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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01. 2016

<궁극의 인문학>2  전병근

★ “사피엔스”(저자;유발 하라리)에 대하여 ❷


오늘은 1편에서 다뤘던 <사피엔스> 후편을 보려고 합니다. “상상력”이, 보잘 것 없었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원동력이라는 사실과 농업혁명이 “인간 불행의 씨앗”으로 작용해 사회적 불평등, 서열화, 착취, 영양결핍, 등과 무릎, 관절 질환 증가가 되었다는 통찰이 돋보였던 글이었습니다.


오늘도 그 연속으로 젊은 천재 학자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 현대 사회가 출현하는 과정에서, 특히 과학, 자본주의, 제국주의가 역사의 주요 엔진이었다고 했지요?

세 가지가 서로를 떠받쳤습니다. 먼저, 과학과 자본주의는 제국의 확장을 위한 도구와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아마 영국에 증기기관과 증권거래소가 없었다면 인도를 정복할 수 없었을 겁니다. 역으로 제국주의와 과학은 자본주의의 등장에 필수적이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중단 없는 항구적인 경제성장 위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어떻게 무한 성장을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제국의 확장과 과학적 발견 덕분이었습니다. 제국은 새로운 시장과 원자재를 끊임없이 공급했습니다.
과학은 훨씬 더 중요한데,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와 재료와 생산물을 제공했습니다. 지난 200년 동안 세계사에서 놀랄 만한 경제성장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원자물리학부터 생명공학, 컴퓨터과학에 이르는 일련의 과학적 발견 덕분이었습니다.
끝으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는 과학에 필요한 자금과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과학은 아주 돈이 많이 드는 사업입니다. 정부와 민간 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과학은 결코 그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근대 시기를 통틀어 과학은 경제적, 정치적 이해집단과 동맹관계에 있었습니다.


◉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신화(myth)가 있었습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정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고상한 거짓말(noble lie)"가 필요하다는 말도 했구요, 인류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상한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뜻인가요?

신화는 인간 사회에 필수적입니다. 어떤 유의 신화나 그 비슷한 것이 없으면 사회는 붕괴하거나 대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관습적인 믿음을 갖지 않고서는, 이를테면 화폐제도 같은 것 없이 대규모의 인간 사회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는 허구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종류의 것들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용한 허구는 잘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역사의 오랜 시기 동안 인간이 민족이나 신화, 돈 같은 허구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나머지 현실과의 접점을 잃어버린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늘날 우리 시대의 지배적인 신화는 무엇입니까?

아마도 자본주의의 성장 신화일 것입니다. 경제성장이 최상의 선이라는 생각,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다른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것은 순전히 신화에 해당되며, 지금 우리 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 인류는 점점 더 행복해지는 걸까요?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보다 분명 더 안락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조들보다 훨씬 더 “행복”한지는 의문입니다.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 우리는 낙원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과거보다 더 행복하다고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에 의존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기대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기대라는 것은 주어진 조건에 이내 적응하기 십상입니다. 상황이 좋아질 경우에는 덩달아 기대도 높아집니다. 결과적으로 조건이 좋아져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의 기대와 행복이라는 것도 궁극에는 신체 내부의 생화학 체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화학 체계는 우리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의 생존과 재생산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진화에 의해 프로그램화되어 있을 뿐입니다. 진화의 원리는 우리가 무엇을 성취했든, 영원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남게 해서 끊임없이 추구하게 만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 있어 “쾌락”에 대한 우리의 기본 반응은 만족이 아니라 끊임없이 더 많이 추구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무엇을 성취했든지 상관없이, 우리의 만족이 아닌 갈망을 증가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인류가 세상을 정복하는 데는 그토록 성공적이었던 반면, 그 힘을 행복으로 바꾸는 데는 성공적이지 않았던 원인입니다.


◉ 인류가 유례없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금이 어느 때보다 역사 공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가진 막대한 힘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이고,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역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인류를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우리 머리를 좀 더 자유롭게 사방을 둘러볼 수 있게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가능한 미래들을 볼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역사를 모르면, 역사의 우연적인 것들을 우리의 진정한 본질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가령, 자신을 이스라엘이나 한국 같은 특정 국가에 속하는 존재로만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 어떤 종교를 믿거나,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완전히 독립된 개인으로만 보게 할 뿐입니다.
하지만 민족주의나 개인주의, 인권, 그리고 대부분의 종교는 사실상 역사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들입니다. 18세기 이전만 해도 민족주의의 힘이 약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민족이 독립적인 삶을 살게 된 지는 100년이 채 안되었습니다. 개인이라는 것도 근대 국가와 근대 시장에 의해 전통 가족과 공동체의 힘에서 벗어나려는 투쟁 속에서 형성된 것입니다.
인권 역시 지난 3세기에 걸쳐 발명된 이야기입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우리 DNA에는 아무런 자연권도 새겨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종교도 지난 2000-3000년 사이에 생겨났으며, 특히 지난 몇 세기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거친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나 유대교는 2000년 전 모습과는 매우 다릅니다.
제가 역사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우연적인 역사적 사건들의 결과물이 아닌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유발 하라리 교수의 “사피엔스” 2편을 올렸습니다. 역시나 유발 하라리 교수는 스마트합니다. 현대에 들어서, 과학, 제국주의, 자본주의가 서로를 떠받쳐 가능하게 하였다는 것은 금방 이해가 됩니다.


행복에 대한 그의 견해는 탁월한데,  우리가 바라는 수준의 일이 이루어져도 금방 우리는 적응하여 더 높은 기대수준을 가지게 되고 순식간에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변한다는 것과 우리 신체의 생화학 체계는 생존과 재생산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불만족상태로 인식하게 하여 끊임없이 추구하게 만든다 합니다.


하라리 교수의 말이 전적으로 맞다면 인간은 애초에 영원한 행복은 달성하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끝없이 불만족의 상태를 유지하여,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내면에 내장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시도가 종교의 형태, 마음과 육신의 수련과 수양, 명상 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즉 행복의 길로 나아가려면, 기대수준을 낮추고, 불만족 상태로 머물게 하려는 마음의 시도를 만족의 상태로 두고 과도한 추구를 하지 않는 것이겠습니다.


그는 본문에서 자본주의의 성장 신화, 즉 경제성장이 최상의 선이라는 생각,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다른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신화에 해당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 생각은 우리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그 중에서도 그에 대한 믿음이 가장 투철한 나라라고 하겠습니다.


경제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할진대, 우리는 그것을 향해 모든 것을 다 베팅하고 있습니다. 근대에는 경제성장의 동력을 제국주의로 식민지의 부와 노동력을 가져와서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지만, 현대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동력을 연장시켜왔습니다.  


하지만 부탄이라는 나라가 경제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복도가 높듯이, 경제가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현 세태를 진정한 삶의 다른 가치로 분산시켜 경제의 오르내림에 영향을 덜 받게 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긴 글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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