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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메시, Messy” <1>편

by 해헌 서재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
-- “메시, Messy” <1>편

강 일 송

오늘은 “모든 혁신과 기회는 불안정과 혼돈을 이겨낸 자의 것이다!” 라고
말하는 책을 한권 보겠습니다.

저자는 세계적 밀리언 셀러 <경제학 콘서트>를 저술한 팀 하포드(1973~)
입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고, 세계적인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즈 시니어 칼럼니스트입니다.
재능있는 경제 저널리스트에게 수여하는 바스티아상을 2회나 수상하였고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오늘 제목인 메시(messy)는 엉망진창인, 혼돈의 뜻이 있습니다.
무질서와 혼돈에서 예상 밖의 결실이 나온다는 이 책을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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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생 최고의 <쾰른 콘서트>

1975년 1월 27일, 베라 브란데스라는 열일곱 살까지 소녀가 독일 쾰른
오페라하우스에서 미국의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즉흥재즈 공연을 앞두
고 있었다. 그녀는 독일에서 가장 어린 콘서트 기획자였는데, 이날
공연의 표는 매진되었고 곧 몇 시간 후면 1,400명의 관객 앞에서
재럿의 연주가 펼쳐질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공연의 몇 시간 전, 재럿이 요구한 피아노가
튜닝도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고 페달은 잘 눌러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행정 직원은 이미 퇴근한 상태였고, 밖에 비는 억수같이 쏟아졌으며
조율사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둔탁하게 울리는 베이스음과 째지는 듯한
고음은 고쳐지지 않았다.
재럿은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자기 차로 돌아갔다.
1,400명의 관객이 곧 닥쳐올 것이라는 생각에 브란데스는 비를 맞으며
재럿의 차앞에서 사정하고 기다렸다.

젊은 피아니스트는 10대 여자아이의 간청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어
이렇게 말했다. “잊지 마, 오늘 공연은 순전히 너 때문에 하는 거야.”
키스 재럿은 이윽고 ‘연주할 수 없는’ 피아노가 놓여 있는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앞에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브란데스는 이렇게 회상했다.

“첫 마디를 연주하는 순간 사람들은 모두 마법에 홀린 것처럼
빠져들기 시작했죠.“
처음 몇 마디는 한 음씩 치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그 다음 역동적
으로 휘몰아치다가 나른한 부분을 오가는 연주가 이어졌다.
바로 이 연주가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사람을 받고 있는
<쾰른 콘서트>이다. 이 앨범은 350만 장이 팔려나갔고, 그 어떤
솔로재즈 앨범도, 어떤 피아노 앨범도 이만큼 팔려 나간 적이
없었다.

정작 재럿이 리허설에서 펼친 연주는 그리 뛰어난 수준이 아니었
다. 그는 일생 최고의 연주를 해냈지만,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사실 ‘연주할 수 없는 피아노’였다.
기준에 못 미치는 피아노 덕분에 재럿은 깽깽거리는 고음부 대신에
중간 톤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피아노의 부족한 공명을 보완
하기 위해 그의 왼손은 반복적인 베이스 리프를 유지했다.
그 결과 이날 연주는 거의 무아지경에 빠진 듯한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냈다.

재럿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연주였고, 눈앞에 닥친 혼돈을 피하지
않고 맞선 덕분에, 그 혼란을 뚫고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할 때에만 얻을 수 있는 상상 이상의
결과가 있음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정확하고 완벽한 시스템과
질서정연함에 굴복하고 만다.
잘 쓰인 원고를 그대로 읽는 연설은 청중을 열광시키지 못한다.
지나치게 전투 준비에 치중하는 사령관은 맹렬한 적을 만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글을 쓸 때에도 우발적인 잡
생각이 우연한 영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혼란과 무질서를 수용할 때에 우리는 폭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혼란과 무질서”는 부진한 현실과 고착화된
실패를 부수는 중요한 키워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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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메시(Messy), 즉 혼란, 정돈되지 않음, 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잘 준비가 되고 완벽한 상태에서 일이 잘 진행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질서정연함은 일상의 루틴으로 인식이 되어 늘 하던
일의 반복으로 이어집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새로운 열정이 솟아
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뭔가 틀어지고 예상치 못한 상황은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 그 상황
을 극복하기 위한 뇌의 활동이 증가할 것입니다.

키스 재럿도 쾰른의 공연장 피아노가 자기가 평소에 치던 피아노였
더라면 아마 일상에 젖어 무난한 연주를 했을 것이지요. 저음이 제대
로 나지 않고 찢어지는 고음을 내는 피아노는 그에게 이전과는 다른
즉흥 연주를 하게 하였고 최고조의 몰입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로인해 그는 일생 일대의 위대한 연주를 하게 된 것이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하던 일의 반복의 일상은 이미 뇌가 익숙
해져 있어서 큰 생각이 필요없습니다. 이는 뇌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당연한 생명체의 본능입니다. 저도 10년째 같은 길을 고속도로로
출퇴근하는데, 운전대를 잡고 내리면 그 사이는 반자동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음을 알게됩니다.

일부러 혼돈과 정돈되지 않음을 찾을 필요는 없겠지만, 인생에서 필연
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단순히 불평만 하고 맞이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그 방법을 찾다가 보면 새로운 기회가 우리를 기다
리고 있을 것이라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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