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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9. 2016

<매개하라, GO-Between>

임춘성

<매개하라, GO-Between> 임춘성


                                  강 일 송


오늘은 매개(media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보화시대, IT의 발달, 모바일의 등장 등으로 “초연결, hyper-connected”

시대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매개의 사전적 의미는 “둘 사이에서 양편의 관계를 맺어줌”인데, 인터넷과

모바일로 인해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의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연결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제 “매개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저자 임춘성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산업공학

박사를 받고, 뉴저지 럿거스대 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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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공장에서 엄청난 공정으로 열심히 만들고 생산하는, 누가 뭐래도

1등 기업 삼성전자.  전 세계 매출 1등을 애플과 다투는 최우수 제조업체.

그런데 이익은 애플의 1/6이나 1/7이다.

생산과 제조는 다른 업체에 맡기고 속 편하게 장사하는 애플.

남이 만든 것을 연결만 해주는 회사 알리바바가 회사 평가액 132조를

넘기고 그 자회사들도 가뿐히 수조를 넘기는 판국에,

한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팬택은 “혁신은 이런 것이다”라며 제품과

기술의 혁신으로 나아갔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다.


부(富)는 이제 물건을 만드는 자의 것이 아니다.

노란색의 카카오, 초록색의 네이버, 애플과 알리바바. 수많은 프랜차이즈와

눈, 그리고 짝짓기와 배달앱 등.

요즘 잘나가는 기업이나 사업을 보면, 플랫폼, 즉 “매개 비즈니스”다.


초연결 시대, 융복합 시대의 조용한 승리자는 매개자다.

만든 자보다 더 가진 자이고, 비용 있는 소유보다는 개념 있는 통제를

추구하며, 책임 없는 권력을 행사한다.


MSN 메신저가 한 때 전 세계 3억 명 이상 사용하던 시절에, 마이크로

소프트의 연구원 호비츠는 무작위로 추출된 두 사람이 연결되려면 몇

사람을 거쳐야 하는지 조사한다. 그 결과 놀랍게도 평균 6.6단계에 불과

했다.  1억 8천 명 중 6명만 거치면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3.6단계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녕 “세상 참 좁다”이다.


◉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

네트워크 효과란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가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현상이 대표적

이다. 이를 성경 내용을 들어 “마태 효과”라고도 한다.

즉 가진자가 더 가지게 된다는 현상이다.

쉬운 예로, 유행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유행은 일종의 “사회네트워크의 동조현상”이다.

특히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함께 사용하고 공용하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같은 디지털 상품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더욱 강렬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품자체의 품질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느냐

는 것이다. 군중심리가 여기서 한몫한다.


사람들의 동조현상의 핵심은 “임계점(critical point)"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이 사람을 부르고, 모이니 더 모이는 식으로 자동적으로

흘러간다. 바로 그 시점이 임계점이다.

그 임계점을 넘은 후에 벌어지는 “동원의 자동화”가 핵심이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무한하게 진화를 하는데, 물은 100도가 넘으면 기체가 되어

버리고, 술은 주량을 넘게 마시면 술이 술을 먹는다.  돈도 어느 정도 이상의 큰

돈이 되면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  책 판매도 1만 권을 넘어서면 추가적인 광고와

큰 판촉 없이도 베스트셀러가 된다.


통설로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출시되어 보급률이 10% 정도 되면 시장에 존재

가 뚜렷이 각인되고, 30%까지 올라가면 임계점이 형성된다 한다.

이 임계점을 낮추는 방법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시장의 표준이 되는 것이다.

표준이 되면 임계점을 1/10로 낮출수 있다고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느 사업이든 임계점을 돌파해야만 무한의 멱함수 시대의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그 때 대세가 되고 군중심리와 네트워크 효과가 합쳐져

눈덩이처럼 가파르게 불어난다. 그 바닥에서 “원조”나 “정통”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이다.


◉ 길목의 매개자가 되라

아리아나 허핑턴(1950~) 은 2008년 뉴욕의 한 연단에서 그리스식 억양이 섞인

강렬한 논조로 자신의 회사를 홍보했다. 대다수 참석자들은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훤칠한 키지만 58세의 적지 않은 나이의 그녀는 특별한 전문가로서의 간판도 없이

“디지털 경제”, “연결”, “새로운 저널리즘”을 강조하고 있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녀가 석유재벌 마이클 허핑턴과 결혼했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었다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진 듯

했다.

그렇지만 아리아나 허핑턴이 창간한 <허핑턴 포스트>는 3년 뒤 2011년에

미국 최다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인터넷 신문이 되었고, 아메리카 온라인

(AOL)사에 3억 1,5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허핑턴 포스트지는 신문이라기보다는 “뉴스 블로그”에 가까운데, 게재되는

글들이 700명에 가까운 기자와 4만 명의 블로거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독특한 것은 매일매일 이 엄청난 수의 블로거들에 의해 다양한 소식, 정보,

그리고 의견이 모아지니 지면이 풍성해진다는 것이었다.


하루 평균 4,000건의 기사가 게재되는데, 블로거들의 구성과 참여를 조정하여

선택하는 방식이 시스템적이다.

여기에 허핑턴 포스트의 성공요인이 있다. 그들이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쓴 글이

게재될 만한 글인지 잘 골라낸다는 말이다.

2010년부터 도입한 “배지(badge)"시스템이 그것인데, 사람들이 공감하는 좋은

기사를 많이 제공한 블로거들에게는 “네트워커”라는 배지를 주고, 반대로 신문의

격을 떨어뜨리는 댓글을 신고하면 “모더레이터” 배지를 주는 식이다.

일종의 자정기능을 심어 놓은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콘텐츠와 한달에 100만 개 이상 올라오는 댓글들을 골라내고,

걸러내며 여과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무겁지만 무겁지 않고,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허핑턴 포스트”의 성공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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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매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존재 사이의 존재이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주위에 매개는 널려있습니다.

거의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대표적이고, 페이스북, 밴드, 트위트 등

SNS가 그러할 것이고, 검색의 절대 강자 네이버, 그리고 다음 등도 매개의

대명사지요.


네트워크 사회의 본질은 연결 사회이고, 그 핵심은 매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지금은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우리는 계속 접속되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매개산업은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네요.


오늘 길목의 매개자로서 허핑턴 포스트의 예를 한 번 들어보았습니다.

자기가 직접 뉴스를 취재하는 것도 아니고, 기사를 직접 회사에서 쓰지도 않습

니다.  블로거들이 쓴 기사를 골라서 올리기만 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을 뿐입

니다.  수많은 기사를 골라내고 걸러내어 사람들이 보기 쉽게 올려주는 것인데

그 가치가 3억 달러가 넘게 매겨집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지요. 광고검색에서 광고료가 높게 책정된 것부터 우선 순위로

검색되게 합니다. 공장도 없고 제품도 없지만 2015년 네이버의 매출은 3조가

넘습니다. 다음카카오는 8000억이 조금 넘군요.


저자의 말처럼 이제 존재와 소유의 시대가 아니라 연결과 매개의 시대입니다.

비록 매개라는 개념을 알고 사업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현대가 매개의 전성시대

라는 사실을 알고 바라보면 눈에 보이지 않던 현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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