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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20. 2016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도야마 시게히코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도야마 시게히코


                     강 일 송


오늘은 92세의 지(知)의 거인인 소신파 노교수의 철학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책의 표지에 “삶의 주연으로 사는 마흔 이후 인생수업”의 부제가 있습니다.


저자인 도야마 시게히코(1923~)는 동경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1956년 동경 교육

대학 교수,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전공인 영문학을 비롯하여, 언어학, 수사학, 교육론, 의미론, 저널리즘론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으며, 현재 90이 넘어서도 변함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다합니다.


한 번 이 특이한(?) 노(老)교수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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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젊었던 시절에는 나도 월급쟁이였다.

내 본업은 쓰쿠바 대학의 전신인 동경 교육대학 영문과 교수였는데, 동시에

“영어청년”이라는 잡지의 편집자로도 일했다.  그러다가 출판부문의 책임자 같은

위치가 되었는데 나이가 들어도 지금처럼 생활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 워킹, 그저 걷는 것이 즐거워서

일단 나이가 들어가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워킹을 하였는데, 돈이 들지 않고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서 산책만한

것도 없지 않나 싶다.


병은 다리에서 온다. 그러니 하반신을 단련하기 위해 걷기를 하자. 이런 논리다.

워킹을 매일의 습관으로 삼아 지속하려면 자신의 스타일,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틀‘은 게으름이 고개를 치켜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스타일이다.


@ 내조와 효도를 기대하지 말자.

집에만 가만히 있으면 결코 몸에 좋지 않다.   매일이 일요일이라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일주일만에 짐짝 취급을 받을 것이다.

인식을 바꾸어 밖으로 나가서 외부와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

이모작 인생을 지향한다면 아내의 내조와 자녀의 효도를 기대하지 말고

가정이나 가족을 소중히 여기되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


@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독창력

지적생활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후반기를 충실히 보내기 위해서는 지적생활이

필요한데,  이것은 결코 지식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바람직한 ‘지(知)’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의 사고력과는 또 다른, 인생의 후반기에도 새로운 창조력을 계발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인생 후반기를 결실있게 만드는 ‘싱싱한 지성’이다.


@ 와인과 사고는 묵힐수록 숙성된다.

제 2의 인생은 긴 여정이다.  와인이 숙성되기를 끈기있게 기다리듯이 사고도 묵혀

두면 순도가 높아진다.

마음에 걸렸던 것을 이따금씩 떠올리고 머릿속에서 곱씹기도 하면서 사고를 깊게

한다.


중국 북송의 학자인 구양수(1007-1072)는 글을 쓰기에 최적의 장소로 ‘삼상(三上)’

을 꼽았다.  즉 마상(馬上)‘, 침상(枕上)“, 측상(廁上)’ 인데, 마상은 지금으로 치면

차나 지하철 안이고, 침상은 자고 있을 때이고, 측상은 화장실을 의미한다.


@ 망각이 없으면 개성도 창조도 없다.

묵혀 놓았던 생각이 사고로 승화되는 것은 “시간의 정화작용”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정화작용은 우리 뇌에서 망각 기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망각은 지성의 심화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기억하기만 하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머릿속은 불필요한 지식으로 넘쳐나

“지식의 대사증후군” 상태가 되어 버린다.

현대는 고도 정보사회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옥석을 구별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

에 둘러싸여 ‘지의 혼돈’ ‘지의 방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시대이기에 더더욱 자신의 스타일과 페이스로 생각하는 ‘어른의 사고력’이

중요한 것이다.


@ 제 2막 인생에 꼭 필요한 독서

사람은 책에서 사고방식, 삶의 방식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운다.

독서는 지식의 습득 뿐 아니라 가치관에 맛을 더해 주기도 한다.

나는 책을 읽는 스타일이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알파읽기와 베타읽기인데,


알파읽기는 이미 알고 있는 말과 표현을 읽은 스타일이다.

소설이나 수필의 내용은 이제까지의 독서력과 인생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읽으면 바로 이해되기 때문에 스토리나 논지의 전개가 재미있으면 정신없이

빠져 들 수 있다.


한편 베타읽기는 난해하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표현 형식 또는 내용을 읽는 스타일

이다.   사전을 찾아봐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이나 문자가 나열되어 있어 어려울 때

베타읽기에 도전함으로써 두뇌를 활동시킬 수 있다.

모르는 문자나 말이 있어도 한자 한자의 의미나 전후 문맥 등을 실마리로 삼아

상상력을 발휘하고 때로는 억측도 하면서 애를 쓰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베타읽기를 하기에 적절한 책으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사서오경이

적당하다.


@ 3할은 사람의 몫, 7할은 하늘의 몫

나이가 들어가면 그만의 풍길수 있는 ‘멋’이 있다.  예컨대, 노련함이나 원숙함 같은

삶의 깊이, 인품이나 정신이 아름답게 무르익는 담담한 경지가 있다.


“3할은 사람의 몫, 7할은 하늘의 몫”


청나라 시인인 조익(1727-1814)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10가운데 3 정도이고 나머지 7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조익은 나이를 먹고서야 비로소 이 경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이 생각은 불손한 자기 교만에 대한 경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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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90세가 넘어서도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그리고 젊은 뇌를 유지하면서

살아오고 있는 노교수의 책을 한 번 보았습니다.


동경대 영문과 출신의 영문학 교수이니 이미 지적인 능력은 아주 높은 수준이라

생각이 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의 특이하리만큼 긍정적이고 밝은 정신 세계

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가족이나 오래된 친구에게도 너무 의지함 없이, 늘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자기분야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라고 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은 망각의 기제에 의해서 지식의 대사증후군을 해결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사오정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50세 전후로 회사를 퇴직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습니다.  60세 이상 일한다고

해도 예전에는 평균 수명이 70세 정도이니 퇴직 후 자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100세까지 수명이 연장되면 퇴직 후 40-50년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살아야

하니 때론 장수(長壽)가 재앙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저자의 말과 같이 미래를 미리미리 준비하고, 남은 인생을 잘 설계를 해서

인생 이모작에 성공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고 개인이 되어야겠습니다만

이 과정이 개인에 국한된 노력으로만은 가능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사회와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계획, 행정력의 집중 등이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함께 되어야 노년의 삶의 질이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로서 마치겠습니다.


“인생은 일희일비 하면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연륜의 기술인 ‘절반주의’

를  실천해 일희일비 중 ‘일희’쪽에 신경을 쓰는 편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를 결정하는 절반은 자신의 주관이다.

남은 절반은 객관인데, 그 객관은 사실 주위 사람들의 생각일 경우가 많다.

주관적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행복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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