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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9. 2016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주강현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주강현


                 강 일 송


오늘은 바다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해양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그 주변 나라들의 관계를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바다를 지켜서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할 수 있었지만, 구한말에는 바다를 지키

지 못하여 여러 열강들에게 나라를 유린당했습니다.

중국도 당시 세계최고의 선단을 자랑했던 정화의 대항해 이후 스스로 바다를

포기하고 안으로 움츠려든 결과 온갖 서구의 나라들에게 굴욕을 당했지요.


저자는 역사민속학을 전공하고 해양문화사 비교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학자로

“한국민속연구소장”, 해양문화재단 이사, “해양과 문화”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한 번 내용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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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사와 해양사, 중심과 변방 ; 생각의 반란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역사문제를 제대로 대처하고자 한다면, “육지사”

중심의 빈약한 사고로는 안 된다.  세계사적 규모에서의 해양사적 인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의 7할이 바다라는 기본적인 사실 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 에게 문명은

바다의 역사였고, 15-16세기 대항해시대에 펼쳐진 드라마는 인류사를 송두

리째 바꾸었다.  600년전 정화의 남해대원정은 중국사를 전혀 다르게 서술

할 수 있게 한다.


바닷가 변방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 역시 “생각의 반란”이 필요한

일이다.  섬을 거느린 바다는 대개 변방이다.  그런데 종종 그 변방들이

중심을 들이치고 새로운 중심으로 바뀜을 자주 보게 된다.


1870년대 규슈 최남단 변방인 가고시마의 사쓰마번이나 시모노세키 주변

조슈번은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었으며, 정한론(한국을 정벌해야 한다는)의

온상지였다.

작지만 강력한 사쓰마번은 일찍이 독립왕국 류큐를 병합하였고, 사쓰마 영주

들은 누구보다 재빨리 문명개화에 나섰으니 19세기에 이미 바쿠후도 모르게

영국유학생을 파견한다.  변방에서 최고의 선진적인 동력이 가동되고 있었다.


역사는 말해준다.  변방을 주목하라!!  오늘날 초미의 관심사인 독도는 변방중의

변방이다. 그러나 그 변방은 한일외교전쟁의 중심이다.

변방은 문명과 문명이 교차하는 열려진 광장이었고 바닷길은 당대의

하이웨이였다.



◉ 한반도에 미친 대항해시대의 파장 ; 세계사를 읽는 또 하나의 독해법


19-20세기에 한반도에 치명타를 입힌 열강은 모두 해양세력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며,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직간접

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하멜표류기”를 읽는 올바른 독해법은 나가사키 데지마를 이해하는 것이다.

하멜은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여 동인도회사의 바타비아와 나가사키 데지마를

목적지로 온 것이다.  수많은 배들이 나가사키로 다녔으니 표류는 확률상

필연적이었다.


1543년 규슈의 남단 다네가시마에 난파선이 도착했다. 그들은 포르투갈인이었

으며 총을 가지고 있었다.  다가네시마의 도주는 지금 돈으로 10억원을 주고

총 2정을 구입해서 조총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이후 임진왜란 때 이 총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다.


즉, 서양에서 밀려온 대항해의 파장이 한반도까지 크게 영향을 준 것이다.


오늘날 한반도가 미국과 깊은 연관을 지닌 것은 해양제국 미국이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로 진출한 서진(西進)의 결과이다.

태평양 전쟁도 아시아로 진출하던 해양세력 미국과 태평양으로 진출하던

일본의 필연적 충돌에 지나지 않는다.


독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일본의 독도지배를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독도가 누구에게 속하는가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거대한 아시아 전략에서만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독도 문제는 한,일 문제가 아니라 한,미,일 문제임이 쉽게 드러난다.


영국제국주의와 러시아의 차르의 한판 승부가 거문도에서 이루어졌다.

영국은 영일동맹을 통하여 일본의 한반도지배를 지원하였고, 러시아는 부동항에

침을 흘렸다.

미국은 가쓰라-태프트조약을 통해 미국의 필리핀지배와,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빅딜했다.

청일전쟁이 서해에서, 러일전쟁이 동해에서 주로 벌어졌음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들이 대개 바다에서 종결되었음을 의미한다.


세계사적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제국의 바다건설에서 한반도는 예외 없이 그

거친 파도를 받고 있었다.

다만 수세기 동안 밀려온 그 물결이 한반도 해안에 급격히 몰아친 후에야

비로소 거대한 파장이었음을 알아차렸고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었던 것이다.



