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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r 11. 2017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

--“The Oak” 테니슨경의 시(詩)에서 배우는 인생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 윤석철
--“The Oak” 테니슨경의 시(詩)에서 배우는 인생

                                    강 일 송

오늘은 문학에서 배우는 경영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지난 번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던 윤석철교수님입니다.

윤석철(1940~)교수님은 우리나라 경영학계의 큰 거목이신
학자입니다. 교수님은 1958년 선진국 독일을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입학을
하였고, 이후 과학과 기술 발전이 급선무라는 사실을 깨닫고
과감히 물리학과로 진로를 바꿔 물리, 화학, 수학을 공부합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전기공학, 경영학
등을 공부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로 있습니다.

오늘은 서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관악초청강연>에 윤석철교수님이
강연을 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학교의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를 얻고자 석학이나
외부의 명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자리입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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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한 우주 속의 인간의 의미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은하계’
라고 하는데, 천억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계 같은 은하계가 또 천억 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천억에 천억을 곱하면 10의 22승 개의 별들이 우주에 있습
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구입니다.
10의 22승분의 1의 확률은 실질적으로 제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실현불가능한 일, 즉 0과 같은
확률이 실현된 경우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의미 있는 존재인가?’
하는 상당히 심각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 문학과 인생

저는 문학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고민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독문학과는 일 년밖에 안 다녔지만 전과를 해서도 문학
관련 수업을 많이 들었습니다. 위대한 문호들은 인간 탐구의 대가
들입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 삶의 비극이 어떻게 시작하고 진행
되며 어떻게 결말을 맺는지를 탐구한 대가이고 톨스토이는 1850
년대 크림 전쟁에서 무수히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서 ‘인간이 무엇
인가, 인간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공부할 문호는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 경
(1809-1892)입니다. 테니슨 경은 자신의 저택 앞에 서있는 큰
오크나무 한 그루를 통해 인생을 읊었습니다. 그는 이 나무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이 오크의 사계절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크나무 (The Oak)

            알프레드 테니슨(1809-1892)

그대들 인생을
젊어서나 늙어서나
저 참나무처럼 살아가라
봄철에는 영롱하게
생동하는 금처럼
여름철엔 풍성하게
그리고 가을이 되면
가을답게 변하여
취기에서 깨어난
해맑은 금이 되라.

그의 모든 잎은
드디어 낙엽으로 지지만,
보라! 늠름히 서있는
등치와 가지
적나라한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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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학교 시절, 1955년에 영어 교과서에서 이 시를 처음 접했
습니다. 그런데 가을에서 ‘소버,Sober'라는 단어와, 겨울에서
‘적나라한 힘,Naked strength'이라는 두 단어가 이해가 안 되었어요.
이후 지금까지 50년이 넘게 이 시를 사유하고 탐구했습니다.
‘소버’의 원래 뜻은 술에 취해 있던 사람이 깨어난 상태를 의미합니
다만, 인간은 술뿐만 아니라 유혹이나, 환상, 착각 등에 홀리기 쉬운
존재이므로 이러한 것들에서 깨어나는 것을 소버의 의미로 보겠습
니다. ‘네이키드 스트랭스’는 오크의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후,
즉 ‘옷’을 벗은 후에도 꿋꿋하게 남아 있는 힘을 말합니다.

◉ 소버, Sober 하기

2007년에 시작한 금융위기는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경제적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즉, 경제적 탐욕
으로 제 정신을 상실한 상태에서 ‘소버’하지 못한 금융가들 때문에
시작된 것이지요.
또한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대마불사 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
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과거 부채를 내가면서 외형을 부풀리는 무조
건적 성장전략을 추구했고 이후 IMF위기가 왔습니다.
이또한 이러한 근거 없는 믿음에서 ‘소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인생경영 차원에서도 ‘소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히딩크감독이 2002년 월드컵 때 국가대표팀에서 이동국 선수를 제외
했는데 “나는 선수가 필요하지 스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이동국 선수는 소위 ‘오빠부대 스타’라는 환상에
빠져 있었고, 대표팀에서 제외된 후 뼈저리게 반성하고 환상에서
‘소버’하여 세계적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 네이키드 스트랭스, Naked strength

테니슨 경은 오크가 잎과 열매 등 여름 동안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은 후에도, ‘적나라한 힘’을 가진다고 예찬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옷’을 벗으면 감옥행 아니면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으나,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때에는 국민
과의 가치관 차이로 인해 정치적 마찰을 빚었고, 그로 인해 하야
해야 했지만, 그의 사후 국민의 숭모 열기는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인간만이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인간이
만든 작품, 혹은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도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1,000원 이상의 가치를 느끼는 상품을 700원
의 가격에 팔면 이 제품은 300원의 허(虛)를 가집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네이키드 스트렝스이며 제품의 경쟁력이 됩니다.
직장에서 100만 원 월급을 받는 직원이 3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창
출할 때 그 직원은 300-100=200만 원의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가지게 되고 이는 그 직원의 경쟁력이 됩니다.

저는 서울대학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옷을 벗었는데도 여기저기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저에게 네이키드 스트랭스가
조금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강의를 하면서 필사적으로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지키
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강사료가 50만 원이라면, 강의를
들어보고 저거는 100만 원 혹은 200만 원이 넘는 가치를 가진
강의라고 느낀다면 저는 네이키드 스트랭스가 있는 것이지요.

결국 결론적으로, 모든 인간은 젊은 시절에는 ‘소버’하기 위해,
그리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는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쌓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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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 경영학계의 거목이자 학문간 융합의 개척자인
윤석철교수님의 강연을 담은 책을 보았습니다.
이번 강연은 "문학에서 경영을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문학과 경영,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곳을 연결하여 삶의 원리를 알려 주는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먼저 강연의 초입에 교수님은 광활한 우주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통찰을 먼저 줍니다.
지구가 우주에서 존재할 확률이 10의 22승분의 1이고 이는  실질적
으로는 제로라고 합니다.  그런 지구의 수십 억 인구 중 하나이라는
것은 인간의 존재가 아무리 잘나도 조금도 잘난체 할 수 없을 정도
라는 인식을 가지게 해주고, 더불어 겸허함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많은 세월동안 쌓은 사색과 공부의 결과로 영국의 계관시인
테니슨 경의 시 하나에서 현대의 경영에 대한 귀중한 깨달음을 건져
냅니다.

"The Oak"라는 시 한편에서 "소버" 와 "네이키드 스트랭스"라는 두
화두를 가지고 인생을 풀어냅니다.
먼저 "Sober"를 본다면 본 뜻은 깨어난다 는 뜻이라 합니다.
우리가 욕심이나 서두름 등의 마음으로 현실을 과대 평가하거나
잘못 생각하는 오류에서 깨어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윤교수님은 그 예로서 IMF 시절의 기업이나 금융 전문가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Naked strength"를 말합니다.  이는 나이가 들어서 성숙해
지고 물러날 시기를 지난 이후에도 지니는 내공과 영향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제품이나 상품에서도 이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적용할 수 있는데
본래의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대비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그 잉여 부분을 네이키드 스트랭스라고 저자는 응용하여 사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노교수의 결론은 참으로 가슴에 새길만 합니다.
"젊었을 때는 '소버'하기에 힘쓰고, 나이 들어갈수록 '네이키드 스트랭스'
를 쌓기 위해 노력하라"
오늘 노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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