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개인주의와 코리아 패러독스>

상실의 시대를 위한 제언 中, 이진우

by 해헌 서재


<개인주의와 코리아 패러독스> 이진우

-- 상실의 시대를 위한 제언, 中


강 일 송



오늘은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빅 퀘스천”이라는 컨퍼런스의 일곱 번의

강연 중 두 번째 내용을 들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정여울 작가의

‘나다움에 이르는 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풀어 낼 저자는 이진우교수(1956~)입니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나오고, 독일 아우스부르크대학에서 철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계명대학교 총장을 거치고,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인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니체 철학자라고 합니다. 모든 전통과 권위를

거부하는 니체 철학의 자유정신에 매료되어 평생 니체를 연구해 왔다고

하네요.


그러면 한번 보겠습니다.


----------------------------------------------------


◉ 현대 사회의 메가트렌드 , 개인주의


상실의 시대는 원래 있던 것이 사라진 시대를 말하겠지요. 그래서 이전

보다 가벼워진 시대를 의미합니다. 잘 아시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가벼움’은 상실의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라진 것일까요? 지금까지 우리를 짓누르던

전통 규범과 관습, 무거운 가치들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집단의 한 구성원에서 개인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사회가 근대화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개인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명제 네 가지를 먼저 이야기한다면,

1) 21세기는 개인주의 시대다.

2) 가벼운 개인만이 창조를 할 수 있다.

3) 개인이 없는 사회는 위기를 초래한다.

4) 더 많은 개인주의가 대안이다.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는 ‘개인주의’의 시대입니다.

주체로서의 개인이 최초로 출현한 르네상스 이래로 사회의 무게중심은

공동체에서 개인으로 지속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즉, 개인이 세계의 중심이 된 것입니다.


◉ 혼자 살아가는 세대


2010년 1인 가구의 비율은 23.9퍼센트였는데, 2013년에는 25.3퍼센트이었고

2025년에는 31.3퍼센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합니다.

이제는 누구나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있는 것은

싫어하면서 혼자 있는 건 두려워하는 과도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주체적 개인이 처음으로 출현했습니다.

이후 19세기 말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모더니즘 시대에 사회가 급변하고

또다시 개인주의가 성행합니다. 지금 우리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현대는 창조의 시대라고 합니다. 창조는 가치관과 시각이 고정적인

사람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는 조금 더 가벼워져야 합니다.

집단문화에서 개인문화로 이행하는 이 시대가 또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시대이기도 합니다.


◉ 코리아 패러독스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규범이 무너지고 기존의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진정한 의미의 개인이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개인이 없는 사회’입니다. 아직도 집단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했음에도 여전히 개인이 탄생한

것이 아니라 기형적 집단주의가 나타났습니다.

기형적 집단주의는 연고주의, 즉 혈연, 학연, 지연과 같은 연고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태도로 나타납니다.


집단주의로 인해 단시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이런 과거의 성공전략을

고수로 인해 다음 단계의 도약이 불가능해지는 것, 이것이 ‘코리아 패러독스’

입니다.


◉ 내가 내 삶의 주인되기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

합니다. 내가 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행복한가. 아니면 불행한가? 이런 물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개인화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사회와 자신의 삶에 대한 분명한 의견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아

갈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대인들은 “완전히 노예처럼 행동하면서도

노예라는 낱말을 두려워하고 피한다.“ 우리는 유행의 노예, 여론의 노예,

시장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의견을

이야기하세요. 그래야 우리 사회가 변합니다.


◉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개인주의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기주의는 집단주의 내에서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이기주의라

합니다. 이에 반해서 개인주의는 어떤 것을 판단하고 평가할 때 그

중심에 집단이 아닌 나 자신을 놓는 태도를 말합니다. 나 자신이

도덕적 주체가 되는 거지요.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주의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필요한 태도입니다.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가 성숙해질 때, 다양한 가치가 인정되는 다원

주의 사회로 발전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좀 가볍게 살아도 됩니다. 가벼워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여러분은 여러분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하나

의 자아로 우뚝 서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새처럼 가볍게 살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은 한국의 대표적 니체 철학자인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의 말을

들어보았습니다.

이전에 문유석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와

개인주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었지요.

오늘 이진우 교수도 문판사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우리는 흔히 ‘개인주의’라 하면 어감 상 ‘이기주의’가 떠오릅니다. 우리 사회

의 통념상 그렇게 인식되어 왔고 따라서 전체의 이익에 반하여 자기만의

유익을 구하는 나쁜 의미로 들려집니다. 하지만 저자는 건강한 개인주의

야말로 우리 사회를 집단주의의 왜곡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와 성숙

한 사회문화를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저자가 니체 철학자이기에 이 책에서는 니체의 말이 자주 언급됩니다.

니체가 말하기를 현대인들은 노예처럼 행동하면서도 노예라는 말을 듣기를

아주 거북해한다고 합니다. 물론 진짜 노예가 아니라 “남 눈치 보는 노예”

“유행의 노예”, “경제적인 노예”, “여론의 노예” 인 것입니다.

코리아 패러독스의 의미도, 효율적인 집단주의로 인해 고도 성장을 이룩한

한국이 역으로 이 집단주의로 인해 더 이상 발전된 사회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아직 한국사회는 경제는 성장을 했지만 사회문화상

아직 집단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건강한 개인이 출현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21세기는 탈집단의 시기이고 개인화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예로부터의 무거운 관습과 전통에서 벗어나 좀 더

가벼워지고 다양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좀 더 가벼워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가치와

집단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진정한 성숙한 개인의 의식이

자라나고 꽃피울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dhdUd0159klkrk32akfj_to0ka4.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만들어진 생각, 만들어진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