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용 운
춘 서 (春 書)
한 용 운 (1879-1944)
따슨 빛 등에 지고
유마경을 읽노라니
가벼웁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리운다
구태여 꽃밑 글자
읽어 무삼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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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를 한 편 보겠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입니다.
따스한 햇볕을 등에 지고,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 꽃잎이 날리어
글자를 가리워도 , 굳이 연연치 아니하는, 저 여유, 여백, 낭만이 부럽기만
합니다.
때로는 책의 글자에 새겨진 거창한 철학이나 사상보다도, 유연한 직관의
여유로움이 더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봄은 멀었지만 봄볕에 한번 나가 ,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앉아서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늘거리는 봄 꽃잎 하나가 내 책으로 날아드는지 보고도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