◉ 독도를 침탈하는 신왜구를 논하며


왜구들이 늘 가장 먼저 들이닥친 곳, 삼포의 하나인 제포왜관으로 삼포왜란이

터진 곳, 고니시 유키나가가 진을 쳤으며, 자발로 한반도에 들어온 최초의

서양인인 세스페데스가 1년여 머문 곳 (세스페데스는 천주교신자인 고니시

유키나가를 따라 종군신부로 임진왜란때 조선에 들어온다), 침략기에 일본인

들이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이 진해와 마산, 거제도 같은 남해안이었다.


해양사적으로 볼 때, 일본은 독립왕국 류큐처분으로 식민화한 오키나와문제,

그리고 홋카이도 아이누학살이란 원죄를 지닌 나라이고, 미국도 하와이왕국

병합과 필리핀에서의 대량학살, 중국은 타이완에서의 대량학살이란 원죄를

지닌다.


하지만 아시아역사에서 가장 지긋지긋한 전쟁은 “왜구와의 전쟁”이 아니었까?

왜구들은 지역이 넓지 않은 대신에 천년을 넘는 세월을 두고 아시아를

괴롭혔다.

사실 “일본” 국호가 겨우 7세기 말에 정해졌음을 본다면 왜구가 별도로 존재

하는 해양세력이었음을 유추할 수도 있다.


이제 왜구들은 “신왜구”로 거듭나고 있다.  신왜구들의 족보를 따져보자.

이토 히로부미는 다 알지만, 정작 조선지배의 실질적 배후인 군사적 패권

주의자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우리가 잘 모른다.


이토는 이른바 죠수번, 지금의 야마구치현 출신이다. 이곳에는 정한론의 이론가

기도 다카요시가 있었고 당대의 지략가 사카모토 료마가 있다.

이들 메이지유신의 주역들이 한결같이 정한론의 원흉이었다.


이후 일본 군국주의사에서 조슈는 육군, 사쓰마는 해군을 장악한다.

러일전쟁을 이끈 도고 시게노리와 태평양함대사령관이었던 도고 헤이하치루,

이 두명의 전략가는 모두 사쓰마 출신들이다.

반면에 이토를 위시하여 야마가타, 이노우에 가오루 등 익숙한 이름들은 모두

바닷가 조슈 출신이다.



◉ 누가 바다의 영웅을 노래하는가?


울릉도 문제를 국제적으로 해결한 안용복은 영웅으로 인정받기는커녕 정작

끝내 귀양살이로 내팽개쳐졌다.  울릉도를 개척했던 김한경은 극형에 처해

졌고 그의 딸은 노비로 팔려갔다.


임진왜란에 출정한 수많은 병사들은 대부분 도요토미의 광기에 내몰린 가난한

병사들이었다. 전선이 한반도 북방까지 길게 형성되면서 보급로가 차단되어

수없이 굶거나 얼어 죽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정을 차출당한 쓰시마에는

남자들은 없고 과부들만 득실거린다고 하였다.


조선인의 사정은 더욱 극심했다.  죄없는 백성들의 코와 귀가 잘려 산처럼

코무덤이 쌓였다.  포로들은 류큐는 물론이고 유럽까지 노예로 팔려 나갔다.

왜구들이 바닷가를 노략질할 때 가장 많이 잡아간 사람들은 또한 어린이와

여성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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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육지사의 관점을 벗어나 해양사까지 시점을 확장해서 다방면으로

역사를 풀어헤치고 있는 책을 보았습니다.


대체로 역사를 보면 바다를 장악한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 왔지요.  무적의 스페인이 영국의 함대에

무릎을 꿇은 후 세상은 영국이 장악했습니다.

러일 전쟁도 최강의 발틱함대를 도고 헤이하치로

가 이끄는 일본해군이 물리친 후 종결됩니다.


과거, 가장 먼저 바다로 뛰쳐 나갔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남미와 아시아에서 엄청난 부를 얻게됩니다.

하지만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왔듯이, 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을 담보로 가능한 일이었지요.

저자는 임진왜란 때 동원되었던 많은 일본인들과

엄청난 고통을 겪은 조선의 백성들에게도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고려말부터 조선까지 지속된 왜구의 노략으로 한반도의

정부는 공도(空島)정책이라는, 즉 섬을 비우는 정책을 펴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시대에 역행을 한 것이지요.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바다를 둘러싼 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까지 이어져 향후에는 과거의 바다와 같은

존재가 우주가 아닐까 합니다.

우주를 먼저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입니다.


시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현명함이 우리에게 지금 현재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며

긴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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