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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9. 2016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이랑주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이랑주


                           강 일 송


오늘은 사람들이 보았을 때 “좋다”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 이면의

법칙을 알아보는 책을 한 번 보겠습니다.


저자는 죽어가는 곳도 살린다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전문가입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부터 전통시장의 작은 가게까지, 그의 컨설팅을 통해

운명을 바꾼 기적의 사례들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교보문고, LG전자, 하이마트, 풀무원, 한솥도시락, 총각네야채가게 등 유수한

기업들이 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 최초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박사인 그는 자신을 “진정으로 좋은 물건을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게 하는 가치 연출 전문가“라 말합니다.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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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본능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에 끌린다.

그리고 그 이유를 유행이라서, 고가라서, 상품 질이 좋아서, 광고를 많이 해서

등등이라 설명한다.  다 틀렸다.   인간은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왠지 모르게 잘될 것 같은 상품이나 가게에는 반드시 “좋아 보이는 법칙”이

숨어 있다. 이것이 오늘날 알아야 할 새로운 비주얼 전략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딱 하나다.

내 제품이 사람들의 눈에 즉시 띄고 사람들의 손에 가닿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하여 사람들이 너무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비용을 치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좋아 보이는 것”의 핵심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에 숨은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좋다”는 말에는 가치적 측면이 있다.


핀란드의 어느 시장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시장의 이름이 “엄마가 자식에게

주고 싶은 것만 파는 시장“이었다.  이미 이름만으로도 모든 것을 말해주는

곳이었다.

나는 블루베리를 사려고 어느 가게에 들어갔다. 의외로 너무 비싸서 한국에서

처럼 흥정을 했다. “좀 깎아 주세요. 옆집은 더 싸게 팔던데요?” 그러자

상인이 말했다. “옆집에서 얼마에 팔든 나와 관계없어요. 나는 옆집과 경쟁하지

않고 스스로의 정직함과 경쟁합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수십 년간 경쟁만 하고 살아온 나에게 말이다.

변화라는 게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보여 주는 것, 그게 바로 변화다.


◉ 아름다워지는 빛의 색온도 3500K


분명 똑같은 물건인데 왜 어떤 곳에서만 유독 더 좋아 보일까?

피부색마다 어울리는 옷 색깔이 있듯이 물건에도 그에 딱 어울리는 빛깔이 있다.

그 빛깔이 바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빛에도 온도가 있다, 이를 색온도(color temperature), 혹은 빛 온도라고 한다.

조명이 노랗거나 하얗게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색온도 때문이다.

색온도가 낮으면 노랗거나 붉은색을 띄고, 색온도가 높으면 희고 푸른색을 띈다.


색온도를 나타날 때는 “K"(kelvin,켈빈) 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동트는 시점의 색온도는 2200K로 촛불의 색온도와 비슷하다. 해가 뜨고 40분이

지나면 3000K 정도가 되는데, 이때의 노란빛이 도는 색온도가 우리를 깨워 일터

와 학교로 가게끔 만든다. 해가 뜨고 두 시간이 지나면 색온도는 약 4000K쯤으로

백색과 은백색 형광등, 할로겐램프의 색온도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그러다 정오가 되면 5800K, 오후에는 7000K 이상이 된다. 물론 날씨에 따라

색온도는 달라진다.  유난히 맑은 날에는 1만K 이상으로 오른다.


비슷한 색온도를 가진 인공조명을 통해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의

색온도는 보통 2500~3000K 정도다.  편안함을 느끼고 어 하기 때문에 너무

하얗고 푸른 빛은 적절하지 않다.


.  미인으로 만들어 주는 3500K의 비밀

보통 백화점 1층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에 가보면 거울이 있다.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평소보다 피부가 밝고 깨끗해 보였을 것이다. 그 이유는 화장품 매장에 사용

된 조명의 색온도 때문이다.

우리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색온도는 일출 뒤 한 시간 후의 색온도, 즉

3500K이다. 감이 잘 안 온다면, 호텔 화장실의 약간 노란색을 떠올리면 된다.

호텔 화장실에 가면 셀카를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던가?


화장품, 액세서리, 패션, 마사지 등 고객이 자기 모습을 거울로 확인해보는 매장에서는

거울 앞 조명의 색온도를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설치한 푸른빛의

형광등은 손님을 내쫓을 확률이 크다.  반대로 3500K의 색온도는 얼굴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을 부린다.


