과 권위에 대한 복종을 강조한
다는 점에서 경제 발전에 적합한 문화가 되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회교권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불교권인 태국, 
그리고 힌두교권인 인도가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따라서 이 모든 문화들이 경제 발전에 얼마나 적합한 가 과시하는
새로운 이론이 출현할 것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문화를 정의하고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문화 차이로 다른 
어떤 것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과거에 일본 문화나 독일 문화가 경제 발전에 불리한 것처럼 보였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더 부유한 나라 출신의 관찰자가 가난한 나라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특질로 자주 인용되는 “게으름”에 대해 보자.
부자 나라 사람들은 으레 나라가 가난한 것은 국민들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대단히 가혹한 조건으로
장시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들이 게으르게 보이는
것은 시간에 대한 “산업 사회적인”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연장이나 간단한 기계만 가지고 일할 때에는 시간을 엄격히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 반면 자동화된 공장에서 일을 할 때는 시간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부자 나라 사람들은 시간 개념에 대한 이런 차이를 “게으름”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실 가난한 나라에 “게으르게” 지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빈둥대는 것을
더 좋아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대게의 경우는 게으르게
지내는 이유가 가난한 나라에는 실업 혹은 준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것은 문화가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게으른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이민한 사람들이 현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을 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한때 크게 떠벌여지던 독일인들의 “부정직함”에 대해서는 어떤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심지어 불법적
인 수단에 의지하는 경우가 있다. 가난은 또 법의 집행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위법 행동을 “문화적으로” 수용하기까지 한다. 
“오늘을 위해 사는 것” 혹은 “태평하게 사는 것” 역시 경제적인 조건이
빚어낸 결과이다.

다시 말하건대 과거 일본인들이나 독일인들이 가졌던 수많은 부정적인
행동양식들은 대개 모든 저개발 국가에 공통된 경제적 조건들의 귀결이다.
문화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변화한다. 
오늘날의 일본과 독일 문화가 자신들의 선조들의 문화와 크게 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화는 원인이면서도 동시에 결과이다.  어떤 나라가 “근면하고” “규율이
잘 서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한 설명이다. 

다행스럽게도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먼저 문화 혁명을 단행할 필요는
없다. 경제 발전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수많은 행동특성들은 경제 
발전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경제 발전으로 뒤따라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경제 발전이 진행되면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그 행동을 뒷받침
하는 신념(즉 문화) 역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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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반적인 상식과 동떨어진 제목의 글을 한 번 보았습니다.
특히 1915년 개발도상국 일본을 방문한 호주의 경영컨설턴트가 일본인을
평가한 말은 놀랍습니다. 결국 일본인은 미개하고 시간관념도 없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없는 게으른 국민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1800년대 중반 독일인을 평가한 영국인의 글을 봐도, 게으르고 굼뜨고
도덕관념이 없는 이류 국민으로 평가합니다.

이러한 평가가 유럽인들이 현재의 아프리카인들을 평가하는 내용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저자는 100여전 전의 일본인이나 독일인들의 행태는 모든 저개발국가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선진국에 비해서 미개발국가들은 준실업 상태의 국민이 많고,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이 선진국의 산업에 맞추어진 그들의 시각과 다르게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국가가 발전하기 전에는 그 방해 요인으로 지목받던, 유교, 카톨릭 등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자 오히려 발전의 요인으로 바꾸어지는 평가를 본다면
앞으로 힌두교나 불교도 그러한 평가를 받을 날이 곧 오리라 생각됩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기준에서 생각을 하게 마련이고, 자기도 모르게 우월감에
빠져 생각의 출발이 후진국 국민들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은 피부의 색, 종교의 차이, 경제 체제의 차이, 국력의 차이
등의 요인과는 아무 상관없이 지극히 동일하고 평등한 존재이며, 그것을 의식
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구별 짓고 차등하는 마음과 시각을 갖는 것이 가장 큰
인류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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