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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선택들>

롤프 도벨리

by 해헌 서재

<스마트한 선택들> 롤프 도벨리


강 일 송


오늘은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생각의 오류들을 아주 잘 정리를 한 책을

보려고 합니다.

여기에 나온 오류들은 너무나 우리 일상과 깊게 연결되어 있어서 단 한번도

이 함정에 빠지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고 저자는 확신합니다.


저자는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경영인으로 스위스 장크트갈렌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였고 여러 회사의 CEO를 역임했으며, 과학, 철학, 예술, 경제

분야 대표 지식인으로 구성된 단체 “취리히 마인즈”를 설립하였습니다.


몇 가지 심리법칙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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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관찰의 착각

-- 내 말을 믿어요, 그게 정답이니까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정확히 통찰하고 있다고 믿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기 관찰의 착각(Introspection illusion)"

이라고 부른다.


즉,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자기관찰은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궤변을 늘어놓는 것보다 더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확신을

너무 확신해서, 다른 누군가가 어떤 사안에 대해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반응을 하게 된다.


첫 번째 반응은 “상대방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사람에게는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그가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그는 우리 편에 설 것이다.

그에게는 오직 계몽이 필요할 뿐이다. 특히 정치적인 활동주의자는 흔히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교육함으로써 확신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두 번째 반응은 “상대방을 백치로 가정”하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은 분명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두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서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냥 멍청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반응은 특히 어리석은 소비자들을 자신이 나서서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 오만한 정부가 자주 보이는 반응이다.


세 번째 반응은 “상대방을 사악하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즉, 분명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의도적

으로 대결하기 위해 반대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결국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종교에 맹목적으로 빠진 사람들은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본다. 즉 그들은 악마에게 현혹되었

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확신보다 더 확신을 주는 것은 없다.

만약에 당신이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생각을 고수한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위험하기도 하다.

우리는 쉽게 자기관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내면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무언가에 대해 강한 확신이 들면 들수록 더욱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 되어라.

당신이 진정 지혜로워지고 싶다면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오히려 당신 자신의 이단자가 되어라!!



◉ 초두효과 vs 최신효과

-- 면접채점의 비밀


나는 당신에게 두 남자, 앨런과 벤을 소개하려고 한다. 당신은 오래 숙고하지 말고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마음에 드는지 결정해 보라

앨런은 지적이고 부지런하며, 충동적이고 비판적이고, 고집도 세고 질투심도 있다.

반면에 벤은 질투심 있고 고집이 세고, 비판적이고 충동적이며, 부지런하고 지적이다.

만약 당신이 엘리베이터에 갇힌다면 두 사람 중 누구와 함께 있는 것이 편하겠는가?


만약에 당신이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앨런을 더 선호할 것이다.

두 사람의 수식어는 똑같은데도 당신의 뇌는 맨 앞에 열거된 수식어를 뒤에 나온

수식어보다 더 강하게 기억한다.


그것을 가리켜 “초두효과 (Primary effect)"라고 하고 ”첫 인상이 중요한 효과“

라고도 한다. 만약에 초두효과가 없다면 기업의 사옥 현관을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미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에게 상담을 해줄 변호사가 다 헤진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든 세련되게 광을 낸 명품 구두를 신고 나타나든 상관없을 것이다.


초두효과는 곧잘 행동의 오류를 초래하곤 한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당신은

첫 인상이 좋은 사람을 고용할 확률이 높다. 이상적으로라면 모든 지원자들을 순서

대로 세운 다음 모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져 대답하게 해야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당신은 이미 지원자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첫 인상만으로

평가를 마쳤을 것이다.


당신이 어느 기업의 이사인데 한 가지 토론할 사안이 책상 위에 놓여 있고

그것에 대해 아직 아무런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 때 만약 누군가 처음으로 의견을 낸다면 그 의견은 당신의 평가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초두효과가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대립되는 “최신효과 (Recency

effect)" 가 있기 때문이다. 최신효과란 가장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 가장 최신의

정보가 과거의 정보보다 더 잘 기억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기억력은 단기간만 지속되며 극도로 적은 저장 용량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더 오래된 기억은 내던져지는 것이다.


그럼 초두효과가 주도하는 것은 언제이고, 최신효과가 주도하는 것은 언제인가?

대답은 이렇다.

일련의 순서대로 접한 인상들을 즉각적으로 다루어야 할 때는 초두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 앨런과 벤의 사례처럼 당신을 즉각 판단을 내려야 했다.


반면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는 최신효과가 우위를 점령하게 된다.

몇 주일 전에 들었던 연설을 떠올려 보라. 아마 무엇보다도 그 연설의 끝 부분이

주요한 포인트로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자연히 중간에 받은 인상은 영향력이 평균 이하이다.

책이든 대화이든 면접이든 중간은 마찬가지이다. 당신은 사물들을 첫 인상에 의해

판단하지 마라. 첫인상은 일방적으로 혹은 딴 방향으로 잘못 판단하게 만든다.

사람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지원자들과 면담을 할 때 5분마다 점수를 매기고 나중에 가서 평균 점수를

계산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중간 인상” 역시 첫인상이나 마지막 인상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영향력을 갖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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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150번씩 선택해야 하는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오류에 빠지게 되는 심리학적 상황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저자는 탁월한 선택을 하는 노하우란 잘못된 선택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서 나온 심리학적 오류를 보면 오랫동안 많은 교육을 받고 교양을 쌓은

똑똑한 사람들이 왜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줍니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류에 빠진다는 것은 수많은 세월동안 생존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찾아낸 심리적 기제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고안해내어 유전자에 각인된 이런 기제들이

항상 바르게 작용하지 않기에 세월이 흘러 현대에 이르러 더욱 더 오류가

많아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독일 경제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경영학자이자 작가답게, 어려운 용어나 심리상황을

아주 쉽게 풀이하고 있는 훌륭한 저서라고 생각됩니다.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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