◉ 마법을 부리는 어울림의 비율

온통 한 가지 색상으로 색을 정하면 뚜렷하게 인식이 될 것 같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떠올려지는 비율은 따로 있다.  바로 70:25:5 의 비율이다.

기본 색상 70%, 보조 색상 25%, 주제 색상 5% 가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다.


스타벅스를 보자. 스타벅스를 떠올리면 짙은 초록색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알고

보면 전체 색상의 5%밖에 되지 않는다. 기본 색상 따뜻한 느낌의 아이보리색 75%,

보조 색상 짙은 갈색 20%, 짙은 초록색이 5%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기본 색상인 흰색이 75%, 보조 색상인 검은색이 25%, 주제

색상인 노란색이 5%를 차지한다. 이 경우에도 우리가 기억하는 이마트의 색상은

노란색이다.


◉ 왜 그 진열대에 손이 갈까

현재 국내 백화점의 매대 높이는 82cm로 서 있는 고객이 매대 위에 누워있는

상품을 보기에 가장 편한 높이다.

진열된 상품에서도 100-140cm 높이에 진열된 상품이 가장 잘 팔리는데, 그래서

이곳을 “황금구역”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는 마트의 경우 이 황금구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매월 벌어진다.


고객은 왼쪽을 많이 볼까, 오른쪽을 많이 볼까?

인간의 시선은 보통 왼쪽에서 시작해 오른쪽에서 멈춘다. 그래서 왼쪽에는 눈길을

뺏을 수 있는 광고 이미지나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의 상품을 두고, 오른쪽에는

기본 상품이나 평범한 색상의 상품을 두는 것이 좋다.

화려한 색상에 시선을 빼앗겨 물건 가까이로 온 고객은 이후 시선을 오른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다른 상품과 비교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대부분은 오른쪽에 있는

무난한 색상의 옷을 고른다.


◉ 애플 매장만의 특별한 규칙

분명한 주제 색상, 적절한 빛 등을 갖추었는데도 좀처럼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는 과다한 상품진열과 광고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판매자 입장에서는

사람들에게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조금의 빈틈도 없이 꽉꽉 채워 보여주면 사람들은 오히려 외면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비움의 철학이다.  정말 좋아 보이는 것들은 꽉 차 있지 않다.

약간 비어 있는 듯 자연스럽다.  애플 매장에서 제품과 제품 사이의 거리는 약 60

cm쯤 되는데, 이는 남자 평균 어깨 넓이가 45cm쯤 된다는 사실을 고려한 결과다.

또 제품을 진열대 모서리에서 16cm 떨어진 곳에 진열하는데 그건 중지 끝부터

손바닥 끝까지의 평균 길이가 16cm쯤 되기 때문이다.


대단히 복잡한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놀랍다.

애플 매장에 가면 뭐든 만져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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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의 “미다스의 손” 비주얼 머천다이징 이랑주 박사의 책을 한 번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좋다”라고 느끼는 그 이면의 원리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 좋은 책

이었습니다.


아름다워지는 빛의 색온도 3500K, 마법을 부리는 색의 어울림 비율 75:25:5,

진열대 100-140cm의 황금구역, 좌측은 화려한 제품, 우측은 무난한 제품의

배열, 애플 진열대의 제품간 거리 60cm와 진열대 모서리에서 16cm 거리.


정말 다양한 원리들이 우리 일상에는 숨어 있습니다.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 가로 세로의 비율이 가장 아름다운 “황금비”

1:1.616 와 일반적 A4 용지나 노트의 가로세로 비율인 “백은비” 1;1.414

도 여기 범주에 속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그냥 겉만 화려하고 배열만 아름다워서는 안되겠지요.

본질을 겉모습이 덮을수는 없습니다.

핀란드의 “엄마가 자식에게 주고 싶은 것만 파는 시장“처럼 그 바탕에는 따뜻한

마음과 진심이 들어 있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으로 보입니다.


핀란드의 상인이 말했던 말이 머리에 맴돕니다.

“옆집에서 얼마에 팔든 나와 관계없어요. 나는 옆집과 경쟁하지 않고 스스로의

정직함과 경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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